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만화 전2권 세트 ㅣ 강풀 순정만화 5
강도영 지음 / 문학세계사 / 200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순정' 만화라면 말이야, 샬랄라 샤방샤방하는 드레스를 휘날리며 초롱초롱 반짝반짝하는 눈망울에 눈물을 그득담고 그윽한 눈빛으로 서로를 쳐다보며........정도는 아니어도, 일단 예쁜 여주인공(물론 설정상으로는 안 예쁘다고 해도 그림으로는 여전히 예쁜)과 초절정 꽃미남과의 가슴 설레는 로맨스 정도는 기대해도 되지 않는가 하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일 것이다.

이 만화는 그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린다. 머리는 부스스하고 넥타이도 제대로 맬 줄 모르는 숏다리 평범 회사원 남자주인공. 거기다 심통가득한 표정의 고등학생인 여주인공의 첫 대사는

"아이 씨발 조땐네"

게다가 이 남녀는 맺어지기에는 너무 껄적지근한 커플이 아닌가 말이다. 30살의 회사원과 18살의 여고생. 뭐라? 그것이 바로 원조교제 아니더냐? 게다가 또 한 커플은 18살의 남자고등학생과 20대 후반은 되어보이는 아가씨이다. 이거 뭐하자는 시츄에이션? 

그러나 이 모든 난관에도 불구하고
이 만화는 그야말로
초절정 완벽 '순정' 만화이다.
얼마나 순정스러운지
웬만한 순정에는 코웃음을 치는 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물론 이 만화는 통속적이며, 적당히 판타지적인 요소로 우리를 달래주는,
인간관계도 서로 지나치게 얽히고 설켜 이 사람의 전 애인이 저 사람의 친구고
내가 알고 있던 남자애가 나중에 알고보니 저 언니의 남자친구고 하며
자연스럽지만은 않은 상황을 연출하지만
이제 그런 통속성을 거부하기엔
난 이제 나이도 들고, 적당히 통속적이고, 적당히 달관한 그런 존재가 되어 버렸거든.
(그리고 그런 나 자신이 아주 마음에 든다)
어쨌든 그 얽히고 설킨 인간관계의 하이라이트는
주인공 남자(연우)의 히스테리컬한 직장상사와
주인공 여자애(수영)의 마찬가지로 히스테리컬한 담임선생님이
한 이불 속에 누워 서로의 부하직원과 제자를 걱정하는 장면이었다.(푸하하)
그때 나는 진정으로 이 만화의 작위적인 인간관계를 깨끗이 용서할 수 있었으니......

몇년 전부터 인터넷에서 강풀강풀 할 때에
나는 사실 전혀 관심이 없었다.
인터넷으로 책이나 만화를 보는 건 나에게는 아직 낯설다.
그리고 강풀의 그림체는 첫눈에 사람을 휙 잡아끌진 않는다.
어수룩하고 안 예쁜 사람들하며 웬지 산만한 것 같은 구도하며
그러나 다섯장만 넘어가면 그 다음엔 밥먹는 것도 잊게 만드는 힘이 있다.
수시로 터지는 폭소와 따뜻한 눈물을 동시에 선사하는 참 드문 만화다.
(강풀은....약간 천재가 아닐까? 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역시 만화는 스토리.....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나는 이 만화를 큰딸내미에게 보여주었다.
만화를 그리고 있는 딸내미가 그림체 말고 스토리에도 신경 쓰길 바라며....  

수영...용기있게 먼저 한발 다가설 수 있는 아이, 욕을 입에 달고 살아도 생각은 예쁜 아이, 자기 마음을 정직하게 바라볼 수 있는 아이.
연우....나이는 먹었으나 소년같은 남자. 여고생을 사귀면서 끝까지 존대를 하는 남자, 자신이 외로워도 남을 먼저 챙기는 남자.

이 둘의 사랑에, 또 이 이야기에 나온 다른 이들의 사랑에 내가 위로받는 것은 무슨 까닭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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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5-11-16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강풀의 순정만화'가 뭔지도 모르고 여태 지냈어요. 흑흑.
이거, 꼭 봐야겠군요.

