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일주 가이드북 - 대한민국 전국일주 여행 백과사전!, 2020-2021 최신 개정판
유철상 외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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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가장 가고 싶은 곳은 여수와 남해였고, 두 곳만 다녀오긴 아쉬우니 전국을 한 바퀴 돌아보자고 생각했다. <토지>를 읽으며 가보고 싶었던 하동(평사리 최참판댁)과 어떤 이유 때문인지 기억나지 않지만 역시 가보고 싶었던 영주(부석사)도 들르기로 했다. 책장에 꽂혀 있는 국내 여행책 열 권 정도를 꺼내놓고, 한 권씩 살펴보며 들를 곳을 추려냈다. 그렇게 계획하여 2013년 가을, 10일간 나홀로 전국일주를 했다.




전국일주를 할 때, 나는 버스와 기차로 이동했기 때문에 여행하는 데 제약이 있었다. 어느 여행지로 가는 버스가 하루에 몇 대 없어서 가볼 곳 목록에서 제외하기도 했고, 거리상 버스보다는 차를 타야 하는 곳이라서 가보길 포기하기도 했다. 상상출판의 <전국일주 가이드북>은 고속도로와 국도를 따라 여행하도록 구성했다. 처음 펼쳐봤을 때, 고속도로별로 코스를 구분한 목차가 새로웠다. 가족 또는 연인, 친구와 함께 차를 타고 이동하는 전국일주라면 이 책이 정말 유용할 듯하다.



<전국일주 가이드북>은 자동차를 타고 떠나는 테마 여행에 대해 소개한다. 베스트 공짜여행지, 계절별 베스트 드라이브 코스, 꽃놀이와 단풍놀이 강추 여행지, 지역별 축제 정보, 한국 대표 관광지 100곳이 소개되었고, 가장 좋았던 건 휴게소 베스트 맛집이 나와 있다. 나는 여행할 때, 그 지역에서 유명한 음식을 먹는다. 맛집으로 소문난 식당을 간다기보다 향토 음식을 먹는다고 할까. 예를 들면, 여수의 서대회무침, 하동의 재첩국, 남해의 멸치쌈밥. 그런데 자동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려 여행한다면 반드시 들르게 될 휴게소일테니 휴게소 맛집을 알려준다는 게 참 좋다.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겠지만, 먹는 건 여행의 묘미 중 하나니까.



하나의 국도와 9개의 고속도로를 여러 구간으로 나누어 베스트 코스를 알려 준다. 우리나라 대표 여행지들을 중심으로 주변 명소와 코스를 더했다. 지도만 봐도 여행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Travel Point>에서는 각 여행지 정보와 팁을 알려 주고, <More&More>에서는 베스트 코스 중 <Travel Point>에서 소개하지 않은 여행지 정보가 나와 있다. <Travel Plus>에는 추천 숙소, 추천 체험, 추천 맛집을 소개한다. 책 뒤쪽에는 전국 지도와 인덱스도 나와 있으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나는 전국일주 할 때 거의 게스트하우스에 묵었다. 여행 전에 미리 숙소를 예약하지 않았고, 심지어 여행 중에 뜻하지 않게 도시 변경을 하기도 했다. 예컨대, 여수 2일차에 찾아간 어느 게스트하우스에서 손님은 나 뿐이라 야경투어를 할 수 없단다. 방에 올라가니 퀴퀴한 냄새가 나길래 잠시 고민하다가 짐을 챙겨 내려갔다. 야경투어 때문에 온 건데 그냥 가겠다고 환불받았다. 여수 밤바다를 즐기며 여수 여행을 마무리하려던 계획이 틀어져버렸다. 다음 여행지 하동으로 가려는데, 여수에서는 하동, 남해 가는 버스가 없더라. 어느 지역으로 가야 하나 고민하는 중에 "순천! 곧 출발합니다!"라는 소리에 순천행 버스표를 샀다. 정말 스릴 넘치는 여행이었다. 순천터미널까지 가지 않고, 중간에 순천역에서 내려 하동 가는 기차표를 구입하고서야 하동 숙소를 폭풍 검색하기 시작했다. 점점 어두워지는데 숙소가 마땅치 않았다. 세 번째 전화한 '뜰안의 게스트하우스'는 하동역에서 좀 거리가 있는 듯했는데, 감사하게도 픽업해주신다고 했다. 내 나이 서른하나였는데, 여행 전에 꼼꼼히 계획하던 내가 처음으로 막 나갔던 여행이다. 뜰안의 게스트하우스 사장님과 사모님이 추천해주신 '동정호에서 빨간 우체통에 편지 쓰기'. 하동을 여행한다면, 추천하고 싶다. 내게 쓴 편지는 1년 후에 받아볼 수 있다. (편지지는 최참판댁까지 가서 받아와야 한다.)




