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 - 조선의 마지막 꽃 한국사 인물 동화 1
한국역사논술연구회 지음, 류탁희 그림 / 동네스케치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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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고종황제는 기울어 가는 국운 앞에서 국정의 책임자로서 많은 고뇌와 상실감을 안고 살아갔으리라는 생각이 든다.을미사변(1895년)에 의해 명성왕후를 잃고,마음의 안식처는 엄대비로 쏠린 가운데 조선의 기운은 을사늑약(1905년)에 의해 을씨년스럽도록 나라의 분위기는 어수선한 가운데 일본 명치제국의 강제적 침략의 부당성을 만방에 알리려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군대해산권까지 그들에 의해 자행되면서 설상가상 조선 왕족의 뿌리를 끊어버리겠다는 일본의 의도하에 세자 이은마저 정략적으로 일본으로 강제 유학을 가게 되면서,고종은 마음의 안식처로 양상궁에 의해 덕혜옹주가 태어난다.

그녀는 밝고 명랑하면 똑똑한 아이로 고종의 총애를 받으며 당시 고위층 자제들이 다니는 유치원을 다니면서 신식 교육을 받게 된다.고종은 강제 유학을 당하고 국가의 체면마저 깡그리 무너진 상황에서,덕혜만은 조선인과 혼을 맺어 주려(김황진의 아들 김장한)하지만 일왕직들의 농간에 의해 그의 치밀한 계획이 발각되고,그 뜻은 이루어지지 못한다.3.1운동 직전 고종은 의문의 죽음을 맞이 하고,덕혜는 일제의 노골적인 조선왕조 죽이기에 혈안이 된 나머지,덕혜는 일본으로 떠밀려 가게 되며,이복 오빠인 순종과 연이은 자신의 생모 양상궁마저 세상을 떠나게 된다.

덕혜는 일본에게 나라를 강제로 빼앗기고 3명의 혈육마저 세상을 떠나자 마음의 위안처가 모두 없어지게 되면서,정신적 방황과 조발성 치매증까지 얻게 되면서,순탄치 않고 비정상적인 일본에서의 삶이 이어지게 되면서,그녀는 일본의 백작 후예인 소다케유끼씨와 혼인을 맺게 되고 마사에라는 딸 하나를 두게 되지만,나라 잃은 슬픔과 마음의 깊은 상처는 결국 고질병,정신분열증등으로 일본인과의 삶은 종전이 되면서 혼인의 끈을 잇지 못하게 되며,10년 이상 정신병동에서 치료를 받으며 기구한 삶을 살아 오게 된다.도중에 그녀의 딸,마사에도 한 장의 유서를 남겨 놓은 채,불귀의 객으로 되어 버린다.

한국이 해방이 되고 이씨 왕족 및 측근(김을한씨)들에 의해 그녀를 모국으로 모시도록 이승만정권에 건의하지만 수용이 되지 못하고,박정희정권에 의해 1962년 그토록 그리던 조국을 온전치 못한 병자의 몸으로 발을 내딛으며 그녀의 유모 ’변복동씨’도 극적으로 상봉하고,이씨 왕족을 아는 분들에 의해 많은 사랑과 격려를 받으며 덕혜옹주는 어머니 성을 딴 양덕혜라는 이름으로 1989년 낙선재에서 한많은 생을 마감하게 된다.

덕혜에게는 어린 시절 일본에 의해 한 왕조가 무너져 가는 것을 목격하며,의지가 되는 혈육이 짧은 기간 동안 세상과 하직하는 것을 접하면서 그녀가 받은 마음의 상처가 그녀의 삶 내내 불완전한 인간으로 남게 되었다는 것을 내내 느끼게 되고,자라나는 새싹들은 우리의 지나간 역사를 올바르게 알고 교훈을 얻어가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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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의 강 - 2012 볼로냐 라가치 상 수상작 Dear 그림책
마저리 키넌 롤링스 지음, 김영욱 옮김, 레오 딜런.다이앤 딜런 그림 / 사계절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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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린이들의 동심을 어디에서 찾을까

 

 

지금 어린이들에게 순진무구함을 찾을 수가 있을까.취학을 하기도 전에 보육원,유치원을 다녀야 한다.그 곳에서 보육교사,유치원 교사에게 다양한 놀이와 학습이 이어지고 때론 원어민 강사를 통해 외국어 학습까지 받고 있다.성장기에 놓여 있는 어린이들이 자연과 친해지고 어른들의 따스한 사랑과 인성교육이 이루어져야 마땅한데,현실은 풀가동으로 온종일 학습으로 몰리고 있는 어린이들을 생각할 때 안스럽고 안타깝기만 하다.

