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는 사람과 참으로 닮았습니다. 그 뿌리는 우리의 다리와도 닮았고, 기둥은 몸, 수관은 머리, 가지는 팔과 유사하지요. 모습만이 아닙니다. 씨앗-꽃-열매-다시 씨앗...그 재생적인 성정과정은 인간의 성장과 발달을 놀라우리만큼 정확하게 은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나무에서 인간 발달의 의미를 찾아보려고 했지요. 그렇게 생겨난 것이 바로 <나무그림검사>입니다.

사실, 별거 아닙니다. 모든 그림 검사가 그렇듯이 나무그림검사 역시 집단 무의식에 기초하고 있으니까요. 집단무의식, 즉, 그림을 보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느끼는 공통의 감정에 약간의 연구를 가하고 통계적인 결과를 첨부해서 나온 것입니다. 게다가 제가 본격적으로 공부한 것이 2001년이었던 터라, 더더욱 중언부언할 것 같은데... 그래도 이해하세요.^^

검은비님의 나무그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소망(?)은 사실 오래된 것입니다. 제가 egogram checklist를 바탕으로 한 심리검사 결과를 알려드리러 처음 서재에 방문했을 때, 님의 나무그림을 처음 보았지요. 눈에 확 들어온 것은 가지였습니다. 끝이 뾰족하게 모아진 가지는, 제가 <자기 보호를 위한 타인 공격>이라고 필기하고 책에 그려놓은 모양과 똑같이 생겼더랬죠. 그 때 어줍잖게 느꼈던겁니다. 아, 이 분...글은 거칠고 담대한 것 같지만, 사실은 아주 상처입기 쉽고 마음이 약한 분인가보다...하구요. 그런데, 처음 만나서 대뜸 그런말을 할 수가 있어야 말이죠.-.- 짜장면을 비비느니 어쩌니 하던 말들은, 열심히 친해져서(열심히 친해져?) 격이 없는 사이가 되면 저 얘기를 묻고 싶었던 이유도 있었답니다. 지금은 우리, 많이 친해졌죠? 맞나요?^^;;
그런데, 그 뾰족하던 가지가 지금은 많이 둥글어졌습니다. 저는 이 변화가, 성이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싶어요. 제가 그렇더군요. 예전에는 타인의 시각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상처입는 것을 너무도 두려워했는데, 아이가 둘이 생기니, 아줌마 정신이라고나 할까요.... '뭐, 할테면 해 봐라!'하는 배포가 생기더라구요. 그만큼 피붙이는 큰 <믿는 구석>입니다. 지난번 심리검사 때도, 검은비님은 양육적 어버이로서의 자아 점수가 아주 높았지요? 엄마가 되면서 세상과 좀 더 친해지신 것은 아닌지.^^ (ㅎ...선무당의 단점 중 하나로, 결과에 자신의 생각을 끼워 맞추려고 합니다. -.- 저 위의 그림이 아래의 그림보다 전에 그린 것이 맞기는 한지... 그래도 한 번 생각해 봐 주세요. 어? 내가 예전에 그렸던 나뭇가지들이 지금보다 더 날카로웠나? 하구요.)

제가 본 님의 그림 속의 나무들은(그래봤자 세 개^^), 밑둥이 모두 저렇게 생겼습니다. 나무의 뿌리는 보통 시간으로는 과거, 의식으로는 본능, 혹은 무의식의 세계를 나타내지요. 그림에서 나무뿌리가 부각되는 사람들은 충동적이고 과거에 집착하는 성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님의 경우는 지나치게 싹둑, 잘려 있지요? 지면 위에 나무를 얹어 놓은 듯한 그림 속에서는, 나타나지 않았기에 더욱 강렬하게 존재감을 발산하는 뿌리가 느껴집니다. 마치, '난 과거 따위에 연연하지 않겠어! 무의식이라니, 내 알 바 아니지!'하고 결심한 것처럼 말이죠.