여행 전문가 네 명이 1년 동안 직접 여행하며 찾아낸 여행지를 기록한 <전국일주 가이드북>.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알찬 내용이 가득하다. 10개의 국도와 고속도로, 36개의 구간에 1,200곳의 여행지를 소개하고 있으니 전국일주가 아니더라도 국내 여행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코로나 때문에 집에만 있어서 아쉬운 봄날이다. 여행하기 좋은 계절인데, 책에 소개된 꽃놀이 여행지는 다음을 기약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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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최소 취향 이야기 - 내 삶의 균형을 찾아가는 취향수집 에세이
신미경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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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는 운명에 맡기고 항상 성장하는 삶의 과정에서 행복을 찾아낸다. 최선을 다해 완전하게 산다는 것은 자기가 무엇을 달성할 수 있느냐 하는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만족을 주기 때문이다." 에리히 프롬의 생각을 빌려 왔지만, 내가 만든 최소 취향의 결론을 이보다 더 적절하게 설명할 수 없다. (255p)





제목만 봤을 때는 최소 취향에 대해 이야기하는 범위가 작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책을 펼치고 목차를 보면서 작가의 삶 전체에 대한 최소 취향을 말하는구나 싶더라. 좋은 식사, 편안한 잠자리부터 풍수인테리어까지, 스타일과 건강, 일과 휴가, 지적 유희와 지적 갈망 그리고 본인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어울리는 법. 조곤조곤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담백한 글을 읽으니 마음이 편안해진다.





20대에 일주일 이내의 짧은 여행이든 한 달간 긴 여행이든 배낭여행을 할 때면 숙소는 무조건 값싼 펜션이나 게스트하우스, 이름은 호텔이지만 저렴한 곳을 골랐다. 대신 되도록이면 조식 포함인 곳으로. 하지만 30대가 되고 결혼을 하면서 몸이 예전 같지 않아서 그런가. 여행하게 되면 무조건 좋은 숙소에서 머물고 싶다. 작가는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살든 좋은 식사와 편안한 잠자리 두 가지는 꼭 지키고 싶다고 한다. 잘 자는 데 필요한 물건을 사는 돈이 건강을 위한 가장 좋은 투자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집에서 가장 볕이 좋은 곳에 앉아 식사를 한다. (20p) 햇볕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무한대로 주어진다. (중략) 어두운 구석 아닌 볕으로 나가 식사를 하는 즐거움을 알게 된 건 행복하고 싶은 나의 선택이다. (23p)


21개월 딸아이는 식탁의자에서 밥을 먹기 시작한지 얼마 안 됐다. 오래 앉아 있는 걸 답답해 하면 상 펴고 바닥에서 먹였는데, 아침에는 햇볕을 등지고 벽에 그림자놀이도 해주며 먹였다. 그런데 작가의 햇볕 예찬론을 읽은 후로 따뜻한 볕이 들어오는 아침에는 베란다를 향해 앉아 먹이고 있다. 



 

가끔 행복이라는 모호한 희망을 위해서 무엇이 필요한지 궁금해질 때가 있다. 소박한 찬에 볕이 드는 자리에서 밥 먹는 순간에 느끼는 이 감정이 행복 아닐까 싶다가도 왜 예전에는 느낄 수 없었던 걸까 궁금해진다. 부족한 면만 좇다 보니 알 수 없었던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의 무게. (22p)


신랑이 설거지하던 주말 아침, 햇볕이 내리쬐는 베란다에 커다란 목욕의자를 두고 앉아 있었다. 딸아이가 자기도 나오겠다고 문을 두드리더라. 요즘 집에만 있으니 따스한 햇볕 드는 시간이 반갑다. 아예 베란다에 돗자리를 펴고 딸아이와 누워있으니 신랑이 베개를 가져다 주더라. 