깍두기 2005-11-16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블루님, 참 괜찮았어요.
제 주변 모두의 평이 그래요. 우리 딸들도....^^

mong 2005-11-16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제목이 신선합니다
^^

깍두기 2005-11-16 16: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몽님, 너무 충격적인가요?^^

로드무비 2005-11-16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제목도 내용도 마음에 쏙 드네요.^^

글샘 2005-11-16 18: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똑같은 욕이라도 여고생이 하면 '상큼했죠?'
그런 통찰력을 가진 작가가 강풀이죠. ^^

날개 2005-11-16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제가 한참 전 옛날에 이벤트로 내놓았을때 타가지 그러셨어요!! 재밌다니깐~^^

하루(春) 2005-11-16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정말 재밌죠? 전 날개님이 주신 거 갖고 있어요. 1권 마지막 읽을 때는 눈물도 찔끔 흘렸다는... ^^

깍두기 2005-11-17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저도 어느 장면에선가 눈시울이....^^
날개님, 흑흑.....ㅠ.ㅠ(그걸 하루님이 타셨구만요^^)
글샘님, 만화에서는 상큼하던데, 실제로 보면 전혀 상큼하지 않던걸요^^
로드무비님, 저도 제목이 맘에 들어요. 좀 망설이긴 했지만...^^
 

 

 

 

 

예전에 시공사에서 같은 제목으로 나왔던 <영원한 전쟁>이 재출간되었다. 같은 소설이지만 판본이 다르고 결론 또한 상당히 바뀐다 하니 나야 당연히 사 볼 것이고.

이 책의 출간소식을 듣고 나는 내가 예전에 읽었던 시공사판 영원한 전쟁을 책꽂이에서 다시 찾아 보았다.

 

 

 

 

 

바로 이 책이다. 내가 이 책의 명성을 듣게 된 것은 이 책이 절판되고도 한참이 지나서였다. 나는 그때 이미 반 넘어 절판된 시공그리폰북스를 여기저기 헌책방에서 수소문해서 사 모으느라 혈안이 되어 있었는데(내가 컬렉션에 집착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이 그때가 최초였다) 이 책은 어디서도 그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런데 어느날, 다음의 무슨 카페에서 실시간 채팅을 하던 중 상대방이(나이는 잘 모르고 남자였다) 이 책 이야기를 꺼내는 것이었다.(왜 그 얘기가 나왔을까, 그 전에는 무슨 얘길 했을까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상대방 : 나 영원한 전쟁 있는데.

나 : 어머 그러세요. 저 그리폰 북스 모으고 있는데 그 책은 없어요. 재밌나요?

상대방 : 역겨워요.

나 : 아니 왜요?

상대방 : 남녀관계가......무슨 동물도 아니고.....나한테 필요없는데 그 책 드릴까요?

나 :(어머나 이게 웬 횡재) 정말요? 그럼 전 뭘로 갚죠?

상대방 : 갚긴요, 필요없어서 드리는 건데요 뭐. 주소 부르세요.

 

대충 저 정도의 대화 끝에 나는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영원한 전쟁을 얻게 되었다. 역겹다는 그 분의 말씀과는 달리 소설은 내 맘에 아주 들었다. 그 분이 그 소설이 못마땅했던 것은 소설에서 언급된 자나치게 자유로운 남녀관계 때문이었는데, 사실 멀고도 먼 미래에 인간의 결혼제도가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는 일 아닌가? SF에서는 실험적인 결혼제도가 많이 등장한다. 그 분은 매우 보수적인(혹은 건전한) 분이셨던 듯.

위의 소설은 하인라인의 <스타십 트루퍼스>를 먼저 읽고 읽으면 더 흥미롭다. 저자 조 홀드먼은 스타십 트루퍼스에서 강화복, 우주 전쟁 등의 모티브를 그대로 빌려와서는 <스타십 트루퍼스>와는 정반대의 메시지를 전한다. 스타십 트루퍼스 - 전쟁을 통해 이루어낸 젊은이의 로망. 영원한 전쟁 - 도대체 전쟁은 왜 하는 거야? 대의의 무의미함. 간단히 말하면 이 정도? 똑같은 소재로 이렇게 다른 그림이 그려지는 것이 무척 신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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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5-11-16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관함에 담아요. ^^

그루 2005-11-16 1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두요. ^^

mong 2005-11-16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꼭 읽어 보려던 참입니다 ^^

물만두 2005-11-16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그책이 얼마나 재미있고 멋진 소설인데요~

깍두기 2005-11-16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두님, 그렇죠? 그래도 그 분은 그 부분이 용서가 안되셨나 봅니다^^
몽님, 그루님, 블루님, 아주 훈늉한 책이니 꼭 읽어보세요^^

숨은아이 2005-11-16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같은 책인데 어찌하여 결론이 다른가요?

