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반바지를 하나 사겠다고 쇼핑을 가겠다고 해서,
나도 그냥 따라 나섰다.
감기도 거의 다 나았고,
옷을 산지도 꽤 되어서
요즘 사람들은 무슨 옷을 입고 다니는 지도 궁금했다.
울 어머니께서는 너가 산 옷은 어째 다 인형들이 입는 옷이냐? 하시는 데,
나도 도시적으로 보이고 현대적으로 보이고 뭔가 멋져보이는 옷을 입고 싶지만,
문제는 나한테 그런 옷들이 안 어울린다는 것이다. ㅠ.ㅠ
반면, 동생은 약간 중성적 이미지의 옷이 잘 어울린다.
어제도 '뭔가 멋져보이는 옷을 사야지' 하고 나섰는데,
결국 집에 돌아와 보니 내 손에 있는 건 분홍색 블라우스에 남색 스커트였다.
역시나 인형스러운 옷들이다. 쳇~
이번 쇼핑에서 가장 큰 변화는
내가 내 돈 주고 스커트를 샀다는 것!
동생이 드뎌 샤랄라 프릴 달린 여성스런 옷을 입게 되었다는 것!
가는 길에 지하철 안에서 어떤 여자가 갑자기 소리를 높이며 전화통화하길,
"제가 지금 화내는 거예요? 아니잖아요?"
책을 읽다 고개를 들어 그 여자를 쳐다 보며 빠르게 맞은편 사람들의 표정을 스캔했는데,
모두들 '너 지금 화내는 거잖아!'라는 표정을 하고 있었다. ㅡ.,ㅡ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옆에 앉은 여자가 남친과 닭살이 쫙쫙(?) 돋는 통화를 하면서,
중간중간 본래의 목소리를 내면서
"00나부랭이도 신혼여행으로 몰디브가는 데 우리도 가야지 않아?"
'너는 신혼여행을 누구 보여줄려고 가니?'라고 한 마디 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