 


그래서 찾은 건 작은 그림엽서. 가장 심플하고 가볍게 작품을 소유하는 방식이었다. (43p)


미술 작품이나 예술 세계를 잘 알지 못하지만, 나도 그림과 풍경 사진을 좋아한다. 제주도 김영갑 갤러리, 도쿄 하라미술관의 요시모토 나라 작업실 등 여행할 때면 미술관이나 박물관에 들러 좋아하는 작품 감상하는 걸 좋아한다. 정말 마음에 드는 그림이나 사진이 있다면, 관람 후에 엽서를 구입했다. 나 역시 작가처럼 친구의 결혼식 날 축하 카드로 주거나 친한 친구와 언니들에게 짧은 편지를 써서 나눠주곤 했다.





작가는 옷을 적게 가지고 있지만, 좋은 품질의 옷을 사고 잘 관리해 오래 입는다고 한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 리를 하면서 입지도 않은 옷을 왜 버리지도 못하고 넣었다 꺼냈다 하는지 모르겠다. 한참을 입지 않아서 버려겠다 마음먹었다가도 한번 입어보니 괜찮네, 하며 다시 놔두게 된다. 집안에 필요없는 물건은 들이지 않고 되록 짐을 최소화하고 싶은 생각은 변함없는데, 옷 정리할 때마다 머뭇하게 되더라.


목걸이나 반지보다는 귀고리를 좋아한다. 아이들을 가르칠 때 스승의 날이면 직접 만든 귀고리를 많이 받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디자인이 촌스럽기도 하고 색상이 나이에 맞지 않기도 해서 항상 착용하는 귀고리만 하게 된다. 첫 스승의 날이었나 엄마가 선물해주신 귀고리를 몇 년 동안 하다가 끊어져서 한 달 여행 함께 했던 언니가 선물해준 귀고리를 또 한참 하고 다녔다. 결혼하고부터는 함 들어오던 날 어머니가 해주신 예물 귀고리를 하고 있다.


결혼 전에는 추운 겨울에도 짧은 치마를 잘도 입고 다녔다. 출산 후에는 무릎이 보이는 치마는 못 입겠더라. 겨울에는 목도리가 필수였는데, 이제 체질이 바뀐 건지 두꺼운 니트도 목도리도 안 하게 된다. 20대에는 신발도 저렴한 걸 사서 신다가 헤지면 다시 구입했었다. 지금은 좋은 신발을 사서 오래 신으려고 한다.


수영, 요가, 목욕, 마사지 등 건강에 관한 이야기를 읽으며 공감했다. 뜨거운 날에도 열심히 걸어다니던 30대 초반의 나는 이제 없다. 얼굴에는 색소침착이 생겼고, 까맣게 탄 팔다리가 원래대로 돌아오는데 몇 년이 걸렸고, 조금만 걸어도 발목과 무릎이 아프다. 운동은 아예 안 하는 내가 좋아하는 '걷기'도 이제는 좋아한다고 못하겠다. 처음 해본 온천여행이 너무 좋았고, 가족여행을 계획하면 스파욕조 있는 펜션을 찾게 된다. 마사지라고는 결혼 전에 테라피 마사지와 산후조리원에서 받은 전신마사지가 전부다. 집에서 작은 마사지기로 피로를 풀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전문가의 손길과 비교할 수는 없어서 가끔 몸이 힘들 때 마사지 받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작가는 기한 지난 대용량 파일을 삭제하고 라벨을 나누고 태그를 붙여 정리하면 메일이 깔끔하게 각 서랍에 수납된 듯하고, 잘 안 나온 사진을 몽땅 지울 때 쌓아둔 쓰레기를 버린 듯한 시원함을 느낀다고 한다. 나도 그렇다. 지금은 받는 메일이라고는 쇼핑 주문확인 메일과 스팸 메일이 대부분이지만, 결혼 전에는 메일함을 여러 폴더로 정리했었다. 지금 찍는 사진은 딸아이 사진이 대부분이지만, 잘 나온 사진만 놔두고 휴지통을 비울 때면 속이 다 시하다.





대학생 때 학교 도서관과 동네에 있는 시립도서관을 드나들며 책을 많이도 읽었다. 20대 초반에는 역사추리소설과 의학소설을 재미있게 읽었고, 졸업할 무렵에는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었다. 보통 읽는 분야가 한정적이었는데, 예술, 과학, 경제 서적도 골고루 읽기 시작했다. 3년간 한 분야 책을 읽으면 준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해도 작가는 책을 편식하는 건 생각이 꽉 막힌 사람이 되는 지름길이라며 여러 분야 책을 골고루 읽는다고 한다. 책을 좋아해서 작가의 책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었다. 




