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입으로 걷는다 웅진책마을 8
오카 슈조 지음, 다치바나 나오노스케 그림, 고향옥 옮김 / 웅진주니어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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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짧고 글씨도 큼직큼직한 책으로 1학년부터 읽을 수 있다.
그러나 그 감동은 나이제한이 없다.

혼자서는 일어날 수도 없는 다치바나.
그러나 아침에 일어나자 아무 거리낌없이 '오늘은 우에노 집에나 가볼까?'라고 생각한다.
엄마는 다치바나를 집앞 인도에 침대 째로 내놓고 잘 다녀오라며 들어가 버리신다.
(이 대목에서 엄청 황당)
그러나 다치바나는 조금도 당황하지 않는다.
입으로 걸으면 되니까.
지나가는 사람에게 가는 데까지만 데려다 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그렇게 우에노 집에 갈 때까지 다치바나는 여러 사람과 만난다.
그 중에는 이해심 많고 따뜻한 사람도 있지만 너무도 편협한 사람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치바나의 침대차를 밀어준 사람들 모두는 위로와 치유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다.
어쩌면 인간이란 한명도 빼놓지 않고 그것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위로와 치유 말이다.
다치바나는 그들에게 그걸 준다.
그가 살아가는 모습 만으로 그들은 위로를 얻는 것이다.

장애인이란 '우리가 도와야 하는 불쌍한 사람'이 절대 아니다.
그들은 매우 존엄하며, 존경스럽게 시련을 이겨내고 있는 우리의 이웃이고
그 존재만으로도 우리에게 긍정의 힘을 이끌어낼 수 있는 사람들이다.

가족들이 그 소년을 보살펴 주었던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가족들도 소년으로부터 힘을 얻었던 것입니다. 소년은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살아갈 힘을 주었다고 할 수 있겠죠.
신기하죠! 인간은 참 멋지죠!

바로 이렇게 말이다. 작가가 '신기하죠! 인간은 참 멋지죠!'라고 하는데 마음 속에서 어찌나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올라오던지!  

이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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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01-01 2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진 책이네요. 존경스럽게 시련을 이겨내는 사람으로 장애우들을 볼 수 있는 시각. 새해에 사서 내년에 우리반 아이들한테 읽혀야겠네요. ^^

깍두기 2006-01-01 2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바람돌이님. 책은 아주 좋은데요. 중학생들에게 읽으라 하면 시시하다 할 지도 모릅니다. 아마 10분만에 읽을 수 있을 거예요. 같은 작가가 쓴 청소년용 책도 있는 것 같으니 참고하세요^^

바람돌이 2006-01-02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우리반 아이들의 반은 이 10분정도 분량의 책이 딱 맞을겁니다. 헤헤~~~

깍두기 2006-01-02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우리 딸도 그래요^^(중학생 큰딸)

조선인 2006-01-02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찌잉. 새해 아침에 듣기에 너무 멋진 말이에요. ㅠ.ㅠ

깍두기 2006-01-02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저도 다이어리 첫장에 저 말을 쓰니 너무 좋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