깍두기 2005-11-16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가가 결말을 바꿨다고 하는 것 같아요.

happysf 2005-11-16 16: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의 내용이 바뀌게 된 이유는 이번 행책판의 작가 서문에서 자세히 밝히고 있습니다만,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습니다.
1975년 초판(세인트 마틴즈판)이 나오기까지 18번 퇴짜를 맞았던 저자는 초판 발행시 편집자의 요청에 따라 지나치게 암울한 내용을 담고 있는 중편(<만델라 하사>) 하나를 개작하였습니다. 이후 휴고상 등 많은 상을 받고 저자가 저명한 저자가 되고 난 이후 1991년 저자의 원작을 살린 개정판(에이본판)을 출간했는데, 여기에는 원래 1974년 잡지에 연재했던 원고를 그대로 살려 싣다보니 초판에서 개작한 부분들과 새로 살린 원작 사이에 내부적인 모순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것을 2003년 저자 편집의 완전판(EOS판)을 출간하면서 새롭게 쓰거나 고치면서 바로잡았습니다.
그런데 행책판은 이 2003년 완전판에 저자인 조 홀드먼의 승낙을 얻어 메르게이의 후일담(<만델라 소령>의 메르게이 버전)을 다룬 <분리된 전쟁>을 추가하여 출간하게 된 것입니다.
시공사판과는 <만델라 하사>의 원고가 완전히 달라졌고, <분리된 전쟁>이 추가된 점이 다르며, 이외에도 저자가 세세하게 바로잡은 다른 중단편들의 사소한 부분들도 모두 수정된 것이 행책판 <영원한 전쟁>입니다.

깍두기 2005-11-16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잘 알았습니다.
시공사판과 비교해서 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아요^^

숨은아이 2005-11-16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오, 잘 알았습니다.

날개 2005-11-16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보관함으로.... 근데, 스타쉽 트루퍼스도 안 읽었는데..

panda78 2005-11-16 2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그렇게 해서 구하기 무지 어려운 그리폰을 구하신 거군요~ 좋으셨겠다. ^^
전 이번에 새로 나온 거 보고 얼른 장바구니에 집어넣었는데, 시공사 판과는 다른 판본이라구요? 시공사 판은 하도 오래 전에 읽어서 뭐가 다른지 기억이 나려나 모르겠네,.. ^^;

깍두기 2005-11-17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네 그땐 정말 뿌듯했어요^^(이름도 모르는 그분께 감사!)
숨은아이님, 뭘요? 제가 채팅했다는 사실을요?^^
날개님, 번개하면 제가 들고 나갈까요?^^
판다님, 그리폰을 손에 넣기 얼마나 어려운지 아는 건 역시 님밖에....(스타리님도 아실텐데^^) 제가 비교해서 읽고 페이퍼 올릴게요. 언제가 될라나.....

panda78 2005-11-18 2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혹시 [타임 패트롤]이랑 [드래곤과 조지]도 있으세요?
옛날에 넘 재미있게 읽어서 다시 읽고 싶은데 암만 찾아도 없어서.. ^^;

깍두기 2005-11-19 0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다님, 빌려드립죠!^^
 

 

 

 

 

내가 이 책을 처음 읽은 것은 중학교 때, 세로쓰기로 된 350원짜리 삼중당 문고로였다.
삼중당 문고를 기억하시는지?
초등학교 때까지 계림문고와, 20권짜리였던가 하는 한국위인전집과, 12권짜리 SF전집과, 손바닥 크기의 셜록홈즈 전집으로 독서시절을 채우던 나는
중학교에 들어가니 왠지 이제는 좀더 고상한 독서를 해얄 것 같은 생각에
내 용돈으로 구입이 가능한 만만한 책을 찾기 시작했는데
그때 걸려든 것이 삼중당 문고였다.
처음 사기 시작했을 때 350원 부터 시작해서
나중에는 700원까지 올랐다.

중요한 건 삼중당 문고가 아니라
<개가 되고 싶지 않은 개>라는 묘한 제목의 이 책이다.
중학교 때 이 책을 읽었을 때도 꽤 유쾌하였는데
얼마전 다시 사서 보니
정말 웃기고도 웃긴 책이다.
내가 책을 읽으며 폭소를 터뜨리는 일은 별로 많지 않다(만화나 보면 모를까).
근데 이 책을 읽으며는 정말 많이 웃었다.