여전히 벽 한쪽을 채우는 책꽂이를 사고 미술과 철학 서적을 가득 꽂아두고 싶다. 읽지는 않았지만, 책을 가진 것만으로 그 지식을 소유했노라 착각하는 지적 허영. 그런 나를 애써 누르는 건 사두고 꺼내 읽지 않았던 수많은 책을 정리했던 과거 때문이다. (190p)


대학 졸업할 무렵부터 여러 도서 이벤트에 응모했고, 당첨된 책들로만 커다란 책장이 꽉 찼다. 그때는 책 욕심이 있어서 내가 좋아하지 않는 분야의 책들도 많이 받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다시 보지 않을 책들이 생겨서 결국 기부를 하거나 중고서점에 팔기도 했다. 그 후로는 내가 좋아하는 분야의 꼭 읽고 싶은 책들만 받는 편이다. 결혼하고 내 집이 생기면서 오랜 로망이었던 서재를 꾸미지는 못했다. 서재를 꾸밀 정도로 큰 방이 아니라서 한쪽 벽을 책장으로 꾸민 정도다.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책들을 가득 꽂아두니 보고만 있어도 좋다.





입에서 걸리는 말을 내뱉지 않는 사람과 어울린다. 가까울수록 예의와 배려, 선을 넘지 않는 것. 편안한 사이여도 지킬 건 지킨다. 내가 계속 함께하는 사람들은 그런 이들이다. (250p)


작가의 최소 취향 이야기를 읽으며 많은 부분에 공감했다. 작가는 불만족스러웠던 본인의 많은 면을 지우고, 새로운 태도를 갖게 되었다고 한다. 무척 느리게 다듬어나가며 사람은 어떤 방향을 갖느냐에 따라 충분히 변할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니 '이렇게 살아와서 그렇게 바꿀 수 없다'는 말은 핑계임을 알겠다. 따뜻한 봄날, 공원 잔디밭에 돗자리 펴고 읽고 싶은 책이지만 요즘은 나갈 수가 없으니 집에서 볕이 잘 드는 곳에 앉아 읽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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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 번역가 권남희 에세이집
권남희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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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다. 얼마 만에 재미있게 읽은 책인지 모르겠다. 읽는 도중에 소리 내어 웃기도 했다. 잠깐 훑어보기만 하려고 책을 처음 펼쳤는데, 나도 모르게 계속 읽고 있으니까 옆에 있던 20개월 딸아이가 책을 뺏어버리더라. 보통은 아이가 잘 때 책을 읽는 편인데,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이 책은 틈틈이 읽었다. 육아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풀었다.





번역가의 책은 아마도 처음 읽은 것 같다. 일본 문학을 많이 읽은 사람이라면, 권남희 번역가가 낯설지 않을 것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무라카미 류, 마스다 미리, 오가와 이토, 무레 요코의 소설과 에세이를 비롯해 수많은 일본 작품을 우리말로 옮긴 28년차 번역가. 책장에서 일본 소설을 모아둔 칸을 오랜만에 찬찬히 보았다. 한창 일본소설을 읽던 때가 벌써 10년도 더 돼서 권남희 번역가의 책은 3권 뿐이더라. 영화와 소설 모두 좋아서 가보고 싶은 나라 목록에 핀란드를 올리게 한 <카모메 식당>(2011) 그리고 <프랭크자파 스트리트>(2009)와 <우연한 축복>(2008). 시간 날 때, 그녀가 번역한 책을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





그녀는 세상에서 없어져도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할 만큼 존재감 없던 아이였다고 한다. 게다가 부끄러움이 많은 아이여서 수업 시간에 책 읽기를 시키면 달달달 떨며 읽었단다. 나도 학창 시절에 자리에서 일어나 책을 읽게 되면 목소리가 떨렸다. 1999년 고2 문학 시간에 연구 수업을 했었는데, 아마도 20대였을 갓 부임한 문학선생님과 수업 작 에 얼굴을 마주쳐 화이팅을 외쳐드렸다. 근데 수업 중간에 내게 책읽기를 시키신 것이다. 그때도 목소리가 떨더랬다. (사족: 문학선생님과는 아직도 연락을 한다.) 그런데 또 수학 담당이던 중1 때 담임 선생님이 수학 시험이 끝나고 시험지 한 장을 칠판에 문제풀이 하라고 시켰을 땐, 친구들 앞에서 잘도 했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학습지 교사를 할 때도 다른 선생님들 앞에서 한자 문제풀이를 했는데, 팀장님이 잘 했다고 해주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은 사람 앞에서 말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며 사는 중이다.