그러던 차에 이 그림을 보았습니다. 거꾸로 나무라...말 그대로 거꾸로 서 있는 나무이지만, 어찌 보면 뿌리 같지 않습니까? 플라시보님이 뇌 이야기도 하셨는데, 마치 내 머리 깊은 곳, 무의식 속으로....무의식 속으로.... 집요하게 파고 드는 나무의 뿌리를 보는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관여하고 싶지 않다는 의지와는 상반되게, 내 무의식 깊은 곳까지 샅샅이 훑어보고 싶다는 욕망의 뿌리가요. 

그리고, 님의 그림에서 나무는 대부분 두 그루가 함께 그려집니다. 두 그루의 나무가 나타나는 경우는 불안감과 의존 성향을 나타낸다고 볼 수도 있지요. 그런데, 님의 경우는 약간 다르게 보고 싶어요. <분열된 자아, 이중의 자아에 대한 탐구>는 어떨까요? 누구나 그렇지요. 남에게 보이는 자아와 내가 생각하는 진짜 자아는 다릅니다. 하지만 대개 그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질 않고, 적정선에서 타협을 해버리기 일쑤죠. 그런데 님은 요즘도 가끔 그런 사실에 대해 생각해 보시나봐요. 특히 맨 아래의 그림이 그렇습니다. 비슷한 두 나무, 그러나 색깔이 상반된 두 나무는 <내 속에 공존하는 두 자아>가 화면에 나타난 듯 해요. 대부분의 예술이 자신을 표현하는 것이라 그런가.... 화가 중에도 그런 그림을 그린 사람이 많습니다. 실레나 고흐도 두 나무를 함께 그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하더라구요. 보통 사람과는 다르게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에 대해 치열히 고민하는 점, 바로 그것이 매력적인 예술품을 잉태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아닐까요?

사실, 제가 배운 것은 어린이들의 그림을 바탕으로 한 미술치료입니다. 성인, 그것도 멋진 화가의 그림에 대해 말해보긴 처음이예요. 심리분석, 이라고 말하기도 어설프군요. 그냥, 님의 멋진 그림에 대한 제 감상문이라고 생각해주시면 좋겠습니다.(그래도 궁시렁 다이어리에 파뭍기에는 쪼금 안타까우니....심리검사 카테고리에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짜장면은 계속 비벼집니다. 쭈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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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4-03-23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저 소싯적 꿈이 정신과 의사 내지는 심리학자였는데..정말 멋있는 분석임다. 그림에도 새삼 감탄하구, 저렇게 분석하신데 우와~~...글구, 아이를 나으면서 둥글어지고, 배포가 넓어진다..에 한표!

책읽는나무 2004-03-24 0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섬세함을!!.....전 가끔 심리검사하시는 분들 참 대단하고 존경스럽고 동경이 대상이란 생각을 많이 하는데요......나는 그냥 대충,평범,쓰윽 훑어보고 있는사이.....똑같은 시간에 심리검사자들은 세심,분석,꼼꼼하게 보고 있었다는것이 참 놀랍더군요...^^....어찌하였든 님의 말씀에 동의하게 되는 부분이 참 많습니다...당사자는 어찌 생각할지 몰라도...^^....나중에 울아이도 그림을 좀 제대로 그리게 된다면 한번 문의해보고 싶네요....하~~ 내그림 문의가 더 빨를래나??....ㅎㅎㅎ

진/우맘 2004-03-24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무그림 검사(검사랄 것도 없지만^^)하고 싶으시면, A4용지에 연필로 나무를 한 그루 그리세요.(지우개는 쓰지 마세요) 그런 후에 스캔하거나 디카로 찍어 올리심, 간단한 정보 제공은 가능합니다. 에고그램 체크리스트보다 시간도 얼마 안 걸리니, 제 걱정은 마시구요.^^