주요등장인물은 머트(똥개라는 뜻이란다)라는 개와, 그 개를 키우는 소년과, 아버지 어머니이다.
머트는 제목대로 지가 개가 아닌 줄 아는 녀석이다.(그렇다고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아니다)
자의식과 자존심이 장난이 아니다.
주인이 훈련을 시키려고 하면 콧방귀를 뀌지만
자기가 신바람이 나면 초능력을 발휘한다.
그래서 동네 제일의 사냥개가 되었다.
그냥 주인의 훈련에 길들여진 여타 사냥개와는 질적으로 다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
총에 맞아 떨어진 사냥감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가져온다.
(뇌조 사냥철도 아닌 때에 주인이 다른 사람들과 내기를 하느라 뇌조를 물어오라고 시키자
머트는 남의 가게에 침입하여 박제한 뇌조를 물어와 버린다)

정말 황당한 녀석이지만
이 책에서 정말 황당한 인물은 따로 있다.
주인공 소년의 아버지이다.
위의 에피소드에서도 알 수 있듯이(누가 사냥철도 아닌때 그런 내기를 하겠느냐는 말이다)
이 아저씨는 불가능한 것과 가능한 것을 구별하지 못한다.
이야기의 첫 시작부터 안정적인 삶을 버리고 먼지나는 서부로 식구들을 끌고 온 이 아저씨는
한참 되도 않는 사냥을 한다며 어처구니없는 에피소드들을 만들어내더니(여기서 매트의 활약도 한몫)
서부의 물없는 강에 배를 띄워 항해를 하는 것으로 뻘짓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한다.
(배를 타고 간 건지 이고 간 건지 모를 항해였다)

결론을 말한다면 나는 이 엽기팔팔한 가족이 아주 마음에 들었다.
자존심이 있고(엉뚱한 방향으로 발전하긴 했지만)
비타협적이며(그래서 항상 볼거리와 유쾌한 분란이 생긴다)
돈키호테의 돌진을 보는 듯한, 항상 새로운 도전에 자신을 내맡기는, 그러나 그 도전이 뭐 그리 큰 의미는 없는.

이 이야기는 작가의 자서전적인 소설이라 한다.
이야기의 '소년'과 같은 어린 시절을 보낸 것이다.
아, 부럽다. 그 세월이 아마 이렇게 발랄한 문장을 작가에게 선물한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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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11-14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동화책이군요~ ^리스트에 추가시켜놔야겠어요. ^^

깍두기 2005-11-15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이 책 정말 재밌어요. 하지만 고학년용임^^

게으름이 2005-11-18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내 독서 습관의 80%는 누나들 덕이라니까 ^^

깍두기 2005-11-18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마운 줄 알아라, 응?^^
 

 

 

 

 

 

권지예의 '꽃게무덤'과
박경철의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

앞의 것이 뒤의 것을 표절했다고 한참 떠들썩했던 모양인데 난 몰랐다.
때늦은 질문이지만
어디가면 원문과 표절했다는 글을 비교해서 볼 수 있는지 혹시 아세요?
두 책 다 안 읽었거든요.
사서 읽을까도 싶지만
표절했다는 책을 사자니 좀 그렇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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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콘 2005-11-12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서재 페이퍼에 오시면 그동안의 모든 언론기사와 전개상황을 보실수 있습니다.
페이퍼가 10여개 정도 있습니다.
꽃개무덤은 환불을 요청하면 출판사에서 교환을 해준다고 하니 그 책을 구입하신 후 읽어보시고 출판사로 반품 환불받고 시골의사분이 쓴 책을 사보시면...~.~

깍두기 2005-11-12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치사한 짓을 할 수는 없지요^^
파란님의 서재 둘러보았는데 원문은 없더라고요?
시골의사, 는 원래부터 보고 싶던 책이니 사보면 되겠지만
꽃게무덤은 어쩔까나.....

눈보라콘 2005-11-12 1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을 배의 중간으로 모아 바세린을 바른 거즈로 둘러싼 다음 아이스크림의 콘 모양으로 만들면, 중력으로 아래쪽 장부터 배 안으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게 되는 것을 '사일로'라고 한다) /'시골의사의 아름다운 동행'(리더스북) 94p~95p

"장을 배의 중간으로 모아 바셀린을 바른 거즈로 장을 둘러싼 다음 아이스크림의 콘 모양으로 만들면, 중력으로 아래쪽 장부터 배 안으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게 됩니다. 그걸 사일로라고 하죠." / '꽃게무덤'(문학동네) 286p

문학동네 게시판에 보면 올린 분이 있던데 전체 원문인지는 모르겠네요. 위에것은 머니투데이 기사에 있던 거구요.