책의 앞부분에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야기가 나온다. 나도 스무살에「상실의 시대」를 읽었고, 책을 읽는 동안에는 정말 최고였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고민 상담소'가 열렸고 권남희 번역가도 질문을 올렸는데, 어느 날 무라카미 하루키의 이름으로 메일이 왔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읽고, 2010년 어느 날에 나도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편지를 썼던 기억이 났다.『1Q84』100만부 돌파 기념으로 출판사 문학동네에서 이벤트를 했었다. 하루키에게 보내는 편지를 쓰면 20명을 뽑아 하루키에게 전달한다는 이벤트였다. 문법에 맞는지 모르겠지만, 일본어와 한글로 편지를 썼고, 하루키에게 내 편지가 전달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20명 안에 들어서 음악 CD를 선물받았었다.




책을 읽으며, 읽기 쉽고 재미있는 권남희 번역가의 문체가 맘에 들었다. 상황 설명 후에 무심하듯 던지는 말 한마디가 귀에 쏙쏙 들어오며 웃음이 나더라. 왜 그녀의 글에 이제서야 빠진 거지. 그녀가 번역한 소설과 에세이는 물론이고, 번역 생활 이야기와 번역 팁이 넘쳐나는『번역에 살고 죽고』도 읽어보고 싶다. 책을 읽으며 재미있었던 부분을 적어보았다.


왐마, 하루키 님도 재수 옴 붙은 느낌이 드는 이 상황에서는 긍정적일 수 없을 거다. 그렇게 개념 없는 사람한테 긍정력을 발동해서 뭐하나. 타는 전철마다 연착되라고 빌었다. (32)


오래된 일이다. 아마 지금쯤 그녀는 예의 바르고 노련한 편집자가 되어 있지 않을까. 나도 아마 요즘 같으면 그러려니 하고 넘겼을…… 아, 그건 아니네.(46)


A, B선생님 다음에 내 이름을 떠올려 주어서 고오맙습니다. (75)


이런저런 퇴사 위로 멘트 고민을…… 대체 취준생 엄마가 왜 하고 있는지 말입니다. (82) 

 

정말로 착하고 똑똑하고 개념 있고 효녀다. 그러나 지랄 총량의 법칙이 있다고 하지 않는가. 예쁠 때 이외에는 엄마를 괴롭히는 게 자식이다. 지랄 총량을 맞추느라. (143)


혹시 저를 만나서 얘기하다 갑자기 눈물 흘리더라도 옆집 개가 하품할 때처럼 무시해 주세요. (162)




패키지투어는 시간에 쫓기며 점만 찍고 다닐 뿐 즐기지도 못하고, 단체로 다니니 불편하고, (중략) ……라고 생각했는데 '패키지투어성애자'가 된 마스다 미리의 여행기 (219)『마음이 급해졌어, 아름다운 것을 모두 보고 싶어』를 번역하며 패키지투어에 가진 선입견이 깨졌다고 한다. 나 역시 패키지투어 보다는 자유여행, 배낭여행을 좋아하는데, 싱글인 작가가 더 늙기 전에 한 곳이라도 더 여행 다녀오고 싶다는 일념으로 혼자 씩씩하게 패키지투어를 다니며 알차게 설명해놓았다는 그 책을 읽어보고 싶다.


가마쿠라를 배경으로 한 소설『츠바키 문구점』을 번역하며 역자 후기로 가마쿠라 기행문을 썼다는 그녀. 이 책도 꼭 읽어 봐야지. 나도 소설이나 에세이를 읽으며 작품 속 도시에 반해서 여행을 떠난 건 아니고, 여행지를 결정할 때 도움 된 적이 몇 번 있다. 예를 들면,「그리스인 조르바」와「도쿄펄프픽션」이 그렇다.


딸을 임신했을 때 모자교실에서 만난 세 명의 친구들과 21년 만에 도쿄에서 만났던 날이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이라는 그녀. 일본어과 학생이 된 딸이 세 명이나 되는 제2의 엄마들 덕분에 교환학생으로 간 도쿄에서 무사히 한 해를 보냈단다. 한국에서도 4자 회동을 하자고 했다던데, 나는 왜 그 모임이 잘 진행되었는지가 궁금할까? 


