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에 누웠다. 울 새끼들은 잘 때는 불효자들이다. 한사코 내 양 곁을 고수해서, 아빠는 혼자 침대에서 자고 우리들은 방바닥에 이불 깔고 셋이 잔다. TT 뒹굴거리던 예진이가 말한다.

"엄마."
"왜?"
"엄마."
"왜에?"
"엄마 안 죽을거지?"
"어? 그게 무슨 말이야?"
"엄마, 안 죽는거지?"
"살아있는 모든 것은 죽는거잖아. 그런데 엄마는, 나중에나중에나중에 죽을거야. 걱정마."
"오래오래오래 있다가, 나중에나중에나중에 죽어?"
"응."
잠시 후에.
"엄마."
"?"
"난, 엄마 죽으면...(효과적인 짧은 침묵 후에 울먹이며) 못 살아.(아....이 마지막 글자 '아'는 거의 들리지 않게 흐려진다!)"

내가 못살아~~~~ 그 순간의 감정을 어찌 설명해야 할지. 귀엽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찡해서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지...싶기도 하고....
잘 살아야겠다. 바르게 살아야지. 한 아이(아니, 두 아이)의 지붕이자 모델이고 밥이며 즐거움인 내가, 어찌 막 살 수 있으랴.

잘,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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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산 2004-07-10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할 때, 한번씩 이런 찌잉한 순간이 있죠.
정말 엄마로서 끝까지 지켜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마음가득 밀려옵니다. 잘 살자구요! ^^ 화이팅!

다연엉가 2004-07-10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흨흨 소현이도 예진이처럼 저런적이 있었는데 굳게 다짐하게 되더라구, 오래살고 잘 살아야겠다고... 나는 대답을 이래 했다루...걱정마라 벼럭빡에 똥칠할때까지 살꺼니까!!!!무작스런 애미가 아이의 심각한 말에도 이렇게 했다우. 가슴이 뭉클하오.

진/우맘 2004-07-10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이팅! 그런데 이미지가 바뀌셨네....뭘까? 저 체크 무늬는? 뛰어 가서 확인해 봐야지~

쉼표 2004-07-10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전 출근길에 애다섯을 가진 엄마가 군용차에 치여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얼굴도 모르는 아이들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걱정되더라구요..
정말 애가진 부모는 오래 살아줘야해요..자식을 위해서!!
진우맘님도 만수무강하세요!!

딸기엄마 2004-07-10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얼마전 저희 친정 할아버지의 장례식이 다녀온 저희 딸래미들도 "엄마는 죽으면 안돼~ "그러는데 괜히 맘이 저리더라구요.... 저도 진/우맘님처럼 잘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봅니다.

진/우맘 2004-07-10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울님 찌찌뽀옹~ 벼럭빡!!! 오랜만에 들어보는 정겨운 고향의 말!

진/우맘 2004-07-10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억...얄님과 딸기엄마님도 찌찌뽕....
갑자기 들이닥쳐서 놀랬잖아요!^^
얄님 반갑습니다아~ 그리고 딸기엄마님, 아영엄마님 이벤트에 당선된 것을 축하드려요.^^

물만두 2004-07-10 1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에고 울 오마니 저 어릴 적 돌아가시기 직전까지 갔던 생각나네요. 무조건 오마니들은 오래 살아야 할 책임이 있답니다... 님 건강하세요...

다연엉가 2004-07-10 1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읔...한꺼번에....낙엽 떨어진것 같다.

*^^*에너 2004-07-10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 뭉클하시 겟어요.

조선인 2004-07-10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진이 정말 이뻐요. ㅠ.ㅠ 감동이 주르륵 넘칩니다.

2004-07-10 1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진/우맘 2004-07-10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너님, 얼짱이 아빠인 형부에게도 건강하라고 전해주세요.
책울님> 그러게...모두들 뭐, 약속한 것 처럼.^^;
만두님> 만두님도 건강하세요, 꼭이요~~~

미완성 2004-07-10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너무 예쁜 가정이네요, 진/우맘님..! 제게도 모델이 되어주세욧..!
(아, 그냥 하면 되는 건가;;) 아아, 부군되시는 분이 너무..마음이 아픕니다;;
마음이 아파요..;;
오래오래 꼭꼭 건강하세요^^*

superfrog 2004-07-10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언니 둘째딸은 '엄마 없으면 누가 밥해주지?' 라고 갸우뚱거리더니 '아, 언니가 해주면 되겠다!'하고 안도하며 표정이 밝아지더군요.. 흠;;;

ceylontea 2004-07-10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두 건강하게 자알 살자구요~~!!

2004-07-10 12: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aire 2004-07-10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진이 말에 300%, 아니 3000% 동감입니다... 진우맘 님 오래 사세요! 예진이와 세상의 모든 딸들을 위해서!

아영엄마 2004-07-10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혜영이가 가끔 그런 말 하곤 합니다.. 이녀석은 저 없으면 못산대요.. 어찌 그리 엄마가 좋을까.. 하긴 그것도 어릴 때 이야기지만... 그런데 우리 첫째 녀석은 금붕어님네 아이처럼 밥은 누가 해주고 누가 돌봐주나를 걱정하는 듯... ^^;;

sooninara 2004-07-10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래미가 효도했구만^^

불량 2004-07-10 15: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는. 항상 세상의 든든한 버팀목인걸요..
지금도 엄마 없이 어찌살까..생각하면 암울~
진우맘님 건강하게~오래오래..아이들과 행복하게 사세요!!

▶◀소굼 2004-07-10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진이가 어디서 무슨 얘길 들은건가...그러고 보니 난 어릴 때 저런 얘기도 안하고 산듯;
우리모두 건강히 열심히 살아요~

비로그인 2004-07-10 1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괜히 눈물바람만 하고 가잖우~~

마냐 2004-07-10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허허. 뽁스님도 눈물바람까지....전 애들 낳고 난 직후..가장 먼저 생각한게.."오래 살아야지"였는데.....암튼, 사는게 힘들다보니..몸에 안 좋은건 다 하고 살아서리...쩝.

비로그인 2004-07-10 2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눈물이 ~

뎅구르르르~~ 2004-07-11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진이는 커서 기억도 못할걸.. 다른 사람들이랑도 이야기 해보면 본인의 성장과정에서 진짜로 중요하다고 (나름대로)생각하는 사건 사고들은 엄마들이 보통 기억을 못하더라고. 반면 이런거는 엄마가 무지막지하게 감동을 먹었는데 예진이는 기억도 못한다는 거.. ^^

마태우스 2004-07-11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 진우맘님.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 애들 때문이기도 그렇구, 저랑도 오래도록 친구 해야죠.

책읽는나무 2004-07-11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의 말한마디에 큰힘을 얻고...감동을 먹는다는 소리...
저도 조금 체험하고 있긴 합니다만....
예진이의 성숙한 말은 정말 가슴이 찡하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