진/우맘 2004-03-24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사례공부....들켰다.^^;;
그렇군요. 너무 이론에 치중했어요. 사실은, 그나마 이론에 치중하면 내 멋대로 잘못된 결론에 이르는 것을 지양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소심함이 저변에 깔려있었답니다.
계획대로라면 내년에는 2년 과정에 들어갑니다. 내공도 더 쌓고, 검은비님과 더 비벼진 뒤에(흠...왠지 에로틱하게 들리는^^;;;) 재도전 해보지요.^^
 

젊은 느티나무님을 마지막으로 심리검사 페이퍼가 한동안 개점휴업 상태였습니다. 그 이후 얼마간은 혹시 내가 놓친 코멘트가 있나 들락거렸는데, 그것도 잠시, 주인장에게조차 버림받은 페이퍼가 되고 말았죠. 그/런/데... 오늘 왠지 뒷골이 찌르르한 느낌을 받으며 들어가보니, 자그마치 한 달 전에 코멘트를 달아놓으셨군요!!!! 답변 없는 저를 얼마나 야속해 하셨을까.... 한 번 물어나 보시지...TT 머리에 시동 걸고, 오랜만에 열심히!!!

초심으로 돌아가서, 본 체크리스트에 대한 설명을 드리자면, Ego- Gram은 미국의 정신과 의사 Erick Bern이 1957년에 개발한 교류분석 (Transational Analysis)을 바탕으로 J. Dusay가 1972년에 만든 심리검사 도구입니다. TA이론은 사람은 자기의 내부에 부모(Parents),성인(Adult), 아동(Child) 3가지 부분을 갖추고 그것에 의해 인격이 형성된다고 보고, 이것을 자아상태라고 명명하였답니다.

CP 10. critical. parent의 약자입니다. <비판적 어버이로서의 자아>지요. 얼마나 비난, 편견, 징벌, 강압, 배타와 같은 단어와 친한지 알아보는 점수입니다. CP가 높게 나온 분들은 이상이 높고 독선적이거나 완고한 성격이 많지요. 10점이라면 일반적인 수준으로, 특별히 관용적인 성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지배적이지도 않은...이상적인 범주 내에 계십니다.

 NP 15. nuturing parent. <양육적 어버이로서의 자아>입니다. 이 점수가 높은 분들은 마음이 착하고, 돌보기를 좋아하며 타인에게 쉽게 공감합니다. 다른 사람을 기본적으로 좋게 보려는 마음을 갖고 있지요. 15점인 치카님이 딱 저렇지 않을까요? 그런데, 장점이 많기는 하지만, 아이를 키울때는 간혹 지나친 과보호를 하게 될 우려도 있으니 참고하시구요.

 A 11. adult. <성인 자아>입니다. 얼마나 정서적이거나 비판적이지 않고, 사실과 실제에 바탕을 두는가를 알아보는 점수입니다. 점수가 너무 높으면 자칫 기계적이다, 혹은 차가운 사람이다...는 말을 듣게 될 수 있구요, 너무 낮은 경우는 즉흥적이고 주관적이어서 아이들에게는 인기가 많겠지만, 보수적인 성인 집단이나 직장에서는 인정받기가 어려울 것입니다. A점수가 균형을 잘 잡고 있으면, 현실감각을 잃지 않고 생활을 잘 꾸려나갈 수 있는 자아상태인 것이죠. 11점이면 아주 이상적인 상태입니다. 적당히 현실적이고 객관적인 분이세요.

 FC 13. free child. <자유로운 어린이 자아>입니다. 이 점수가 높은 분들은 놀기 좋아하는 행동파로, 자발적이고 창조적이지요. 13점인 치카님도 상당히 <개방적>인 편입니다. 본능과 직관에 따라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세요. 노래방에서 노래부르라고 하면 한 번 이상은 안 빼실걸요?