외국 배우 줄리 델피 닮았다는 얘기를 가끔 듣는다기에 줄리 델피를 검색해 보았고, 정적을 좋아하는 그녀가 어느 노래에 반해서 유튜브에서 10년 치 영상을 다 보고 말았다는 록밴드 국카스텐도 바로 찾아보았다. 에세이집을 읽고 글쓴이에 대해 이렇게 궁금했던 적이 있었나 싶다. 처음 책을 펼치기 전, 앞표지에 적혀 있는 "권남희 번역가의 글은 정말 재미있다!"는 한 마디를 보고 궁금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책을 다 읽고 나서 고개가 끄덕여졌다. 아, 진짜 재밌다!


막막한 바다를 바라보는 누군가에게, 그 바다를 건너는 누군가에게 한 줄쯤 도움이 되길 바라며 (9) 글을 썼다는 권남희 번역가의 에세이집 <귀찮지만 행복해 볼까> 강력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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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친구와 있어도 불편할까? - 누구에게나 대인불안이 있다
에노모토 히로아키 지음, 조경자 옮김 / 상상출판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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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불안. 대인관계에서 생기는 불안을 말한다. 남 앞에 나섰을 때 느끼는 불쾌감이라든지 타인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를 신경 쓸 때 높아지는 불안함 감정을 가리킨다. '나는 왜 친구와 있어도 불편할까?'라는 제목이 궁금해 읽게 되었는데, 사람들과 잘 지내는 사람도 마음속으로는 대인불안을 느낄 수 있겠더라. 도쿄대 출신 유명 심리학자 에노모토 히로아키는 대학교에서 심리학을 가르치는데, 본인이 대인관계에 지나치게 힘을 쏟느라 쉽게 지쳐버리는 유형이기 때문에 심리학에 매혹되었다고 한다. 학생들의 고민을 듣다보면 대부분 서툰 대인관계에 관한 것이라니 나 또한 대인관계로 고민하던 학창시절이 떠올랐다.


대학시절 과동아리에서 활동하며 동기, 선후배들과 잘 지내는 편이었다. 명절이나 새해에는 컴퓨터 앞에 앉아 많은 사람들에게 일일이 이메일로 인사를 했고, 그 중에 친한 친구나 언니와는 가끔씩이라도 긴 시간 이메일을 주고 받았다. 졸업하고 일을 하면서도 시간이 날 때면 휴대폰에 저장되어 있는 선배나 친구에게 연락을 했는데, 어느 날 생각해보니 항상 내가 먼저 연락하더라. 학창시절의 나는 '관계'에 너무 신경을 썼나보다. 그때까지 관계의 너비를 중요하게 생각했다면, 그 후로는 관계의 깊이를 중요시하게 됐다.




친구의 권유를 쉽게 거절하지 못하고, 동의하지 않는데도 남의 주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고, 예의를 차리느라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은 것 같다. 타인의 비위를 맞추려고 세상을 사는 게 아니다. '미움 받고 싶지 않아'라거나 '좋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어'라는 등 타인의 평가만을 걱정하는 삶이란 참으로 쓸모없다. 미움받는 것을 걱정하는 대신 자신에게 솔직해지자는 말은 실제로 큰 도움이 된다. (94) 어떤 상황에서 어울리지 않는 나를 내보일까봐 걱정하다가 불안해지는 것이 대인불안인 셈인데, 상대방의 반응을 하나하나 신경쓰는 것도 너무 머리 아플 것 같다.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심리인 '대인불안'에 관한 이 책은 대인불안이 어떤 심리인지 구체적으로 알려주고, 대인불안을 완화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소극적이거나 말주변이 없는 사람도, 누구와도 신나게 수다 떨며 분위기를 이끄는 사람도 누구나 대인관계에 고민이 있을 수 있고, 대인불안을 느낄 수 있다. 눈치 보는 자신이 싫어진다면, 남의 시선을 불안해하지 않으려면, 남보다 나를 먼저 챙기기 위해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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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일상을 찾아, 틈만 나면 걸었다
슛뚜 지음 / 상상출판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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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북유럽에 대한 로망이 있었고, 학교 수업 중 커다란 사진 한 장으로 인해 가고시마행 표를 바로 예매했고, 영국을 좋아하다못해 사랑한다는 그녀. 뭔가를 하기로 결심했다면 바로 끝내버려야 하고, 남들이 많이 하는 것보다는 내가 진짜 하고 싶어하는 걸 추구한다. 그녀의 여행 스타일이 맘에 들어서 책을 읽는 동안 너무 좋았다. 다양한 곳의 여행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신 났다. 파리, 로마, 교토, 세비야, 아를, 제주 등 내가 갔던 곳에 대한 추억이 떠올랐고, 브라이턴, 아이슬란드, 가고시마, 런던, 포르투 등 내가 가보지 않았던 곳에 대한 마음 울림을 느낄 수 있었다.