글샘 2005-11-13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골의사 아름다운 동행 저거 정말 재밌습니다. 이번에 2권도 나왔던데요... 꼭 읽어 보시길...
 
나이트 워치 - 하 ㅣ 밀리언셀러 클럽 27
세르게이 루키야넨코 지음, 이수연 옮김 / 황금가지 / 2005년 10월
평점 :
절판


나는 이런 이야기를 좋아한다. 재미있고, 유머가 있으며, 스타일이 살아있고(그 스타일이 어떤 스타일이냐고 물으면....뭐라 꼬집어 말은 못한다. 나는 어쨌든 약간 폼생폼사의 경향이 있기 때문에), 생각할 거리를 많이 주는 이야기.

일단 재미있다. 판타지의 가장 큰 매력은, 내가 생각하기에는 새로운 세상의 창조이다. 작가가 창조해낸 새로운 세상이 수미일관되고 그럴듯하면 일단 이야기에 빠져들 조건은 갖춰진 셈이라고 생각한다. 거기다 그 세상이 내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새롭게 해석하는 것이라면 그때부터 내 가슴은 뛰기 시작한다.

이 이야기, 나이트 워치. 이런 조건을 만족시켜 주신다. 인간들은 자기들이 자신의 의지로 역사를 창조하고 전쟁을 수행하고, 평화를 지키는 줄 알았겠지. 어림도 없는 소리였다. 실제로 역사를 창조한 것은 '다른 존재'들이었던 것이다. '다른 존재'란 그동안 우리 인간들이 있다거나 없다거나 하며 설왕설래했던 마법사, 마녀, 변신자, 흡혈귀 등등의 초능력자들을 뜻한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을 드러내지 않은 채 우리 옆집, 앞집, 윗집 등에서 살고 있으며 길거리를 스치고 우리와 어깨를 부딪치기도 한다.

현실계에서 보면 무척이나 평범한 듯 보이는 그들은 '어스름의 세계'라는 곳을 드나들며 인간세계에 개입한다. 2차대전, 히틀러의 등장, 사회주의 건설 등 인간세계의 굵직굵직한 사건에는 다 그들의 개입이 있었다. 오홋, 그랬단 말이지. 그래, 그럴듯해, 말이 되는 얘기야......

이렇듯 이 소설에는 실제 역사적 사건이 군데군데 자리잡고 새로운 해석을 통해 우리에게 다른 얼굴을 들이대고 있는데 그건 역사적 사건만 그런게 아니라 실존인물 또한 마찬가지다. 알고보니 에드가 알란 포도 '다른 존재'가 될 뻔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형상화되지 않는 존재의 특성이 있으니/ 이중의 삶으로서 그들의 모습이 보이니/ 이중의 본질 속, 이 본질의 원천은/ 물질 속의 빛과 사물과 반영이다/ - 이렇게 다른 존재를 암시하는 것으로 보이는 실제 문학작품이나 노래가사 등이 이야기 중간중간에 절묘하게 들어앉았다. 기가 막히군 그래.

다른 존재, 그들은 두 편으로 나뉘어 있는데 빛의 편과 어둠의 편이다. 음, 이분법적 시각이군, 이라고 치부해 버릴 수 만은 없는 것이 빛의 편이라 해서 딱히 선은 아니며 어둠의 편도 마찬가지로 악은 아니다. 아니, 이 말은 정확치 않은 것 같다. 이렇게 말해 볼까. 빛의 편이 선을 이룩하기 위해 쓰는 수단은 선하지 않을 수도 있으며, 악이 오히려 진실을 말해 줄 수도 있다고.

그러다 보니 빛의 편에서 어둠의 편을 감시하는 야간경비대원 안톤은 마냥 확신에 차 있는 흔들림 없는 존재일 수 없다. 그는 끊임없이 회의하고 의심한다. 과연 내가 하는 일이 옳은 것인가, 상부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가, 나는 어떤 존재인가.....

