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로 짜증났던 긴 여름이 지나고 아침 저녁으로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입니다.
호시절은 다 가고, 월요일부터 하반기 연수가 다시 시작되었습니다.
조용하던 연수원이 이제는 연수생들로 벅적벅적 되니 사람 살아가는 냄새가 뽀글뽀글 풍깁니다.
이번 주와 다음 주는 그야말로 지옥의 레이스가 진행될 듯 합니다.
어제부터 오후 내내 그리고 저녁 9시까지 강의가 있었습니다. 간만에(?) 해서 그런지 벌써 목이 잠겨 버렸습니다. 오늘오후 2시부터(지금은 집)는 한국생산성본부에서 3일간 커뮤니케이션플러스과정 교육이 있어 서울에서 지내야 할 것 같습니다. 금요일에 동 과정을 수료하고 나면 저녁 비행기로 제주도로 날아가야 합니다.
토요일(9일)에 제주도 관내 새마을금고 직원을 대상(400여명)으로 금융환경의 변화와 대응방안이라는 주제로 오전오후 각 1시간씩 특강을 해 달라는 국장님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했기 때문이랍니다.
휴일에는 어떠한 일이 있어도 철저히 쉬는 것이 저의 철학인데 이번에는 거절을 할 수가 없었답니다.
알고 보니 그 날 고종사촌누님의 아들 결혼이 있어서 일도 봐주어야 하는 데 특강으로 인해 참석할 수 없음이 미안하기도 하답니다.
특강이 끝나면 저녁 8시50분 비행기로 청주공항으로 돌아오는 일정이랍니다. 물론 공항에는 아내가 마중 나와서 기다리기로 했구여.
다음주부터는 내가 주 담당을 맡고 있는 수신실무과정이 입교를 하기 때문에 다른 과정과 중복이 되어 강의에 의한 강의만으로 정신없이 지낼 듯 합니다.
특히 수신실무과정은 4박5일 동안 대부분이 혼자서 강의하고(외부강사도 있긴 하지만) 진행하는 관계로 일주일 내내 저녁 늦게까지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답니다.(여름에 운동 좀 많이 할 걸, 완전히 체력 싸움인데)
산업교육은 크게 직무능력교육과 관리능력교육 그리고 전문가 양성과정으로 분류를 하는 데, 대부분 50:50의 비율로 과정을 개발해서 실시합니다. 연수원에서 제가 담당하는 과목은 직무교육은 수신을, 관리능력은 커뮤니케이션스킬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연수생들이 관리능력교육은 흥미롭게 수강을 하지만 직무능력교육은 이론중심의 업무교육이고, 수료하기 위해서는 평가시험을 봐야하는 관계로 힘들어 합니다.
특히 금융과 관련된 이론을 접목시킨 직무교육(어떤 분야나 마찬가지 이지만)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강의이기 때문에 연수생들에게 흥미를 유발시키고, 강의하는 내내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연수생을 휘어잡을 수 있는 기법이 필요하고 때로는 배우도 되고 개그맨도 되기도 한답니다.
명강의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신 모 인사가 한 말이 생각납니다.
"산업교육은 신들린 듯 해야 연수생들이 흥미를 잃어버리지 않고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무당이 작두를 타는 기분으로 강의를 해야 한다."
상당히 공감 가는 말이기 합니다.
강의를 하는 것이 때론 힘들기도 하지만 연수생들이 수료 후 연구실로 찾아와 "교수님 강의가 너무 재미있고 인상 깊었으며, 귀에 쏙쏙 들어오게 강의를 해 주셔서 그 동안 모르고 지냈던 것을 많이 알게 해주셨습니다. 돌아가서 업무에 많이 활용하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다른 과정에서 자주 뵙도록 하겠습니다" 라는 말을 들으면 그 동안의 피로가 눈 녹듯이 사라지고 몸에 힘이 불끈불끈 솟는 것을 느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