그녀의 이야기에 빠져드는 동안 내 여행 추억도 스멀스멀 떠올랐다. 일단 저질러놓으면 뭐라도 되겠지, 하는 마음이었다. (중략) 그렇게 고민하는 사이 출국일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캐리어를 끌고 공항에 가면서도 실감이 나지 않았다. 발권을 하고 비행기에 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17-18) 대학교 마지막 여름 방학에 친구와 보름간 그리스 여행을 계획했다. 가족이 아닌 친구와 성인이 되어 떠나는 첫 해외여행이었다. 첫 여행뿐 아니라 대부분의 여행이 그랬다. 비행기에 탈 때까지도 실감 나지 않다가 현지 공항에 도착하고서야 두근거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내가 해왔던 모든 여행이 그러하듯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를 결심하게 된 것도 다분히 충동적이었다. (298) 회사를 그만두고 갔던 5박 6일 제주도 여행 마지막 날, 어느 게스트하우스 스탭을 만났고 짧은 대화로 나도 제주도에서 살아볼 수 있겠구나 했다.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게스트하우스 스탭도 되기 전에 비행기표부터 예매했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지금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는 것을. 어느 하나 부족함 없이 완벽했다. 온통 하얀 세상, 아늑한 숙소, 좋아하는 친구들, 맛있는 음식…. (257) 3개월간 스탭을 하기로 하고 제주도로 내려갔다. 하루 일하고 하루 쉬었는데, 일하는 날은 숙소에서 여행자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여행 이야기를 하고, 쉬는 날은 제주 곳곳을 여행하며 보냈다. 한여름 밤, 숙소 창문으로 손톱 같은 달을 마주했을 때 지금 이 순간 참 행복하다고 생각했다.  


영어보다는 일본어가 좀더 편해서 나홀로 첫 해외여행지는 도쿄로 정했다. 가기 전까지 걱정을 했고, 누군가와 함께이길 바라기도 했지만 혼자서 잘 다녔다. 그 후에 간사이 지방과 나가사키도 혼자 갔다. 차분한 색의 집들이 끝없이 펼쳐지고 모든 게 정갈하다. 그 풍경을 보고 있으면 정말 일본에 왔구나, 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두근거린다. (89) 긴 비행 끝에 탈리아 로마에 도착했는데, 캐리어도 찾지 못한 채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였다. 숙소 입실 전에 들른 동네 작은 Bar. 비까지 내려 우울했는데, 따뜻한 카푸치노를 마시며 심신을 녹일 수 있었다. 카페와 카푸치노만 존재하는 메뉴와 협소한 가게 내부는 관광객의 흥미를 끌기 쉽지 않지만, 일단 이곳에 한 번 들어오면 이탈리아 바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된다. (80) 프랑스에서 파리만 보고 가긴 아쉬워서 일정에 넣었던 도시 아를. 고흐의 <해바라기>와 <별이 빛나는 밤>을 좋아하고, <아를르의 포룸 광장의 카페 테라스>의 배경이 된 카페가 보고 싶어서 아를에 가자고 했다. 리에 비해 너무나 평화롭고 조용한 도시 풍경을 보면 모든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기분이었다. (57)




