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의 낭만 크루즈 여행
이형준 글.사진 / 열번째행성(위즈덤하우스) / 200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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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표지의 거대한 유람선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리는 듯 시원해진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크루즈 여행에 대해 생각해본 적은 없었다. 20년간 많은 곳을 여행했고 여러번의 크루즈를 떠났다는 저자의 이력부터 놀라웠다.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나 또한 '크루즈'하면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사람들의 호화 여행이라고 생각했다. 호텔 숙박비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크루즈 여행이라지만 역시 비용에서 엄청난 출혈을 감수해야 한다고 나와 있다. 많은 시간과 비용 부담을 감수하는 만큼 여행 전에 철저하게 조사하고 계획한다면 꽤 멋지고 특별한 여행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예전에 그리스 배낭여행을 할 때 크레타 섬 하냐에서 피레우스까지 커다란 유람선을 타고 갔다. 당시만 해도 영화에서 봤던 타이타닉호가 가장 큰 유람선이었기에 친구랑 둘이서 우리가 탔던 유람선이 마치 타이타닉호인 듯 신기해하며 돌아다녔다. 화려한 인테리어의 넓은 레스토랑은 같은 공간에 있긴 했지만 우리와는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 즐기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스크린에서만 보던 멋진 제복을 입은 직원들이 인사하는 것만으로도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느낌이었다. 그런데 내 눈에 크게만 보였던 유람선보다 훨씬 더 큰 유람선의 그림을 보니 입이 벌어진다. 도서관이나 인터넷 공간, 레스토랑은 물론이고 각종 바와 카페, 문화시설과 공연장, 다양한 스포츠와 놀이시설, 의료시설까지 갖추고 있는 모습에 마치 작은 세상 안에 들어가 있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적게는 수백 명에서 많게는 수천 명이 이용한다니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그래서 어떤 유람선으로 여행을 해도 불편함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코스에 따른 크루즈의 1인당 가격을 보고 큰 마음을 먹지 않는 한 여행하긴 힘들겠구나 생각했다. 배낭여행이나 패키지 여행만 생각하던 내게 크루즈 여행은 현실적인 나의 생활을 한번 더 생각하게 했다. 
 
결국 책을 읽으면서 크루즈라는 조금은 생소했던 여행을 내 일생에 적어도 한번은 해볼만한 가치가 있겠구나 생각했다.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크루즈의 유혹에 넘어가지 않을까.

어떤 코스와 어떤 유람선을 선택해야 할지 크루즈 요금은 어떻게 달라지는지 여행하기 좋은 시기는 언제인지 크루즈 여행의 장단점은 무엇인지 친절하게 알려 준다. 유람선에서 실시하는 선택관광과 개인이 따로 움직이는 자유관광을 함께 해보고 싶다. 책에서 소개하는 다섯 가지 크루즈의 여행루트와 일정에서부터 매일매일의 주요 일정과 이벤트, 각 도시의 여행 명소 등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크루즈 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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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라도 즐거운 도쿄 싱글 식탁 - 도쿄 싱글 여행자를 위한 소박한 한 끼
김신회 지음 / 넥서스BOOKS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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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난 여행 냄새가 나는 사진이 좋다. 이국적인 풍경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 속이 시원해진다. 맛있는 음식이 가득하다면 행복해진다. 친구와 그리스 여행을 할 때에도 갖가지 음식 맛보기를 기본으로 계획했었다. 찜통더위로 인해 음료와 아이스크림만 잔뜩 먹고 왔지만 말이다. 내가 좋아하는 여행 이야기와 음식 이야기를 함께 들려준다니 이렇게 좋은 책이 어디 있을까 싶었다. 

저자는 도쿄를 좋아한다. 혼자 하는 여행을 즐긴다. 맛있는 것 먹는 것이 취미다. 하지만 길치다. 나는 일본을 좋아한다. 한번도 가본 적은 없지만 가게 된다면 도쿄에 가장 먼저 들르고 싶다. 친구나 친척이 있는 곳으로 혼자 여행해보기는 했지만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곳으로 혼자 여행해본 적은 없다. 하지만 혼자 하는 여행도 꽤 즐거웠다. 맛있는 것 먹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배낭여행 중에 지도 하나 들고 골목길을 누비며 다니는 것은 정말 즐거웠다. 가끔씩 길치일 때도 있다. 저자와 내가 좋아하는 게 비슷하다는 것만으로 기대가 되었다. 

한번 훑어본 책은 예뻤다. 프롤로그와 메뉴 페이지의 색상이 예뻤고, 메뉴의 깔끔한 형식도 마음에 들었다. 각 장을 시작하는 사진의 느낌이 좋았다. 반짝반짝 윤이 나는 엎어진 그릇들, 초록빛깔 채소 사이의 바구니에 담긴 완두콩, 붉은색의 탐스러운 토마토, 쪄 먹고 싶은 동글동글 감자 등. 여행 중에 찍었을 여러 장의 사진을 한 페이지에 편집한 게 예뻤다. 비슷한 색상의 사진들을 모았던 것도 그렇고 하나하나가 작품 같았다. 현지인들이 보면 일상의 한 부분이고 별 것 아닌 것처럼 생각하겠지만 내게는 외지(外地)의 모습이라서 그런지 보는 것만으로도 색다르고 멋있었다. 자그마한 음식 사진들은 군침이 돌 만큼 맛깔스러워 보였다.