 AC 10. adapted child. <적응된 어린이 자아>입니다. 부모의 관심을 얻기 위해 훈련된 정도, 얼마나 자기 표현을 억압당하며 자랐는가를 보여줘요. 이 점수가 높은 분들은 의존적이며 자기비하가 심하고, 그렇다고 너무 낮으면 독단적이기 쉽지요. 10점이면 역시, 이상적인 범주 안에 속하십니다. 독립적으로 바로 설 수 있는 자아상태예요.

전반적으로 어디 한 군데 나무랄데가 없군요.(오해하지 마세요, 검사결과가 늦었다고 그러는 거 아녜요~^^) 타인에게도 너그럽고, 적당한 자신감도 있으면서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실 것 같은 분입니다. 검사 결과가 늦어지는 것을 보면서도 '어...많이 바쁜가. 아님 못 봤나... 한 번 얘기해 볼까? 아니, 때 되면 해 주겠지.^^' 뭐, 그정도의 생각만 하셨을 뿐, 저를 욕하거나 짜증을 내진 않으셨을 것 같아요.^^;;;; 특별히 본인의 성격 때문에 손해보고 산다거나, 난 왜 이렇게 생겨먹었을까...하는 류의 고민은 별로 안 해 보셨죠?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인정받을 수 있는 균형잡힌 자아상태의 소유자이십니다. 그래, 난 성격이 재산이다! 하는 기분으로 오늘 하루도 즐겁게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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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03-23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삐지셨나본데요, 제가 그냥 던지겠습니다. 휘익----

ceylontea 2004-03-23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그러시면.. 진/우맘님이 마태우스님을 더 미워하실지도 몰라요... 흐흐

진/우맘 2004-03-23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 글 주인은 아직 구경도 안 한 것 같은데, 객들이 와서 두런거리고 있음 어떻게해요!!!
그리고, 마태님 던진 돌은 놀라운 운동신경으로 피했습니다. -.-;

ceylontea 2004-03-23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때리는 시누이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라는 말이 저 위에 코멘트 달면서 생각나서 주저주저하면서 글을 썼었는데... 어른들 말씀 틀린 것 하나 없군요...
ㅠ.ㅜ
오히려 마태우스님은 비껴 가시고.. 제가 진/우맘님에 매를 맞은 것 같아요...
그래도 괜찮습니다... 저 맵집 좋아요... ^^ 히히...chika님 빨리 데불고 와야겠네...

마태우스 2004-03-23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운동신경이 꽤 좋으시군요. 역시 멋진 분이라니깐요!! 알죠? 저 술 마신 거. 아니면 이시간에 왜 제가 이러구 있겠습니까...

chika 2004-03-24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히히... 저 왔어요~
처음 코멘트남긴 며칠은 결과 나왔나~ 하며 맘졸이고 드나들다가, 진/우맘님 말처럼 검사해달라고 메모를 남기까 어쩌까.. 궁리하다 그냥 뒀어요.. 히히 결과가 나오면 재밌을꺼고 안나와도 머...(사는데 지장 없쟎아요~ ㅋㅋㅋㅋ)
그보다는 제가 좀 소심해서리... 으하핫~ ^^
흠,, 글고 너무 좋게 말씀해주실라고 한거 같아서 내가 거짓말로 검사했나..? 라는 생각도 좀 드네요. 엉뚱한 짓은 많이 하긴 하지만... 노래방엔 안간답니다. 노래부르라 그러면 죽어라~~빼지요.. 우리나라에 보기 드믄 음치라서리.. ㅋㅋㅋ
아, 다들 회의땜에 바쁜가봐요~ 가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
 

하필...갑자기 우르르 손님이 몰려들 때의 끝자리에 계셔서...정말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기다림이 가치가 있어야 할텐데요.^^

CP - 10. CP는 비판적인 어버이로서의 자아입니다. 이 점수가 높은 분들은 대개 이상이 높고 독선적이며 완고한 성향이 있지요. 타인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많이 갖고 있어 비난, 편견, 징벌, 강압, 배타 등의 단어와 친하구요. 10점인 젊은 느티나무님은 <지배>과 <관용>의 경계선에 걸쳐 계십니다. 아주 너그럽지는 못하지만, 적당히 위엄이 설 수 있는 이상적인 범주 내에 위치해 계시므로 크게 우려할 바는 없겠습니다.