 

 

어린이는 어린이답게 순수한 호기심과 다양한 꿈을 꾸면서 성장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해맑은 미소를 띠고 있는 어린이의 순진무구한 모습을 바라 보노라면 내 영혼마저 편안해지고 맑아지는 느낌을 갖게 된다.꽉 짜인 학습제도,시스템이라는 울타리 생활은 어린이의 몸과 마음을 획일화시키기에 자칫 그릇된 사고,편협한 생활 방식으로 이어져 어른이 되어서도 오로지 자신만 생각하고 남과는 인간다운 소통이 결핍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한 편의 동화는 짧은 글로 이루어져 있지만 어린이의 입장과 시선으로 돌아가 생각하고 음미해 본다면 '나도 그러한 시절이 있었다'라는 감회에 젖어 들게 된다.어린이의 뇌는 하얀 밀가루를 방금 반죽해 놓은 쫀득쫀득한 반죽 모양의 유연성이 있다.세상의 시름과 번뇌가 번접하지 않은 무구(無垢) 그 자체이기에 어린이는 언제 보아도 한 폭의 호젓한 호수의 형상과 같다.

 

 

칼포니아 어린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비밀의 강』은 옛날 할머니께서 들려 주시던 자장가 같이 달콤하고 푸근한 옛시절로 돌아가게 한다.할머니가 들려 주는 자장가를 들으면서 어린이는 달콤한 꿈나라로 가면서 편하게 성장을 해 나간다.알버타 아주머니가 들려 주시던 『비밀의 강』은 소녀 칼포니아의 순수하고 심성 고운 이야기 속으로 동심을 헤매게 하고 있다.

 

비밀의 강의 비밀은?

 

 

 

 

잠에서 깰 무렵 창가에서 아가씨 새와 총각 새가 지저귀는 소리는 사랑 확인으로 들리는 모양이다.어느 한 구석 그늘지고 근심,스트레스,고민 자국이 있을까.

 

 

 

 

 

 

칼포니아 소녀는 자연에 살고 있는 모든 생물들이 자신과 친구이고 그 친구들과 하나가 되는 꿈을 꾸고 있다.벌,꽃들이 행복한 시간은 자신도 즐거운 시간이고 이러한 시간이 계속되기를 순수한 염원으로 그려 내고 있다.

 

 

 

 

 

 

칼포니아 소녀는 집안이 가난해지지 않기 위해 낚시하러 가는 길에 알버타 아주머니로부터 '비밀의 강'이 무엇인지를 전해 듣는다.비밀의 강은 칼포니아 코끝이 가리키는 대로만 따라가는 것이라고.

 

 

 

 

 

 

알버타 아주머니 얘기대로 코끝이 가리키는 대로 가니 형형색색의 숲 속의 오묘한 생물들과 동물들을 만나게 되고 비밀의 강에 도착해서는 마음껏 물고기들을 낚아 올린다.이게 꿈일까,생시일까라는 생각에 신기함을 온몸이 전율했을 것이다.돌아오는 길에서는 야생동물,부엉이,곰 등이 불쑥 나타나 물고기를 먹으려 '딱' 버티고 있지만 칼포니아는 무서움을 내심 꾹 참으며 그들의 입장과 마음을 읽으며 선한 마음으로 물고기를 꼬챙이에서 빼 준다.

