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사고가 났던 건 목요일 저녁이었다.
태권도 수업이 끝난 뒤 나를 기다리며 오빠들하고 공놀이한 게 사단.
원래 사범님들이 철두철미하게 감독하시는 편인데,
하필 그 순간 관장님은 버스운행 나가셨고 여자사범님은 화장실 간 사이,
놀이에 지나치게 열중한 머스마 하나가 마로에게 너무 세게 공을 집어던진 것.
제딴엔 미안하다고 사과도 하고 마로를 업어주며 달래줬고,
마로도 크게 아프지 않았는지 도장 한구석에 시무룩히 앉아있었을 뿐이다.
내가 찾아갔을 때 갑자기 마로가 울면서 고해바쳐 관장님과 사범님은 완전 당황.
그날 저녁 바로 응급실에 가려다가 관장님도 옆지기도 뼈는 안 부러진 거 같다고 하는 통에
다음날 낮으로 미룬 거고 회사에 양해를 구한 뒤 외출해서 동네병원에 데려갔을 때도
생글거리는 마로를 보며 간호선생님이나 의사선생님조차
뼈는 안 부러진 거 같지만 혹시 모르니 X-ray를 찍자고 했다.
막상 새끼손가락 아래마디 뼈가 부러진 걸 보고 X-ray 기사님도 의사선생님도 경악.
부랴부랴 큰 병원으로 가서 다시 검사를 받았는데 다행히 핀 박는 수술은 안 해도 된단다.
깁스를 하고 나오니 그제서야 새로운 걱정.
앞으로 6주간 피아노도, 태권도도 다닐 수 없으니 애는 어쩌나.
더 큰 걱정.
이 녀석도 나처럼 통증을 많이 못 느끼는 체질이구나, 아파도 무식하게 참겠군.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