그의 끊임없는 의심과 회의, 그에 따른 약간은 냉소적 태도와 시니컬한 유머가 내가 좋아하는 이 소설의 스타일을 형성한다. 나라는 사람이 원래 흔들림없는 신념에 차있는 존재를 부담스러워 하기 때문에. 예를 들면 부시 같은 존재 말이다. 부시의 머릿속에 들어있는 정신병자의 동화같은 단순한 세계(나는 선이고, 너는 악의 축이다. 나는 너를 제거하겠다. 빠방!)에서 한발 나아간 이 이야기는 절대선이나 절대악 같은 것은 없으니 그딴 것 믿지 말고, 너 자신도 믿지 말고, 끊임없이 의심하고 다시한번 생각해 보라는 얘기로 들린다. 역설적으로 그래서 믿음이 간다. 

그래서(또 그래서다) 내가 좋아하는 안톤, 그는 초능력자이지만 매우 불쌍하다. 끊임없이 고민한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에 대한 문제로 괴로워하고, 자신의 행동이 자기보다 능력이 뛰어난 상부의 누군가에 의해 계획 예정된 것이 아닌가(반항조차도) 끊임없이 의심한다. 그가 괴로워할수록 이야기는 설득력을 얻고 재미있어지지만 이제는 좀 그만 괴롭혀 주면 안될까? 나는 이미 그를 좋아하기 시작했거든.(다음편은 그가 주인공이 아닐지도. 그렇다면 뭐) 

수록된 세편의 이야기 중 두편이, 어떻게 보면 멜로드라마 쪽으로 흐른 것이 나에게는 조금 유감이지만(나는 로맨스를 별로 안 좋아하거든) 그거야 내 취향이고, 이 이야기에 별을 몇개나 줄 것인가는 후속편으로 나오는 데이워치와 더스트워치가 어떤 식으로 본편과 얽힐 것인지에 달려 있다. 일단은 별 네개를 주었지만, 후속편은 꼭 읽어볼 것이며 다 읽고나면 아무래도 지금보다 훨씬 더 이 이야기를 좋아하게 될 것 같다. 고전적인 데라고는 없으며 지하철과 휴대폰과 씨디플레이어와 컴퓨터와 함께 허둥거리며 이 세계를 지키는 초능력자들의 이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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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11-11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에서 세번째 네번째 문단을 보면, 조르주-올리비에 샤토레노의 [따르라기 따르라기 악마]가 떠오르기도 하네요.

깍두기 2005-11-11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빠, 검색해보니 재미있는 얘기 같아요. 그런데 리뷰에 별이 두개네ㅡ_ㅡ;;

비로그인 2005-11-11 15: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재밌어요. 저자 자신의 인생이 거의 밑바닥 삶이어서 그런지 [몽상가들]도 그렇고, [따르라기...]도 그렇고 주인공들이 밑바닥 삶을 사는 인물들입니다. 샤토레노의 이력을 보니까 거리에서 헌책이나 고문서들을 팔기도 한 것 같은데, 이런 경험들이 [따르라기]에 들어가 있어요. 제 생각에 별 두개는 너무했고, 별점에 좀 짠 편이라고 생각하는 저로선 세개 반 정도... 흐흐.
크크...실수, 실수... 지금 알아보니까 몽상가들이 제목만 같을 뿐 원작이 이게 아니네요. ㅎㅎ

마태우스 2005-11-11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권과 하권으로 된 책 중 하권에다 리뷰를 쓰는 사람의 특징을 분석해본 결과 다리가 길고 인상이 좋을 뿐 아니라 인간성도 좋다고 합니다.
-죄송합니다. 제 애정을 이런 식으로 표현할수밖에 없었어요 ...흑

산사춘 2005-11-12 0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고뇌하는 초능력자... 게다가 유머까지...
제 쓰딸입니다. 이 가을, 깍두기님 덕에 연애 함 해보겄습니다.

깍두기 2005-11-12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사춘님, 우린 그럼 라이벌이 되는 건가요? 내가 딸리는데.....^^
마태우스님, 제가 하권에 리뷰를 썼군요? 제일 위엣것을 눌렀을 뿐이어요. 마태우스님의 애정은 잘 접수했습니다. 저의 애정이야 이미 아실 것이고^^
노파님, 따르라기 보관함에 넣었어요. 님 덕에 모르는 세계를 자꾸 조금씩 알게 되네요. 고마워요^^

2005-11-12 1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월 2005-12-16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하권 빨리 사고 싶다..ㅠㅠ

게으름이 2007-02-27 2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데이워치 집에 갖다놨으니 아직 안샀으면 갖다 읽으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