사실 사고가 났던 건 목요일 저녁이었다.
태권도 수업이 끝난 뒤 나를 기다리며 오빠들하고 공놀이한 게 사단.
원래 사범님들이 철두철미하게 감독하시는 편인데,
하필 그 순간 관장님은 버스운행 나가셨고 여자사범님은 화장실 간 사이,
놀이에 지나치게 열중한 머스마 하나가 마로에게 너무 세게 공을 집어던진 것.
제딴엔 미안하다고 사과도 하고 마로를 업어주며 달래줬고,
마로도 크게 아프지 않았는지 도장 한구석에 시무룩히 앉아있었을 뿐이다.
내가 찾아갔을 때 갑자기 마로가 울면서 고해바쳐 관장님과 사범님은 완전 당황.

그날 저녁 바로 응급실에 가려다가 관장님도 옆지기도 뼈는 안 부러진 거 같다고 하는 통에
다음날 낮으로 미룬 거고 회사에 양해를 구한 뒤 외출해서 동네병원에 데려갔을 때도
생글거리는 마로를 보며 간호선생님이나 의사선생님조차
뼈는 안 부러진 거 같지만 혹시 모르니 X-ray를 찍자고 했다.
막상 새끼손가락 아래마디 뼈가 부러진 걸 보고 X-ray 기사님도 의사선생님도 경악.
부랴부랴 큰 병원으로 가서 다시 검사를 받았는데 다행히 핀 박는 수술은 안 해도 된단다.

깁스를 하고 나오니 그제서야 새로운 걱정.
앞으로 6주간 피아노도, 태권도도 다닐 수 없으니 애는 어쩌나.
더 큰 걱정.
이 녀석도 나처럼 통증을 많이 못 느끼는 체질이구나, 아파도 무식하게 참겠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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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8-03-14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구 마로야.. ㅠ.ㅠ
이것참 여러가지로 힘들게 생겼네요. 마로도 아무래도 아프고 불편할거고 조선인님도 맘쓰이고..
마로가 어여 낫기를 바랍니다.

세실 2008-03-14 09: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쿠 뼈가 부러졌는데도 참다니...원 어린 마로도 맏이 티를 내는군요. 가끔은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플 때도 있지요. 앞으로는 조금만 아파도 참지말고 엄마한테 말하라고 해야 할듯. 얼마나 아팠을까.... 빠른 쾌유를 빕니다.

토토랑 2008-03-14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쿠 저런저런. 마로 빨리 낫기를 빌어요..

2008-03-14 09: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선인 2008-03-14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스탕님, 일단 마로는 아픈 것보다 깁스한 자리 간지러운 것 때문에 힘들어 하네요.
세실님, 그게 말이죠, 저도 어렸을 때 손목뼈에 금이 갔는데 이 정도 아픈 건 참을 만 하다 싶어 사나흘을 버틴 적이 있어요. 그외에도 몇 가지 사례가 있는데, 의사 선생님 말씀으로는 사람마다 통점의 분포가 다르데요. 저나 마로는 남보다 통점이 적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
토토랑님, 고맙습니다. 1주일 후 경과봐서 별 문제 없으면 4월 말에 푸를 수 있대요.
속닥님, 엄살은 심해요. 안 아픈 척 하는 게 아니라 정말 자각이 없는 거에요.

호랑녀 2008-03-14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구... 저런... 속상해라.
마로는 속 깊은 애에요. 정말.
그나저나 정말 어떡하나. 집에 혼자 있어야 해요?

마냐 2008-03-14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뼈에 금간 거 참는 유전자를 물려주시다니. 엄마가 더 대단함다. 아픈 경험이...더 신중하고 사려깊은 아이가 되는데 도움되길 바람다. 마로야, 빨리 나으렴.

울보 2008-03-14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큰일 날뻔했군요,
그래도 다음날이라도 발견을 했으니 다행입니다
마로가 많은 의젓하군요,
류도 아픔을 덜 느끼는게 항상문제인데,,
그나저나 걱정이 많으시겠어요,
아직 어린데 혼자있을수 있기야 하지만 걱정이시겠네요,,어쩌나,

水巖 2008-03-14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로 빨리 낫기를 빕니다. 늘 떨어져 있는 애들 걱정되요.

