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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식탁 - 나를 위해 푸릇하고 뿌듯한
홍성란 지음, 안혜란 그림 / 샘터사 / 2022년 9월
평점 :
제목도 표지 그림도 마음에 들어서 읽게 된 <초록 식탁>은 채소 소믈리에 홍성란 저자의 채소 이야기다. 채소 소믈리에는 채소와 과일에 대한 정보와 가치를 전달하는 전문가로 더 좋은 채소 고르는 법과 채소를 잘 활용하여 맛있게 섭취하는 법을 알려주는 사람이다. 저자의 지인들이 채식주의자로 오해하기도 하지만, 채식주의자가 아닌 '채식접근자', '채소전달자'로 본인을 소개한다.
결과적으로 내가 추구하는 식탁은 다양한 재료가 골고루 올라오되 채소의 비중이 좀 더 많은 푸릇푸릇한 초록 식탁이다. 내가 생각하는 건강한 삶에는 이 식탁이 꼭 자리하고 있다. (7p)
차례를 보면, '식탁을 차리며 / 오전 아홉 시의 식탁 / 오후 한 시의 식탁 / 오후 일곱 시의 식탁 / 식탁을 치우며'로 되어 있다. 아침, 점심, 저녁 식사를 연상케 하는 말들에 센스가 돋보인다.
가장 처음에 소개하는 채소 물. 저자는 일본 책방에서 물 레시피 책을 보고, 물만 파는 카페에 간다. 사과와 허브 민트가 들어간 물 한 모금을 마시자 몸 전체가 정화되는 맛이었다고 한다.
채소 물은 우리 몸의 해독을 도와주고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해주며 미네랄을 보충해 준다. 물에 채소 과일을 잘라 넣기만 하면 되니 재료만 있다면 채소를 섭취하는 데 가장 쉬운 방법이다. 저자가 추천하는 채소 물은 '미나리와 사과, 레몬', '생강과 깻잎, 레몬'의 조합으로 만든 물이다.
조금 남은 쑥갓이 눈에 띄어 송송 썰어 한 입 크기 주먹밥으로 만들어 먹었는데, 호들갑 떨 정도로 너무 맛있었다는 저자. 환상적인 향 덕분에 쑥갓의 매력에 빠졌단다.
감자로는 보통 감자 샐러드, 감자채볶음, 감자조림, 감자튀김, 찐 감자를 많이 먹는다. 나 역시 어릴 적 도시락 반찬으로 감자채볶음을 좋아했고, 딸에게도 감자채볶음을 많이 해줬다. 책에서는 생각지도 못한 감자 장아찌를 소개하고 있어서 새로웠다.
마를 갈아서 밥 위에 얹어 비벼 먹기만 해도 고소하고 맛있다니 궁금하다. 입맛 없을 때 입맛을 돌아오게 하는 마력이 마에게 있단다.
양배추 찌는 법, 양이 많은 양배추 활용법, 연근 활용 레시피, 옥수수 찌는 법도 알려 준다. 달래, 미나리, 쑥 등 다양한 봄나물을 이용한 오일 채소 파스타도 맛있겠다. 채썬 우엉 간장 오일 파스타의 짭조름한 감칠맛은 먹어본 사람만 알 수 있다고 한다.
만병통치약이라고 할 정도로 알찬 영양 채소인 셀러리. 물과 섞지 않고 오로지 셀러리만 착즙해 주스로 마시면, 염증 제거에 좋고 배변 활동과 신진대사를 높여준다. 해독 주스 효과를 몸소 경험하면, 셀러리 주스를 멈출 수가 없다고 한다.
미나리 삼겹살로 인기를 끌게 된 미나리. 나는 해물탕 먹을 때만 맛본 것 같다. 책에서는 미나리나물을 무쳐 비빔밥으로 먹는 걸 소개한다. 그리고 셀러리처럼 건강 주스로 먹을 수 있다. 사과와 미나리의 부피 비율을 일대일로 한 미나리 사과 주스도 물 없이 착즙을 해서 마시라고 한다.
그 외에도 꽈리고추, 표고버섯, 콜라비, 방울토마토, 달래를 활용한 요리법을 소개한다. 감자나 양배추, 쪽파, 단호박, 브로콜리 등 채소 안주 만드는 법도 알려 준다. 대파와 양파의 뿌리를 튀겨 먹는 것도 새롭고, 양파로 술을 만들거나 대파, 양파 활용법도 유용하다.
저자는 다양한 채소를 양껏 먹을 수 있는 샤부샤부를 채식 요리 가운데 최고로 꼽으며 채소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평소처럼 식사를 하되 그중 한 끼만 채식 위주로 규칙적인 식사를 한다면, 하루 한 번은 채소 영양을 섭취할 수 있다.
책을 읽는 동안 갖가지 채소의 효능이나 활용법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고,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를 보는 재미도 있었다. 소개하는 채소의 첫 장을 채소와 같은 색상으로 디자인한 것도 좋았다. 나를 위해 푸릇하고 뿌듯한 <초록 식탁>을 읽기만 했는데도 몸이 가벼워지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