 

 

 

또 다시 '비밀의 강'을 찾으려 하지만 그곳은 더이상 없다고 달래는 알버타 아주머니 얘기를 듣고 알버타는 신이 나려다 풀이 죽기도 한다.끝까지 알버타 아주머니의 얘기를 들으니 세상은 좋은 일이 있으면 안 좋은 일도 있다는 것을 칼포니아는 머리 속으로 이해하고 인지해 나간다.

 

 

칼포니아가 찾은 비밀의 강은 이곳에

 

비밀의 강은 칼포니아 소녀의 마음 속에 있을지도 모른다.눈을 감으면 언제든지 갈 수 있는 곳이라는 것을 칼포니아는 이해하게 된다.그리고 가난해지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고 세상을 사랑하려면 어떻게 마음을 써야 하는지를 칼포니아 소녀는 묻고 이해하면서 성장해 나가리라 생각해 본다.어린이의 마음 속에는 맑고 깨끗한 것만 영원하게 살아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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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트에 탄 소년과 곰 벽장 속의 도서관 4
데이브 셸턴 지음, 이가희 옮김 / 가람어린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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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은 단군신화를 통해 우리에게 매우 친숙한 동물이고 곰과 관련한 에피소드,동화,성구 등도 많다.곰은 게으름을 상징하면서도 동물 무리 속에서는 매우 용맹하고 포악한 이미지로 다가오기도 한다.곰이 인간과 삶을 함께 하고 우정을 나눌 수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한 소년과 곰이 보트 위를 항해하면서 순수한 우정을 쌓아 나가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감동스럽기까지 한다.

 

나이 어린 어린이에게는 순수한 면과 감수성이 강한 면이 동시에 내재해 있다.곰이라는 포악한 동물이 한 소년을 보트 위에 태우고 노를 저어 가면서 서로 나누는 대화는 매우 흥미롭고 순수하기만 하다.무섭다고 생각하는 곰의 상징성을 떠나 곰은 매우 친절하고 담담하며 어른스러운 면모까지 보여 주는데,소년은 자신이 가려고 하는 대지는 나오지 않고 끝없는 망망대해 뿐이다.

 

보트 위에 소년과 곰이 어울리기나 할까 싶었는데 곰은 기타와 비슷한 악기(우쿨렐레)를 켜면서 소년의 무료함을 달래 주고 함께 차를 마시며 긴장감을 줄이고 친밀감을 더 해 간다.

 

날씨가 나쁠 때면

비바람이 몰아칠 때면

너무나 즐거워!

눈보라가 몰아쳐도 행복하다 - 아 - 아 - 네 - 본문 -

 

해가 지고 어둠이 몰아쳐도 소년은 본능에 따라 무서움과 추위를 느끼지만,곰은 별이름,달빛을 바라보면서 자연과의 친밀성을 소년에게 가르쳐 주지만 소년이 가려는 방향은 언제 어느 때가 될지를 몰라 안절부절하기만 한다.설상가상으로 난데없는 괴물을 만나 홍역을 치르기도 하고 낚시대를 이용하여 물고기를 낚기도 하지만 우울한 기분을 해소하는 것은 그 때 뿐이다.그러나 곰은 소년이 풀이 죽고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에는 소년에게 선장으로서의 위엄과 체신을 한껏 살리기도 한다.

 

해리엇호 보트가 괴물에 의해 풍랑에 휩쓸려 가고 둘 다 바다의 귀신이 될 뻔한 위기도 닥치지만 둘은 생존이라는 본능의 힘을 발휘하여 뗏목 위에 보트를 세우는 쾌거를 이루지만 이것도 잠깐의 성취였고 무서운 폭풍우는 소년과 곰을 다시 한 번 풍랑 위로 몰아 세운다.폭풍우가 지나가고 소년과 곰은 맑게 개인 바다 위에 곰이 눕고 소년은 곰 배 위에서 우쿨렐레를 켜는 다정하고 우의 넘치는 시간이 하염없이 흘러간다.