좋아하는 나라 영국에서 크리스마스를 맞이하고, 생일을 보냈다는 그녀. 얼마나 좋았으면 그랬을까. 영국이라는 나라가 궁금해졌다. 결혼하지 않았다면 영국에서 게스트하우스를 했을지도 모른다던 남편의 말이 문득 떠올랐다. 살면서 한 번쯤 가볼 기회가 있을까. 그녀가 추천하는 여행지들을 슬며시 체크해놨다. 혹시 누군가 브라이턴에 간다면, 세븐 시스터스에 갈 계획이 없더라도 그 버스는 꼭 탔으면 좋겠다. 고작 몇 천 원의 버스비를 내고 볼 수 있는 풍경고는 너무나 아름다우니까. (중략) 마침내 그 길 끝에 마주한 거대한 흰 절벽은 말문이 막히도록 황홀했다. (27) 7년 전인가, 여행작가 글쓰기 수업을 들었던 적이 있다. 수강생들 각자 여행 에피소드를 써왔는데, 그 중에 아이슬란드 이야기도 있었다. 멀게만 느껴졌는데, 아이슬란드도 궁금해졌다. 다음 날 이른 아침부터 비몽사몽으로 투어 버스에 올라 마주한 아이슬란드는 정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곳이었다. 마치 영화 속에 들어와 있는 것만 같다가도 '내가 진짜 여기에 있는 게 맞긴 해?'라는 생각이 바로 꼬리를 물고 따라왔다. 사진으로 담을 수 있는 곳보다 담을 수 없는 곳이 훨씬 더 아름다워 자연스레 카메라를 내려놓고 두 눈으로 담담히 마주 보게 만드는 이곳, 아이슬란드. (110)




내가 자주 하는 말이다. 여행은 계획이 아니라 실천이라고. 여행을 떠나기도 전에 일정, 예산 등을 고민하다보면 자꾸만 주저하게 된다. 그러니 저질러버려야 한다. 일단 비행기표를 끊어버리면 그에 맞춰서 일정도, 예산도 준비할 수밖에 없다. (128) 이 말에 동의한다. 나도 여행을 결심하면 비행기표부터 검색하고는 했다. 내가 사회초년생일 때부터 적은 월급의 반 이상을 저축했고, 부모님과 살고 있었기 때문에 돈 쓸 일이 크게 없었다. 더군다나 여행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에 돈이 없어서 여행을 못 간다, 여행 다니는 거 보니 돈이 많구나, 이런 말들을 싫어하는 편이다. 세제 냄새가 물씬 풍기는 이불 속에서 눈을 뜨고, 평소에 먹지 않았던 식사를 하고, 거리를 나서면 어제와는 또 다른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고, 매 순 사소한 모험과 약간의 용기가 필요하며 때로는 실수가 예상치 못한 행운을 가져다주기도 하는, 그렇게 낯선 일상이 반복되는 곳, 여행지. (71) 여행 초보자일 때는 여행 중에 잠에서 깰 때마다 신기했다. 내 집이 아닌 한국이 아닌 먼 나라에 와있다니. 혼자 하는 여행은 시작부터 특히 더 긴장했는데, 막상 여행지에 발을 디디면 어디서 용기가 나는지 열심히 돌아다녔다. 원한다면 언제든 이렇게나 아름다운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에 산다는 건 정말 낭만적일 것이다. 매일 봐도 무뎌지거나 지겨워지지 않을 아름다움. (305) 그녀의 문체가 마음에 들었다. 어느 책을 읽다보면 내가 좋아하는 여행에세이인데도 불구하고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글을 읽는데 머리가 아파오기도 한다. 어느 분야든 읽기 쉬운 글이 최고인 것 같다. 한 달간의 유럽 여행은 나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게 될까. 어떤 의미를 지닐까. 태어나 처음 보는 유럽의 오래된 건물들과 와는 꽤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이곳의 사람들. 하지만 한 달 동안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련, 미래에 대한 걱정 혹은 불안을 다 접어두고 오롯이 눈앞에 현재의 것들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지 깨닫고, 그래서 지난 한 달 내 가득 행복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나에겐 가장 값진 일이 아니었을까. (86)



책 표지부터 제목, 여행 사진, 그녀의 글까지 모두 좋았다.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둘 때면, 낯선 일상을 찾았다. 어딘가 가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30대 초반까지의 나는 걷기를 좋아한다고 말하곤 했는데, 여행에서도 참 많이 걸어다녔다. 그리스에서 일본에서 터키에서 둘이서 혹은 혼자서 신발이 닳도록 걸었다. 제주에 100여 일 머물면서는 올레길을 두 코스 빼고 다 걸었다. 뜨거웠던 계절에 팔다리가 까매지도록. 그래서 <낯선 일상을 찾아, 틈만 나면 걸었다> 이 책이 좋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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