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젠 비가 와서 종일 자고 밥 먹으러 엄마네... (친정이 코앞이니 이럴땐 정말 좋다.) 두번 내려갔다 오곤 종일 집에서 뒹굴뒹굴..

그리곤 저녁에 마트에 갔다 왔다.   그런데 세상에나 명절 전날이라고 마트에 물건이 없다.. 이런 이런.. 대신 떨이 하듯이 한개값에 두개씩 담아 오기도 했다..

어쩜 재래시장만도 못하냐.. 금요일 저녁 우리 동네 시장에 갔을땐 정말 북적북적하니 명절이구나하는게 느껴졌는데. .즉석에서 송편을 만들어 쪄내는 떡집... 전 부쳐서 파는 집들... 암튼간 구경하는것만으로도 재밌었는데 마트는 역시 멋이 없다..

하긴 신식 시장에 가서 구식 시장의 맛을 느끼려 했던 내가 바보지..

오늘은 아침에 로봇이라는 어린이 영화를 봤다.. 그냥 기름 넣으니 표를 줘선 보게 되었는데 나름 재밌었다...ㅋㅋㅋ 아이들 틈에 끼어서 아이들의 그 굉장한 감탄사를 들으면서 영화를 보고 있자니 역시 아이들은 순수하구나를 느낄 수 있었다...  

많이 배워야 한다..작은것에 웃을 수 있는 그 여유로운 마음!!!!

 

영화를 보고 나서  계획대로 남산한옥마을에 갔는데..세상에 맙소사.. 사람에 깔려 죽는다.   입구는 그 좁은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는 차로 북새통을 이루고 안에는 우아 12시 반 정도 되었는데 사람이 줄을 섰다.

특히 체험장은 아예 발 붙일 수도 없다.

떡 한팩사서 먹고 막걸리 시음장에 가서 종류별로 한잔씩 얻어 마시고... 이래 저래 돌아 다니다 한국의 집에서 하는 결혼식 공연등을 봤다. 외국인도 신기한지 연신 원더풀을 외치면서 카메라를 들이댄다... 설명하는 사람이 설명을 다 우리말로 하는데도 외국인들은 그냥 그것 만으로도 이해를 하는지 ....조금 아쉽다... 마치고 시루떡을 나눠줄땐 역시 한국인이야를 느낄 수 있었다.. 아수라장... 여기 저기 욕설이 오가고.. 아이고 팔자야.. 부끄 부끄....아이들은 시루떡 받아다가 먹지도 않고 연못에 있는 잉어들에게 던져주고... 그곳에서 그런걸 던지면 안된다고 말리는 사람들도 많은데 아예 무시한다.. 그걸 바라보는 엄마들... 왜 우리 애 한테 소릴 지르냐면서 ... 아 무식한 사람들 같으니라구.. 욕을 퍼대주고 싶었으난 참았다.. 당신 자식 그렇게 키워서 대단한 인물 되겠소 하면서...

암튼 그런걸 보면 정말 신물난다.. 아이들이 잘못하는것에 대해선 어른이 고쳐줘야 하는데 어쩜....

제기차기 대회 이름을 올렸으나 여자들과 아이들은 신청이 저조하다면서 게임이 아예 취소되었다.. 이건 또 모하자는거야.. 그것 때문에 기다린 사람도 있는디.... 넘해~~~

여기서도 서로 즐기라고 제기를 많이 가져 다 놓았음에도 다들 집어 가는 바람에 나중에 사람들은 텅빈 바구니만 바라 보면서 이거 운영을 어떻게 하는 거야 하는 푸념들을 내 뱉었다... 그렇게 집어 가는데 수천개 갖다 놓으라고 할 수 도 없고.. 가져간 사람들 정말 반성들 좀 하시라구요...

 

남편과 나는 다시는 이렇게 사람 많을 땐 오지 말자고 약속을 했다.. 정말 어찌나 부끄러운지...  우리나라 국민들은 선진국민이 되려면 멀었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나만 괜찮으면 된다는 이기주의... 정말 넌더리가 난다..

모처럼 즐겁게 보내려고 나갔는데... 아쉽다...

명동거리도 많이 변했고..  어제 비온 뒤 선선하겠지 하는 예상을 뒤엎고..날은 너무 더웠다...

이제 좀 쉬어야지... 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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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09-18 19: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쉬세요...

세실 2005-09-18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인터라겐님은 추석 차례상에 대한 스트레스가 없군요. 부러워요~~~
전 어제 가서 송편 빚고, 전 부치고...오늘은 새벽부터 상 차렸어요. ㅠㅠ
지금은? 흐 친정에서 이렇게 놀고 있어요~

인터라겐 2005-09-18 2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지금 빨래 돌리고 있어요.. 쉴 틈이 없어요...흑흑.. 차라리 회사 가는게 더 편해요..

세실님.. 네 저흰 시골에 가도 차례상 안차려요... 시골 할아버지 말씀이 살아 있을때나 잘하면 된다...그런 주의세요... 고생 많으셨네요... 친정에 가심 손 하나 움직이지 말고 푹 쉬세요...

검둥개 2005-09-19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기 가져가는 건 좀 너무 했네요. 시루떡도 공짜로 주는데... 저 같으면 제기를 내고 시루떡을 먹겠어요. 우헤헤 ^^;;;

줄리 2005-09-20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놀면 시간이 제트기 타고 날아가듯이 가버리더라구요. 인터라겐님 자유를 만끽한 추석을 보내신듯하네요~

인터라겐 2005-09-20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줄리님.. 맞아요.. 놀땐 시간이 제트기 타고날아가 버리나봐요.... 시엄니도 안계시고 어디 갈 곳도 없이.. 그냥 여유롭게 탱자 탱자 하면서 보냈답니다...

검둥개님... 아직도 입에 붙지 않아요....ㅎㅎ 버젓이 제기들고 가버리는 사람들이 너무 얄미웠어요... 사람들이 같이 놀게 여기다 두라니깐 자기네가 먼저와서 잡았다고 우기더라구요... 시루떡은 정말 맛있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