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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방스 여행 내 삶이 가장 빛나는 순간으로
이재형 지음 / 디이니셔티브 / 2023년 7월
평점 :
![](https://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23/0723/pimg_7615421543946133.jpg)
표지의 그림 같은 풍경과 <프로방스 여행>이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어 책을 펼쳤다. 지중해와 맞닿은 프랑스 남동부 지방 프로방스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고, 연중 화창한 날씨라서 여행하기 딱 좋겠다.
남프랑스의 한 도시에서 16년이나 살았고, 파리에 살면서 해를 보기 어려운 날씨 때문에 우울증에 시달렸다는 이재형 저자. 우울증은 예술의 힘으로 서서히 치유되었지만, 프로방스를 잊지 못해 무작정 떠난다. 아를부터 시작해서 마르세유, 생트로페, 어린 왕자의 영혼이 머무는 아게, 르누아르 미술관이 있는 카뉴쉬르메르, 피카소 미술관이 있는 앙티브, 마티스와 샤갈이 사랑한 도시 니스, 세잔의 고향 엑상프로방스 등 여러 곳을 거쳐 교황의 도시 아비뇽까지 여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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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7년 전 일인데, 반 고흐의 그림을 좋아해서 파리 여행을 계획하며 아를에도 들르기로 했다. 파리 리옹역에서 테제베를 타고 아비뇽을 거쳐 4시간 만에 아를에 도착했다. 어두운 저녁, 반 고흐의 '밤의 카페 테라스' 그림 속 카페를 찾아갔을 때의 기분이 생생하다. <프로방스 여행>의 첫 여행지가 아를이라 반가웠다.
책을 읽으면서 좋았던 점은 예술가들이 사랑한 프로방스의 이야기라서 그림이나 조각 등 예술 작품과 화가의 방을 엿볼 수 있는 것이다. 반 고흐의 작품은 다수 감상할 수 있고, 르누아르, 피카소, 마티스와 샤갈, 세잔의 그림과 카미유 클로델의 조각도 볼 수 있다.
각 도시를 여행하며 예술, 화가, 그림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를을 예로 들면, 반 고흐의 그림 속 다리나 고흐가 정신병원에 있을 때의 이야기, 투우 경기, 카마르그 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 준다. 그림에만 국한되지 않고, 영화, 음식, 조각, 소설, 건축 등 여러 분야를 알려 주어 저자의 해박함이 느껴진다.
나는 배낭여행을 할 때 미술관을 한 곳 이상 들르는 편인데, 프로방스를 여행하며 생트로페의 아농시아드 미술관이나 카뉴쉬르메르의 르누아르 미술관에 가보고 싶다. 니스는 파리 다음으로 미술관이 많다고 하니 미술관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여행하기 좋겠다.
예술 이야기가 길어지며 자칫 지루할 수도 있는데, 중간중간 음식 이야기가 나와 흥미롭게 읽었다. 식전주 파스티스, 설명만 들어도 달콤한 생트로페 타르트, 소카와 빵바냐 등 니스 전통음식, 크리스마스 디저트인 칼리송 등 사진을 보며 군침이 돈다.
2005년 뜨거운 여름, 그리스 배낭여행 중에 크레타섬에 들렀다. 여행 전에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를 읽고, 작가의 무덤까지 찾아가게 되었다. 피카소 미술관이 있는 앙티브의 사프라니에르 광장 주변에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살던 2층집이 있다는데, 외관이 어떨지 궁금하다.
옛 니스의 모습을 간직한 살르야 광장의 꽃 시장이나 생트레파라트 성당 사진을 보니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산과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높은 언덕에 있는 생폴드방스를 천천히 걸으면 정말 프로방스에 와 있다고 느껴진단다. 그라스 시내 사진을 보니 포르투갈 느낌이 나서 걷고 싶다.
니체의 산책로가 있는 에즈,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덕 위 마을들이 자리 잡고 있는 뤼베롱도 궁금하다. 특히, 프랑스 농촌에 있는 독립서점 중 규모가 가장 큰 '르 블뢰에 서점'이 있는 바농에도 가보고 싶다. 뤼베롱 지역에서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고르드는 여행 전문지 <Travel+Leisure>에서 '2023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마을'로 선정되었다고 한다. 난 고도르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세낭크 수도원의 보랏빛 라벤더밭이 보고 싶다.
<프로방스 여행>를 읽으며 프로방스의 여러 도시에 대해 알 수 있어서 좋았다. 온화한 날씨와 아름다운 마을을 즐기고 싶다면, 책을 읽고 떠나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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