NP - 13. NP는 양육적인 어버이로서의 자아입니다. 13점이라면, 헌신적인 스타일의 양육자 기질이 엿보이는군요. NP가 높으신 분들은 마음이 착하고 돌보기를 좋아하며 공감적입니다. 타인을 따뜻한 시선으로, 칭찬의 안경을 쓰고 보지요. NP 역시 이상적인 범주 내에 계십니다.

A - 14. 성인자아입니다. 얼마나 정서적이거나 비판적이지 않고, 사실과 실제에 바탕을 두는가...를 알아볼 수 있는 대목이예요. 이 점수가 지나치게 높으면 비인간적이라는 불평을 듣기 십상이죠. 12점 정도가 적당한 점수라는 견해가 있으니...14점이면, 쪼오금 높지요? A 우위인 분들은 두뇌가 명석하고 논리적이며 합리적입니다. 매사 중립적이려고 애쓰구요. 법관들은 A가 높아도 되겠군요. 하지만 사실, 일상 생활 중에 이런 분들을 만나면 조금은 부담스러운게 사실이지요? 논리와 합리가 항상 최우선의 가치는 아니라는 사실, 기억하시구요, 가끔은 즉흥적이고 감정적인 결정도 내려보세요. 특히,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시다면.^^

FC - 15. 자유로운 어린이 자아.^^ 얼마나 본능과 직관에 자신을 맞길 수 있는가...얼마나 놀기 좋아하는 행동파인가...얼마나 창조적인가 등등을 보여주는 점수입니다. 상당히 개방적인 개구장이시군요. FC 점수를 보니 조금 높은 A는 크게 우려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놀다가도 내일을 위해 브레이크를 잡을 수 있는 분이실테니 말이예요. 그래도, 정말 하고 싶은 일에는 너무 제동을 걸지 마세요. 가끔, 아주 가끔의 일탈이 젊은 느티나무님에게는 약이 될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어...제 말 너무 믿고 큰 사고 치지는 마시고.^^)

AC - 16. 적응된 어린이 자아입니다. 님 역시 FC도 높고 AC도 높은 타입이시군요. 사실, FC와 AC는 각각 <자기 긍정>과 <자기 부정>을 대표하며 서로 상반되는 영역이라고 볼 수 있는데 말이예요. 16점이라면, 상당히 높은 점수인데...이런 분들은 대개 의존적이며 환경에 지나치게 순응하는 우유부단한 스타일이 되기 쉽습니다. 자기비하 성향도 항상 경계해야 하구요.

A, FC, AC 점수를 한 번 직역해 보자면... 님은 상당히 놀기 좋아하고 창조력이 넘치는 행동파입니다. 그런데 사실 알고보면 상당한 어리광쟁이 기질에 항상 자신감이 없는 사람이기도 하지요. 그러기에 되도록 논리적인 판단으로 현실생활을 합리적으로 꾸려나가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이런, 직역을 한다고 해놓고 제멋대로의 추측이 개입된 의역이 되어버렸군요. 이 대목에서 <뜨끔!> 아니면 <에이, 별 거 아니네>의 상반된 반응이 기대되는데요.^^ 여하간, 저도 그런 타입인데...FC와 AC가 모두 높으면, 대체로 자신에 대한 양가감정으로 인해 심정이 복잡하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님은 다른 세 영역에 큰 이상이 없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하고 좋은 사람인데...머리 속, 가슴 속은 항상 부글부글 우당탕탕일 수 있다는 거지요.