도쿄 싱글 여행자를 위한 소박한 한 끼를 소개해주고 있다. 일식을 좋아하는 내게 이 책은 보물상자다. 우리나라 모듬회덮밥 정도인 '치라시즈시', 소고기덮밥 '규동', 튀김덮밥 '텐동'을 먹고 나면 속이 든든할 것이다. 도심 정원에서 따뜻한 모닝 수프 한 그릇을 먹거나 공원 벤치에 앉아 유부초밥 '오이나리즈시'를 맛보고 싶다. 술 한잔 후에 뜨끈한 국물과 다양한 해산물을 함께 먹을 수 있는 '오챠즈케'는 어떨까.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야끼소바'를, 정육점 튀김코너에서 '(다진 고기를 뭉쳐 튀긴) 멘치카츠'나 고로케를, 시원한 바람이 부는 잔디밭에 앉아 주먹밥 '오니기리'를 먹고 싶다. 한 입 떠먹는 즉시 얼얼한 매운맛에 놀란다는 일본 카레, 잘게 썬 유부가 들어가는 '키츠네소바', 여러 종류의 라멘과 카레우동, 일본인이 좋아한다는 '멘타이코(명란) 스파게티' 그리고 맥주와 함께 '타코야끼'를 먹는다면 행복할텐데......    

길지 않은 내용이지만 저자의 여행 추억과 함께 맛있는 음식과 식당 정보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각 장의 뒷부분에 소개된 디저트나 간식, 소박한 도쿄나들이도 볼 만하다. 책 한 권을 통틀어 불필요한 부분 없이 재미있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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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금융상식 - 재테크는 기본, 금융의 미래까지 짚어주는 생생한 재테크 바이블! 직장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시리즈 3
류대현 지음 / 새로운제안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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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에 '직장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목돈만들기'를 읽었다. 일반인들의 질문을 먼저 보여주고 그에 대한 답변으로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서 좀더 재미있게 읽었고 이해하기 쉬웠다. 적은 월급으로도 목돈을 만들 수 있는지 내 재산은 어떻게 파악하는지 책을 읽을 즈음에 생각 중이던 CMA통장은 어떤지 등 직장 생활을 하면서 관심 두고 있던 부분의 여러 궁금증이 풀렸다. 특히 마지막 장의 목돈만들기 실전사례가 인상 깊었다. 그래서 '직장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금융상식'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아 읽게 되었다.

저자는 기초 금융상품과 주식, 펀드, 보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금융 재테크의 최고봉이라는 주식은 위험성이 크다는 말을 많이 들어서 그런지 관심을 갖고 공부한 적이 없다. 책을 읽으면서도 전문 서적을 읽는 듯 어렵기만 했다. 자세하게 읽은 부분은 1장_금융 재테크의 시작(금융과 기초 금융상품)과 3장_금융 재테크의 실속파(펀드)이다. 금융 재테크의 보디가드라는 보험도 몇 가지씩 가입해야 한다고들 하지만 아직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다. 

학창 시절에 복리로 계산하는 수학 문제를 어려워 했었다. 많이 들어보기는 했어도 복리와 단리의 정확한 차이점을 알지 못했다. 원금에 대해서만 이자가 붙는 상품이 단리상품이고, 이자에 이자가 붙는 게 복리상품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가능하면 고객에게 소중한 존재인 복리예금을 숨기고 단리예금만 팔아야 하고, 실제로 금융기관에서 판매하는 예금 중에 복리상품이 많지 않다고 한다. 복리예금과 성격이 비슷한 상품이 있으니 그게 바로 펀드란다. 

현재 가입한 펀드는 증권사에서 가입한 적립식 펀드 하나이다. 주기적으로 날아오는 증권사의 우편물을 뜯어볼 때마다 뭐가 뭔지 모르겠어서 재활용 상자에 넣어버리곤 했다. 이제부터는 꼼꼼이 읽어보려고 한다. 책을 읽으며 펀드 가입시기는 언제가 좋은지 좋은 펀드를 고르기 위해 어떤 사이트에 접속해보면 좋은지 등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복잡하게만 보이던 보험의 종류, 종신보험보다는 '정기보험+적금, 펀드투자'가 좋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 노후 대비를 위한 연금에 대한 이야기도 큰 도움이 되었다. '직장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시리즈가 앞으로도 계속 출간된다면 읽어볼 의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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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 북 두 번째 이야기
서은영 지음 / 시공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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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스타일'이라는 단어와 거리가 멀다. 이제는 친숙해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혹은 관심 갖고 있지 않는 분야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책을 선택했다.