하늘바람 2008-03-14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아팠을텐데 참았나봐요. 정말 그나저나 피아노나 태권도 못가면 어떻게 하나요? 혼자 있기엔 어린데

조선인 2008-03-14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랑녀님, 일단 이번주는 윗집에서 저 올 때까지 봐주기로 했어요.
4월말까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주말에 옆지기랑 의논해서 결정하려구요. ㅠ.ㅠ
마냐님, 그게 말이죠, 안 그래도 겁 많아서 몸 사리는 애가 더 사릴까봐 쪼금 걱정이. -.-;;
울보님, 당일 바로 깁스를 안 했는데도 뼈가 전혀 어긋나지 않은 게 진짜 천행인 거죠
수암님, 직장맘은 늘 죄인이랍니다. ㅠ.ㅠ
하늘바람님, 윗집에서 계속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 굴뚝이지만 욕심대로 될런지 모르겠습니다.

2008-03-14 17: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08-03-14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이쿠~~ 그만하길 다행이라 생각하며... 불편을 감수해야할 마로가 짠하군요.
직장맘의 그 마음... 다들 공감하겠죠.ㅠㅠ 그래도 불끈 힘 내세요!!

비로그인 2008-03-14 1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므낫 제가 손가락 다쳐봐서 아는데(저는 손끝을 베어서 넉 달 가량 붕대 감고 다녔어요 흑 정말 아물지를 안더군요) 생활에 불편한 점이 많지만, 또 금방 적응하게 되더군요. 하지만 아이에게 낫기까지의 시간은 매우 길거에요. 아이쿠, 그나저나 아파서 어쩐답니까. 안쓰러워요.

2008-03-14 1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로 2008-03-14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어린아이가 인내심이 보통이 아니에요.
마로 정말 대단한데요!!!조선인님께서 직장다니시니 마음이 더 아프실듯,,,
동병상련이라고 완전히는 아니지만 착찹한 님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주소를 알면 마로에게 사탕이라도 보내줄텐데,,,빨리 낫기를 바랍니다.

kimji 2008-03-14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로야. 그리고 마로만큼이나 마음이 아프고, 아플 님.
어서 빠른 쾌유를 바랄게요. 제일먼저, '애는 어쩌나-' 하는데 가슴에 컥, 막힙니다.
무슨 말을 제가 하겠습니까. 그저, 어서어서 나아라, 예쁜 마로야! 라는 말 외에는요.
힘을 담은 기원이니, 정말 이뤄지기를요!

ceylontea 2008-03-15 0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 마로야.. 빨리 나아라...ㅠㅠ;
밥 먹는 손은 아닌거죠?
제가 오른손 가운데 손가락 뿌러져서 고생을 했었어서...

조선인 2008-03-15 0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님, 고맙습니다. 화집에 없는 그림도 있네요.
순오기님, 애는 그래도 기대 이상으로 잘 참아내고 있어요.
주드님, 그나마 여자아이라서 다행이에요. 남자애들은 깁스해놓은 팔을 또 다쳐서 아예 수술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속닥님, 님이야말로 얼른 낫기를. 그래서 언제인거죠? 어디인거죠?
나비님, ㅋㅋ 사탕은 이제 그만! 입니다. 마로 말에 따르면 '보기도 싫다'네요.
김지님, 넵, 6주만에 싹 낫기를.
실론티님, 그게 말이죠, 오른손이랍니다. 그나마 새끼손가락이라 용케 밥도 먹고 글씨도 써요. 질질 흘려가며 괴발새발이긴 하지만.

2008-03-16 1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홍수맘 2008-03-16 2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선 주문확인하고도 인사말이 너무 늦었죠?
사실, 저희 친정엄마가 금요일에 수술을 받으셨어요.
그래서 계속 병실 지키고 있다가 오늘저녁과 내일까지는 이모님이 병실을 지켜주신다고 해서 이제사 집으로 돌아왔답니다.

생선, 내일 보내드릴께요. 그럼 모레쯤 도착할 듯 합니다.

작년 연말부터 계속 집에 일이 끊이질 않아 여전히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 저예요. ㅠ.ㅠ
잘 지내고 계시죠?
항상 건강챙기시는 것 잊지마세요~.

조선인 2008-03-17 0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닥님, 아, 사골! 그 생각은 못했어요. 넵, 고맙습니다.
홍수맘님, 어디를 수술하셨나요? 어수선할 때 괜히 번잡스럽게 한 게 아닌가 싶네요. 저도 주문해놓고 님의 블로그에 글 남긴다는 걸 깜박했어요. -.-;;

2008-03-17 13: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8-03-17 17:4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