누누히 말씀드리지만, <이상적인 자아>란 없습니다. 물론 아이 엄마인데 CP는 너무 높고 NP가 낮게 나왔다면, 자신을 변화시키려고 노력을 할 필요가 있겠지요. 하지만, 노력 이전에 자신의 성향을 파악한 것만으로도 대개 절반은 성공한 것입니다. 젊은 느티나무님의 경우 CP, NP, A, FC 점수로 보아 어떤 상황, 어떤 역할에서나 무난하게 대처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분일 것으로 보입니다. 혹시, 제 추측대로 어떤 일을 앞두고 자신에 대해 혼란스러워 한 경험이 있으시다면, <그것은 내 성향이야>라고 깔끔하게 인정하고 대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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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느티나무 2004-02-16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진짜 신기하네요... 이렇게까지 저의 심리를 잘 알아맞추리라고 기대는 하지 않았었는데... 제가 진짜 생각도 많고 마음 속이 복잡하거든요. 저도 제 자신을 이해하지 못할 때가 많으니까요. 평소에는 엄청나게 감정적이고 구속받기 싫어하고..애정이 넘치다가도 어떤 때는 상당히 냉정해지거든요.(주로 사랑앞에서요) 그런 제 자신이 엄청난 변덕쟁이라고 생각했었답니다. 심리검사 결과 잘 참고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영어에서 손 뗀지 어언 몇 년인고... 님의 닉네임, 읽을 때는 좋게 <에어로 키드>라고 읽어 놓고는, 막상 제목에 쓰려니 스펠링이 헷갈리는 겁니다. 에이...이...알....오... 에로 키드?! 죄송합니다.^^;; 날으는 아이를 순간 에로 키드로 오인해 버리다니...ㅋㅋㅋ

CP - 14. CP는 비판적인 어버이로서의 자아랍니다. 14점인 님은 상당히 <지배적>인 편. 혹시, 아이를 자꾸 야단치게 되지는 않으신지?(뭐, 어느 엄마나 그렇지만요.) CP 성향이 강한 분들은 대개 이상이 높고 독선적이며 완고한 성향이 많거든요. 이상이 높다...즉, 아이에게 지나치게 높은 수준의 잣대를 들이댈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이가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쉽게 비난하거나 체벌하게 될 수도 있구요. 아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비판적인 어버이로서의 모습은 자제하는 것이 좋겠죠? 그런데 문제는, CP와 NP가 대개 부모의 모습이 그대로 학습된, 즉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이 이미 내면화되어버린 생활개념이라는 점입니다. 때문에 높게 나온 점수를 낮추는 것은 각고의 노력이 없이는 어렵다는군요. 그러므로 매 순간 강화가 필요하겠지요? 아이를 꾸짖기 전에 한 번씩 '얘가 몇 살인데...이러는 게 당연한 거 아닌가?'라고 브레이크를 걸어 보세요. (그렇게 말하는 진/우맘은 잘 하고 있느냐...결코 아니죠~ 에휴~)

 NP - 12. NP는 양육적인 어버이로서의 자아입니다. 12점이면 적당히 헌신적...이라고나 할까요. 대개 마음이 착하고, 돌보기를 좋아하며 공감적인 분들이 NP 점수가 높게 나옵니다. 그런데 Aerokid님은 아까 CP점수가 약간 높으셨잖아요? 이런 경우 NP 성향을 높이려 노력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두 점수는 <타인 부정>과 <타인 긍정>이라는 상반된 성향을 대표하거든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좀 더 이해해 보려고 애쓰고, 단점보다는 장점을 보려고 부단히 애쓴다면...서서히 변화할 수 있겠지요?

 A - 11. 성인 자아입니다. A점수가 높은, A 우위타입의 사람들은 두뇌가 명석하고 논리적이며 합리적이고 차갑다는 특성이 있지요. 이 점수가 지나치게 낮을 경우 즉흥적, 주관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현실생활을 균형있게 영위하는데 어려움을 겪게 될 수 있습니다. 11점이라면 이상적인 수준입니다.