굽이 높은 구두를 거의 신지 않지만 표지의 빨간 구두가 왠지 끌린다. 구두를 이것저것 신어 보면서 높은 굽 때문에 균형잡지 못했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빨간색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가끔 눈에 띄어 관심을 둘 때가 있다. 백화점에서 비싸게 샀던, 바닥이 고무로 된 구두 같은 빨간 운동화는 너무 튀어서 몇 번 신지도 못했다. 시장에서 싸게 샀던 빨간 지갑은 낡았는데도 몇 년째 사용하고 있다. 예쁘게 그려진 빨간 구두로 기분 좋게 책장을 넘겼다.

그녀는 예뻤다. 프로필 사진이 눈부시다. 옷을 가장 많이 입혀보았으며 '최고의 스타일리스트'인 서은영. 그녀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다. 그녀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어머니와 이모가 일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 원동력이라고 한다. 책을 통해 자신이 느꼈던 스타일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한다. 하지만 스타일 자체를 어렵게 생각해서 그랬는지 책의 내용이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무성영화 시대의 주인공들 옷차림에서 클래식 룩을 이야기하고, 할머니 이야기를 꺼내면서 빈티지에 대해 들려준다. 여행, 건축, 음악, 미술 등 예술과 관련한 모든 것들이 스타일과 연결지어 설명된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어머니와 이모의 패션 차이와 열정에 관한 이야기는 재미있었고, 수선 노하우는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지는 듯했다. 가족 이야기나 그녀의 스타일 변천사는 친한 친구 또는 친한 언니의 비밀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숨죽이며 읽었다. 클래식 영화를 골라 보거나 패션에 영감을 주는 책들을 읽어보고 싶다. 

꽤 길게 설명한 시대별 빈티지(그녀가 추천하는 빈티지 숍 포함)는 거의 읽지 않고 넘겨버렸지만, 간간이 첨부된 사진들과 그녀의 그림을 확인할 수 있어서 책 보는 동안 지루하지는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뭔가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찾고 싶었는데 그에 상응하는 이야기라면 part2 정도인 것 같다. 그녀에게 있어 맏아들 같은 존재라는 재킷, 드라마틱한 트렌치코트, 요술 공주 밍키의 마술봉 같은 존재 원피스, 스커트, 진주, 가방, 모자, 구두 등 그림과 함께 설명된 것은 좋았다. 그러나 친근함이라든가 일반 대중과의 연결 고리가 없는 듯하다. 일반인이 아닌 패션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책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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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 도시 그리고 추억
오르한 파묵 지음, 이난아 옮김 / 민음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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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이스탄불,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곳이다. 이스탄불이라는 제목에 이끌렸다. 술탄아흐메트 지구에 있는 톱카프 궁전에도 들르고, 아야소피아 박물관의 '마리아의 손 모양' 앞에서 소원도 빌고 싶다. 볼거리가 가득하다는 지붕이 있는 시장 '그랜드 바자르'에도 가고, 돌무쉬를 타고 갈라타 다리를 건너 신시가지의 언덕에 있는 탁심광장에서 이스티크랄 거리까지 가보고 싶다. 이스탄불에서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풍기는 곳으로 유명한 거리라고 한다. 예전에 여행공모전에 제출했던 터키 배낭여행 계획서를 오랜만에 다시 보았다. 계획서를 작성하기 위해 읽었던 몇 권의 터키 관련 책과 인터넷 검색으로 얻은 정보가 터키 혹은 이스탄불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전부이다. 지극히 미미한 것이다. 살아 있는 동안에 꼭 여행하고 싶다고 마음 먹은 곳에 관한 두꺼운 책 한 권이 너무나 읽고 싶었다.

오르한 파묵, '터키 작가'라기보다 '이스탄불 작가'로 더 알려져 있고, 2006년에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2004년에 민음사에서 펴낸 오르한 파묵의 '내 이름은 빨강'을 서점에서 발견했을 때 책의 두께에 지레 겁을 먹고 책장을 넘겨보지도 못 했다. 이전에 터키 문학을 접해본 적이 없어서 더 망설여졌는지도 모르겠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라는 수식어가 붙었음에도 불구하고 2007년에 발행된 '검은 책' 또한 읽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두꺼운 책 두 권으로 이루어졌음에 지루함마저 느껴졌다. 지금의 생각으로는 특별한 일 없는 휴가 때라든지 마음의 여유가 있을 때 시원한 바람에 머리를 식히며 읽어 볼 의향이 있다.   

오르한 파묵은 '내 이름은 빨강'에서도 '검은 책'에서도 이스탄불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소설이 아닌 에세이로 이스탄불을 이야기한다. 자전 에세이인 만큼 그를 좋아하는 독자들 뿐만 아니라 오르한 파묵 자신에게도 이 책은 소중한 보물이지 않을까. 자신의 이야기와 이스탄불의 변해온 이야기를 함께 들려 주고 있는데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았다. 어쩌면 군데군데 사진이 없었다면 조금은 지루했을지도 모르겠다. 도시 그리고 추억,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단어가 두 가지 이야기의 결합이 꽤 흥미롭게 읽혀졌다. 누군가의 비밀 일기장을(더 정확하게는 일생을 적은 자서전이라고 해야 할까) 몰래 훔쳐 읽은 기분이다. 어릴 적 어린이 영화에서 보았던 커다란 마법의 책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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