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청주에서 고딩친구 모임이 있었다.
한달에 한번 만나고, 여러모임에서 겹치는 녀석들도 있고 해서 자주 만나는 친구들이다.
이제는 다들 자기의 위치에서 한가닥들씩 하고 있으니 만나면 늘 즐겁다.
별 얘기가 특별히 있는 것도 아닌 데 한마디씩 하면 다들 즐겁단다.
조치원에 있는 친구 사무실에 차를 놓고 친구차를 타고 청주로 가기로 했는 데 친구녀석이 하는 얘기가
조심스럽다. 요즘 장마철이긴 한데 조치원의 특산물인 복숭아 좋아하냐고 한다.
농담삼아 제사지내는 일없으면 복숭아 입에 달고 산다라고 했더니 한상자 구입하란다.
생각없이 그러마라고 해놓고서는 비가와서 당도가 떨어질 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친구가 권한 것이니만큼 어쩌랴. 거절을 잘 할 줄 모르니.......
바로 과수원으로 직행했다. 구런데 이 녀석이 주문해 놓은 것이 7BOX란다.
허걱! 친구거래처인데 팔아주기 위해 친구들에게도 주문을 받은 모양이다.
휴우~~ 내가 다 사라고 하는 줄 알았네.
2만원씩이란다. 차 타고 오면서 조용히 말한다.
그동안 너한테 신세 진 것도 있고해서 너는 돈 내지 말고 그냥 가져가라 한다.
신세준거 없는데.... 돈을 준다고 하니까 극구 사양이다.
미안하기도 하지만 성의로 인해 복숭아 1BOX를 그냥 받았다.
친구야 고맙다.
금욜오후 아내에게서 전화가 왔다.
옥수수 2BOX가 배달되어 왔는 데 내가 주문한 거냐고......
어허 아닌데. 누구한 테서 왔느냐고 물으니 "괴산 불정"에서 왔단다.
그곳은 울 외가가 있는뎅. 아하 그곳에 있는 금고 이사장님이 금년에도 보내셨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금고에서 농가와 연결하여 판매하고 있는 대학찰옥수수를 올해도 보낸주신 것이다.
아유 황송해라.
당장 전화드렸다. 매년 이렇게 후의를 베풀어주셔서 넘 감사하다고 했더니.
아니란다. 그동안 박교수님에게 많은 도움을 받아서 고마워서 보내주시는 거란다.
에궁~~ 내가 무슨 도움을 주었다고......
오늘아침 출근할 때 옥수수 30개를 삶아서(아내가 삶았다. 나는 잤다. ㅎㅎ) 연수원으로 가지고 왔다.
교수들과 연수원직원들에게 따끈따끈한 옥수수를 돌렸다.
너무너무 찰 지고 맛있는 옥수수였다.
다들 맛있게 먹어주니 또한 고맙다.
가끔가다가 생각지도 않은 선물이 들어오곤 한다.
그럴때마다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보내주신 분의 성의를 생각해서 감사한 마음으로 받는다.
다만, 내게는 되돌려 줄 수 있는 것이 없는 듯 하여 죄송스럽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