FC - 13. 자유로운 어린이 자아입니다. FC 우위타입은 놀기 좋아하는 행동파로 자발적, 창조적, 자기긍정적이지요. 님도 약간 높은 편이군요. 저는 FC가 높은 분들이 좋아요~^^

AC - 16. 적응된 어린이 자아입니다. AC 우위타입의 사람들은 얌전하고 하고 싶은 일을 잘 참습니다. 대개 수동적이고 보수적이며 자기 부정적이죠. 읽다가 어? 하셨지요? 방금 FC에서 드린 말씀과는 딴판이니까요. 사실, 사람의 자아와 성향을 이렇다! 하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요. 아무리 적극적이고 활발해 보이는 사람도 스스로는 내성적인 구석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대부분이니까요. 저도 두 점수가 다 높은데 내성적이고 우유부단한 제가 싫어서 활발하고 적극적인 성격을 어느정도 <만들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님의 경우는 어떤지 모르겠네요. 자신에게 양가감정이나 혼란을 느끼고 있을 수도 있겠지만, 크게 극단적인 점수가 아니라 심하지는 않을 겁니다. AC가 높은 분들은 또한 어리광을 부리고 의존적이며 지나치게 순응하여 자기비하의 성향이 나타나기도 해요. 그러므로 독립된 인간으로 바로서려면 조금 주의하시는 것이 좋겠지요?

CP와 AC 점수가 약간 두드러지네요. CP영역은 아까 말씀드린대로 아이를 기르면서 주의해야 할 부분이므로 조금 신경을 쓰시구요, AC 부분은...이미 어느정도 창조적인 행동파의 기질이 있으시므로, 스스로의 모습에 자신감을 갖는다면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겁니다. <이상적인 자아>라는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이상적이라는 것은 상황에 따라 상대적으로 변하는 거겠죠. 자신의 자아 특성을 인식하고, 그리고 현재의 생활에 큰 불만이 없다면 그것이 바로 이상적인 자아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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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roKid 2004-02-12 2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나 제 문제를 콕 집어내어 족집게 라는 말이 절로 나오네요....
음... 이런 것을 결혼 또는 아이를 낳기 전에 해보았더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결론부분에 있는데로, 결혼전엔 크게 문제되지않게 살았더랬는데, 아이를 낳고부터 자신의 CP를 알게되어 혼란스러웠거든요. 아이랑 그렇게 살고싶진 않았거든요.
두째를 낳고 2년이 지난 지금에야 겨우 조절할 수 있게 되었지요. 그러니 울 첫찌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짐작이 되시나요? (지금도 밥 잘먹고 잠 잘 잔 날에나 겨우 자신을 조절할수있지요)

바쁘신데 정말 수고 많으시네요. 저에겐 너무나 좋은 기회였어요. 제 자신을 알게되어서요...
 

많이 기다리셨지요? 에...이쯤에서 다시 한 번 안내드리자면, Ego- Gram은 미국의 정신과 의사 Erick Bern이 1957년에 개발한 교류분석 (Transational Analysis)을 바탕으로 J. Dusay가 1972년에 만든 심리검사 도구랍니다. TA이론은 사람은 자기의 내부에 부모(Parents),성인(Adult), 아동(Child) 3가지 부분을 갖추고 그것에 의해 인격이 형성된다고 보고, 이것을 자아상태라고 명명 하였지요.

CP=13점. CP는 비판적인 어버이로서의 자아입니다. 13점인 모래언덕님은 약간 높은편이군요. CP우위타입의 사람은 이상이 높고 양심이나 정의감을 중요시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다른 사람을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어서 비난, 편견, 질책, 강압, 통제..같은 단어와 쉽게 친해지기도 하지요. 혹시 주변에 마음에 안 드는 사람이 많다면...그 중에 한 사람을 콕 집어놓고 생각해 보세요. 내가 혹시 저사람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지는 않은가? 하구요.^^

 NP=11점. 양육적인 어버이로서의 자아입니다. NP 점수가 높은 분들은 마음이 선하고 공감적이며 돌보기를 좋아하고 타인긍정적입니다. CP가 높은 분들이 비난의 안경을 쓰고 있다면, NP가 높은 분들은 칭찬의 안경을 쓰고 있는 것이지요. 님의 경우 양육자로서는 심한 방임형 스타일은 아니고, 어느정도 헌신적...이라 표현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아까 CP점수가 야악간 높았기 때문에, 상호보완 차원에서라도 NP점수를 육성하려 노력해보는 것이 바람직하겠네요.

