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 북 두 번째 이야기
서은영 지음 / 시공사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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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스타일'이라는 단어와 거리가 멀다. 이제는 친숙해져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혹은 관심 갖고 있지 않는 분야에 대한 궁금증 때문에 책을 선택했다.

굽이 높은 구두를 거의 신지 않지만 표지의 빨간 구두가 왠지 끌린다. 구두를 이것저것 신어 보면서 높은 굽 때문에 균형잡지 못했던 내 모습이 떠오른다. 빨간색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가끔 눈에 띄어 관심을 둘 때가 있다. 백화점에서 비싸게 샀던, 바닥이 고무로 된 구두 같은 빨간 운동화는 너무 튀어서 몇 번 신지도 못했다. 시장에서 싸게 샀던 빨간 지갑은 낡았는데도 몇 년째 사용하고 있다. 예쁘게 그려진 빨간 구두로 기분 좋게 책장을 넘겼다.

그녀는 예뻤다. 프로필 사진이 눈부시다. 옷을 가장 많이 입혀보았으며 '최고의 스타일리스트'인 서은영. 그녀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했다. 그녀가 사랑하고 존경하는 어머니와 이모가 일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 원동력이라고 한다. 책을 통해 자신이 느꼈던 스타일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한다. 하지만 스타일 자체를 어렵게 생각해서 그랬는지 책의 내용이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다. 

무성영화 시대의 주인공들 옷차림에서 클래식 룩을 이야기하고, 할머니 이야기를 꺼내면서 빈티지에 대해 들려준다. 여행, 건축, 음악, 미술 등 예술과 관련한 모든 것들이 스타일과 연결지어 설명된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어머니와 이모의 패션 차이와 열정에 관한 이야기는 재미있었고, 수선 노하우는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지는 듯했다. 가족 이야기나 그녀의 스타일 변천사는 친한 친구 또는 친한 언니의 비밀 이야기를 듣는 것처럼 숨죽이며 읽었다. 클래식 영화를 골라 보거나 패션에 영감을 주는 책들을 읽어보고 싶다. 

꽤 길게 설명한 시대별 빈티지(그녀가 추천하는 빈티지 숍 포함)는 거의 읽지 않고 넘겨버렸지만, 간간이 첨부된 사진들과 그녀의 그림을 확인할 수 있어서 책 보는 동안 지루하지는 않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뭔가 도움이 될 만한 것을 찾고 싶었는데 그에 상응하는 이야기라면 part2 정도인 것 같다. 그녀에게 있어 맏아들 같은 존재라는 재킷, 드라마틱한 트렌치코트, 요술 공주 밍키의 마술봉 같은 존재 원피스, 스커트, 진주, 가방, 모자, 구두 등 그림과 함께 설명된 것은 좋았다. 그러나 친근함이라든가 일반 대중과의 연결 고리가 없는 듯하다. 일반인이 아닌 패션 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 유용한 책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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