 

소년은 어디론가 가고 싶었지만 곰과 어느덧 깊은 우정을 나누고 둘도 없는 친구 사이가 된다.망망대해에서 생각지도 않은 일들이 벌어지지만 삶의 본능과 지혜를 발휘하여 평화로운 세상을 향해 수평선 넘어 또 다른 바다를 향해 가는 소년과 곰의 모습을 보면서 '오월동주(吳越同舟)'라는 말이 불현듯 상기되었다.적과 같은 사이일지라도 상황에 따라서는 상호의존적이고 상호보완적이 될 수도 있다는 오래된 교훈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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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일용이 - 30년 동안 글쓰기회 선생님들이 만난 아이들 이야기
한국글쓰기교육연구회 엮음 / 양철북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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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태양은 못 돼도,밤하늘 달은 못 돼도 주위를 따뜻이 비춰 주는 작은 등불 되리라" - 본문 -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코흘리개부터 변성기의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개성과 성격,학습성취 등이 제각각이기에 선생님의 의도대로 할 수도 없고 아이들에게 자율적으로 맡길 수도 없는 매우 고단한 직업이라고 생각한다.각 반을 맡은 담임을 비롯하여 행정과 규율,양호 등을 맡은 교직원들도 학교라는 울타리에서 학생들에게 말과 행동 하나 하나가 거울이 되어야 하고 학생들의 삐뚤어진 말과 행동으로 인해 상처와 죄책감을 느끼는 선생님도 있을 것이다.아울러 학생들에게 학습을 채워주는 일차적인 목표부터 각종 행사,상담,관찰 등도 있다.단순히 생계 및 자기계발을 위해 선생님으로 재직한다면 매우 이기적이고 편협된 생각이라고 생각이 든다.예나 지금이나 선생님은 학업이 우수하고 모범적인 학생을 끌어 올리는 것도 하나의 목표이고 사명이 될 수도 있겠지만,수많은 학생 중에는 불우한 가정,따돌림 당하는 아이,정신적 자폐를 안고 있는 아이 등을 더욱 관심과 애정을 갖고 인내력과 포용력으로 아이들을 대하고 계도하는 것이 마땅하고 교사의 직분이라고 생각한다.

 

 

학생들이 공교육에 충실하기 보다는 선행학습이다 특기활동이다 하여 이것 저것 배우는 것이 많다 보니 하루 24시간도 모자랄 지경이다.애처롭고 안타깝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공교육이 얼마나 부실하고 미덥지 못하면 그럴까 하는 생각도 들고,한국 교육정책이 조삼모사(朝三暮四)와 같이 수시로 정책이 바뀌는 교육제도하에서는 당연 학부모의 애간장과 초조함만 더 한다.또한 가정의 부모는 맞벌이가 위주가 되다 보니 가정 교육의 부실,가정의 해체가 커다란 문제점으로 떠오르고 있으며,아이들의 인격,정서적인 면도 예전과 달리 말초신경을 건드리는 욕설,음담패설,왕따 현상 등이 두드러지고 있는 것이 작금의 한국 교육계의 현주소가 아닐까 한다.

 

 

버릇없이 선생님에게 대드는 아이,집중력이 부족하여 수업 시간에 이리 저리 돌아다니는 아이,엎어져 자는 아이가 수업 시간이면 으례 나타나는 진풍경일 것이다.수업준비를 철저히 하여 아이들에게 가르치려 교단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들에게는 맥이 풀리고 화가 부글부글 끓어 오르는 현상을 그대로 방치할 것인지,아니면 눈에서 눈물이 쏙 나오도록 따끔하게 혼을 내 줄 것인지를 놓고 선생님은 고민과 갈등 사이를 왔다 갔다 할 것이다.그러나 아이들을 믿고 기다려줄 줄 아는 선생님이라면 자애와 사랑으로 감쌀 것이다.그 아이가 오죽하면 그렇게 행동할까라고 의연하게 생각하고 오히려 안타까움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이 글은 초,중,고교생들의 생활 일지를 1983년부터 2011년까지 어언 30년을 <우리 말과 삶을 가꾸는 글쓰기> 회보에서 발췌한 교실 일기들이 빼곡하게 실려져 있다.불우한 가정 속에서도 꿋꿋히 동생들을 돌보며 부모를 대신하는 아이들의 사연을 비롯하여 고교생들의 어른스런 행동이(콘돔사건,생리문제 등) 발각되어 유머와 재치로 넘기기도 하고 여교사에게 맡기는 등 다채롭기만 하다.어른의 입장인 선생님이 아이들의 일기를 보면 생각이 덜 무르익고 유치하게만 느껴지지만 아이들에게도 생각과 감정,인격이 있으며 아이들만의 삶의 방식,행동 반경이 있다는 것을 어른으로서 뒤늦게 깨닫게 되었다.아이가 공부를 잘한다고 사회 우등생이 된다는 보장도 없고,설령 공부를 못하고 문제가 많은 어린이일지라도 꾸짖고 혼내키키만 한다면 이 아이의 성격형성은 어떻게 변해갈 것인가도 교육자의 입장에서는 관점과 시각을 넓게 바라보아야 하지 않을까 한다.