 A=12점. 성인으로서의 자아입니다. 12점이라면 아주 이상적인 상태로, 적당히 현실적이라서 사실과 실제에 바탕을 둔 사고를 하며 합리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자아상태입니다.

FC=13점. 자유로운 어린이로서의 자아입니다. FC가 높은 분들은 놀기 좋아하는 행동파로, 자발적이고 창조적이며 자기긍정적이지요. 13점이면 약간 높은 점수로 이상적인 범주 안에 계십니다.

AC=10점. 적응된 어린이로서의 자아입니다. AC 점수가 높은 분들은 얌전하고 하고 싶은 일을 잘 참는다는군요. 수동적이고 보수적인 성향이 있고, 자기비하 경향이 나타납니다. AC만 보면 가장 이상적인 점수는 8점이랍니다. 8점 정도면 우유부단하지도, 독단적이지도 않은 독립된 인간으로의 균형을 이룰 수 있다고 보는 것이지요. 10점이라면 이상적인 범주 안에 위치해 계신데다가, 아까 FC도 조금 높게 나왔으므로 상호보완 측면에서 보면 적당하다 할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크게 모난데가 없는 자아상태입니다. 모래언덕님이 자신이나 생활에 별 문제점을 못 느끼신다면 특별히 개선점을 찾아 애쓸 정도는 아니지요. 하지만 혹시 주변 사람이 마음에 안 들어서 스트레스를 받으신다던가, 좀 더 따뜻한 사람이 되고 싶다, 대인관계의 폭을 넓히고 싶다...하는 욕구가 있으시다면 NP영역을 좀 더 육성해보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입니다. CP는 낮추고 NP는 육성한다!는 마음가짐을 갖는 것이지요. 그런데 사실, 높은 것을 낮추기는 어렵고 낮은 부분을 신장시키는 것이 더 수월하다고 하네요. <차카게 살자!>는 끊임없는 자기암시를 하면서 다른 사람에 대한 기대수준을 낮추고, 싫은 소리 두 번 할 것을 한 번으로 줄인다면 서서히 변모하는 자신을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얘기하다보니 꼭 모래언덕님이 나쁜 사람이라고 하는 것 같군요.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균형잡힌 자아상태에 속하시는 편입니다. 자신을 변화시키고자하는 욕구가 있을 때 위와 같은 시도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사족을 단 거예요.(무난하다고 암 말 않고 글 끝내버리면 성의 없잖아요.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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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언덕 2004-02-10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른 분들의 심리검사결과를 보면서 제가 너무나도 무난한 것이 아닌가하는 걱정(?)을 했답니다. 너무 재미없잖아요? 불행하게도 전 '잘 놀아보자' 타입도 아니고 '범생이' 타입도 아니고 '자기헌신'은 더욱 아니니까 자유로운 자아를 갈망하지만 사실은 재미없는 무난함이 저와 딱 들어맞는것도 같네요.
년초 올해의 목표에도 그렇게 썼는데... 요즘은 의식적으로라도 주변사람을 칭찬하려고, 좋은 점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아 재미없는 멘트를 또했군요) 노력해서 얼마나 이룰지 모르겠지만 NP를 높이자! 명심하겠습니다. '차카게 살자' 이것도요.
앗차, 그리고 넘넘 감사합니다. 생각보다 훨씬 빨리 결과를 보여주셨는데 출근은 잘하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