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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우리 아이 잘 지내나요? - 엄마들은 모르는 진짜 교실 이야기!
정교윤 지음 / 가넷북스 / 2025년 7월
평점 :
딸아이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는데, 벌써 한 학기가 끝나간다. 유치원 입학하고도 매년 아이가 잘 적응하고 있는지 궁금했는데, 학교는 또 색다르다. <선생님, 우리 아이 잘 지내나요?>라는 제목이 꼭 내가 하려는 말 같아서 눈길이 갔다. 엄마들은 모르는 진짜 교실 이야기라고 해서 읽고 싶었다.
정교윤 저자는 14년 차 현직 초등교사이자 다섯 살 딸을 키우는 엄마다. 하루하루 성장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학부모들도 알 수 있다면 얼마나 기쁠까 생각하고, 불안한 엄마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선생님, 우리 아이 잘 지내나요?>에 매일 교실에서 보고 듣고 느낀 '진짜 아이의 하루'를 담았다고 해서 무척 궁금했다.
저자의 초등 시절 이야기부터 시작해 아이들의 학교 생활, 아이들의 성장 이야기, 학부모 이야기, 학부모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까지 책 한 권에 알차게 담았다.

저자의 학창 시절 이야기를 읽으며, 나와 비슷한 상황들에 공감도 하고 나이대가 비슷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저자의 초등 시절 이야기, 친구 이야기, 벌을 주던 선생님 이야기 등 술술 읽히는 글과 함께 옛 시절의 추억도 떠올릴 수 있었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선생님이 쓴 책들을 읽을 때마다 이런 선생님이 딸아이의 담임 선생님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

학교에서 아이들은 게임에 환장하고, 교실 밖에서 경험하며 추억을 쌓고, 좀 더 관심 가져 주길 바란다. 점심시간이나 청소 시간, 하루를 좌지우지하는 기분, 학년별로 특징이 다른 친구, 사각지대 화장실까지 아이들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어떻게 성장해 가는지 이야기한다.
아이를 관심으로 채워 주고, 하루를 활기차게 보낼 수 있도록 기분 좋게 학교에 보내고, 아이가 친구 관계로 속상해한다면 최대한 많이 말하게 도와주라고 한다.

흔히 문제가 있다고 하는 걱정스러운 상황에 놓였던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어떻게 성장했는지 담았다. 뚱뚱하고 덩치가 크지만 줄넘기를 잘해서 인기쟁이가 된 아이, 수업 때마다 바닥에 눕다가 나쁜 행동을 중단한 아이, 부정적인 반응만 하다가 멋지게 행동하는 아이, 짜증과 떼쓰기가 심했는데 약을 먹으면 똘똘해지는 아이 등 선생님의 관심과 도움으로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게 되었을 때 얼마나 뭉클할까. 반 아이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대하는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사춘기 아이에게는 앞에서 끌어 주는 부모가 아니라, 옆에서 함께 걸어 주는 동반자의 자리에 서라는 말이 와닿았다. 각자의 세상에서 공존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함께 즐길 수 있는 취미를 만든다면 사춘기가 와도 소통이 될 것이다. 그리고 아이는 모든 걸 갖춘 환경보다 적당한 결핍 속에서 더 단단히 자란다. 아이가 원하기 전에 채워 주고, 모든 감정을 다 받아 주면 아이는 스스로 성장할 기회를 잃게 된다. 아이 스스로 하게 내버려두고, 단호한 엄마가 되어야 독립적이고 야무진 아이로 클 것이다.
저자가 만난 학부모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혹시 내가 이런 엄마일 수도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아이에게 반복적으로 주의를 주기보다 칭찬하고, 아이가 어떤 말과 행동을 하더라도 믿어 주고 진심으로 들어 주어야 한다. 아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스스로 할 기회를 많이 주자. 무엇보다 아이가 학교에서 행복하게 보낼 수 있게 응원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아이들은 작은 성취가 쌓일수록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딸아이가 유치원 때부터 원해서 피아노 학원을 다니고 있다. 20분 도보로 하교 후에 바로 학원에 가서 그런지 힘들어서 쉬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었다. 막상 학원에 가면 피아노를 잘 친다고 한다. 책에서는 학원만 다니게 하지 말고 대회도 나가게 해서 성취를 맛보게 하라고 한다. 두 달 후에 있는 피아노 급수 시험을 위해 학원에서 꾸준히 연습하고 있는데, 국가공인시험도 아니고 비용만 많이 들어 하지 말까 생각한 적도 있다. 그런데 <선생님, 우리 아이 잘 지내나요?>를 읽고 아이 스스로 뿌듯함을 맛볼 수 있게,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게 해주고 싶어졌다.
아이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면 가지고 있던 능력을 발휘한다. 가정에서 채워야 하는 생리적 욕구와 안전의 욕구만 충족되어도 학교생활에 집중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 집단에서 소외되지 않고 잘 지내는 사회적 욕구까지 충족되면, 자기 존중의 욕구가 생긴다고 한다. 친구들과 잘 지내고 그 사이에서 인정받고 즐거워야 자기 존중의 욕구가 생기는 것이다. 편안한 가정에서 사회적 욕구가 충족되어야 친구 관계를 잘 유지할 수 있는데, 초등 저학년 때 친구 관계가 좋지 않은 아이들은 학교 적응이 어렵다고 하니 생각이 많아진다.
<선생님, 우리 아이 잘 지내나요?>는 저자가 교실에서 만난 아이들과 혹은 본인이 직접 겪은 일들을 들려주어서 집중하며 재미있게 읽었다. 마치 아이의 담임 선생님께 이야기를 듣는 듯한 착각도 들었다. 아이가 1학년인 시점에 읽게 되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주변 엄마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