 

 

주간 학습 계획부터 학생 기초 조사 설문지 등 선생님이 해야 할 일은 참으로 많다.육체적인 노동보다는 아이들과 함께 일정기간 동거동락을 해야 하기에 아동심리,정신적 문제,계도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아이의 생각과 감정을 솔직하게 털어 놓을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여 아이들이 처해 있는 가정 환경,아이에 대한 부모의 교육 관심도,아이의 적성과 능력을 고려한 진로 문제 등에도 선생님과 아이,학부모가 유기적으로 하나가 되고 문제점이 생기면 수시로 상호연계성을 발휘하여 아이의 미래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바란다.선생님이 현실적으로 겪는 업무의 과다로 시간부족,여건 부족 등을 내세울 수가 있겠지만 선생님이 자신의 자식을 직접 가르친다고 생각한다면 그렇게 못할 이유도 없지 않겠는가.아이는 한 사회의 미래의 주역이고 기둥이라는 보편타당한 진리이기 때문이다.아이는 어느 정도 방임해도 자연의 섭리에 따라 성장해 나가기에 예전과 같은 엄한 훈육법(체벌,징계 등)은 시대에 맞지 않으리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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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가게 - 제13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53
이나영 지음, 윤정주 그림 / 문학동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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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청소년들의 눈동자가 촛점을 잃은 듯 멍한 모습을 띤 채 총총걸음으로 걷기 바쁘다.걸어 가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집 앞까지 대절해 주는 셔틀버스가 있어 시간에 맞춰 쏜살같이 달려가는 모습도 보인다.왜 그럴까? 일선 학교에서 배우는 것만으로는 만족을 하지 못하기에 더 높은 성적을 거두고 더 좋은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안간 힘을 쓰는 것이다.학부모 입장에서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면 대견하기도 하고 안스럽기도 하다.아이들 중에는 학습 동기가 확고하여 성적을 높이고 좋은 학교에 들어가려는 의지와 열정이 강한 학습 주도자형이 있는가 하면 부모의 의지,욕심에 의해 억지로 가방만 메고 학원,공부방으로 아무 생각없이 다니는 아이들도 있기 마련이다.한참 뛰어 놀면서 심신을 단련해야 할 시기에 머리에 쥐가 날 정도로 또 다시 과외를 받아야 하고 식지 않은 뇌에 먹기 싫은 음식을 우적우적 씹어야 하기에 당연히 인상이 구겨지고 정서적으로는 남의 시선을 의식하는초조함과 불안감으로 시달리고 있는 것이 현대 한국사회의 어린이들의 자화상이 아닐까 싶다.

 

 

 

내 중.고교시절은 '잘 배워 잘 살자'였다.예나 지금이나 공부 잘하여 좋은 대학,좋은 직장에 취업하여 좋은 배필감을 만나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이 인간의 조건일지도 모른다.그런데 좋은 학교,좋은 직장은 어찌보면 사회가 정해 놓은 울타리이고 체제이기 때문에 획일적일지도 모른다.신자본주의가 맹위를 떨치는 요즘에는 좋은 학교에 들어가기 위해 좋은 학군,중간 학군,하위 학군 등으로 알게 모르게 정해져 있다.좋은 학군에 들어가 좋은 지식정보를 교환하여 좋은 학교를 보내기 위해 극성스러운 엄마는 치마바람을 날리며 집을 팔아 전세로 좋은 학군 땅으로 이사를 하는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소위 사(士)자가 들어가는 직업이 경제적으로나 신분적으로 우위를 나타내고 있기에 돈이 있고 머리가 좋은 학생의 집안은 우선 풍족한 돈으로 자식의 앞날에 전심전력을 기울이면서 아낌없는 희생을 다하고 있다.그것은 현재의 삶보다 나은 미래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도 있지만 아이의 적성과 학업정도를 고려하지 않은 채 '들이밀기식'으로 교육투자를 했다가는 부모,아이 모두에게 상처와 회한,낭패만이 남을 거라는 우려가 앞선다.

 

 

시간으로 행복을 사고 잃어버린 행복했던 기억을 되찾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행복이라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 아닌 최상위 성적,1등을 노린 것이라면 그 행복은 급등(急騰)한 냄비찌개가 금방 식어버리고 마는 것과 다를 것이 뭐가 있겠는가.

 

 

시간이 필요하십니까?

시간이 부족한 분께 시간을 드립니다.

- 시간 가게-

 

길에서 본 시간 가게의 홍보 전단지가 주인공 윤아에게는 행복을 안겨 주기도 하고 잊혀진 행복의 기억을 되살려 주는 촉매 역할을 하기도 한다.다소 판타지적인 요소가 담겨져 있지만 아이의 마음 속에서 강렬하게 갈구하는 것이 행복하고 짜릿한 순간을 안겨 주기도 하고 그 행복한 시간이 다하게 되면 시든 꽃잎처럼 초라하게 변해 버린다.윤아가 전교에서 1등을 하고 영어인증시험에서 최고성적을 거둘 때에는 비상하는 한마리의 새가 되고 일이 안되어 푸석푸석하게 지쳐 있는 엄마에게 커다란 위안과 환희의 순간으로 바뀐다.나도 아들 둘이 중.고교생이라 윤아의 성실하고 착한 품성,열정적인 학습태도가 본보기가 되고 자극을 받게 되었다.

 

 

윤아는 아빠를 일찍 사별하고 보험설계사를 하시는 엄마와 단 둘이 살고 있다.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윤아 엄마의 극성스런 교육법에 윤아는 총명하면서도 혼자 된 엄마를 위해 열심히 공부하여 좋은 학교(국제중학교)에 들어가는 것이 엄마에게 효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속깊은 어린이이다.문구점의 할아버지로부터 받은 시간 가게는 시계 버튼을 누르면 10분간의 행복을 사게 되고 반대 방향으로 버튼을 누르면 기억을 사는 신비스러운 존재이다.무엇이 행복한 것이고 행복의 기억이란 무엇인가를 곰곰히 생각하게 한다.몸과 마음이 기억하는 행복이라면 굳이 시간 가게에 들를 필요가 없을 것이다.오로지 1등을 하기 위한 행복한 시간은 잊으면 안되는 행복했던 기억을 놓치게 되고 만다.

 

 

서열주의,1등만 대우받는 편협하지만 엄연하게 자리잡고 있는 한국 교육계의 자화상을 우회적이고 판타지적으로 시간 가게를 빌리고 있는 이 글은 좋은 학교를 나와 좋은 직장에서 사회 우등생으로 우뚝 설 수만 있다면 좋겠지만 학교 성적 1등이 반드시 사회 우등생이 되라는 법은 없다.몸과 마음이 지칠대로 지쳐 가는 어린이,청소년들에게 전인교육을 함양해야 하고 사회 공동체를 이끌어 갈 미래의 멋진 사회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기성세대와 교육계는 교육지침과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실천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이러한 교육왕국의 세태가 이대로 계속된다면 돈과 물질이 풍족한 집안에서 수재자가 나오고 그러한 소수의 계층 자녀만이 성적 우등생도 되물림하지 않겠는가라는 자조와 탄식이 절로 나온다.진정한 행복의 시간,행복의 기억은 어린이들에게 주입식으로 부어 넣는 정크식 지식이 아닌 잘 걸러진 정제형의 전인교육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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