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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만나는 500개의 계단 Q&A - 2026 최신판
이혜송.이혜홍 지음 / 바른북스 / 2021년 1월
평점 :
읽는 책이 아닌 쓰는 책은 오랜만이다. 책 한 권에 3년 일기를 쓴 적도 있고, 그동안 읽었던 책들의 기억하고 싶은 문장을 필사로 가득 채운 책도 있다. 지금 소개할 책은 더욱 특별하다. <나를 만나는 500개의 계단 Q&A>는 2021년에 처음 발행된 책으로 심리학 전문가들이 집필했다. 나에 대한 질문에 대답하기 어려운 것을 보고, 나 자신을 만날 수 있도록 500가지의 질문이 담긴 책이 나온 것이다. 나는 2026 최신판을 처음 펼쳐 보았다.

나를 만나는 500개의 계단이라는 제목처럼 목차도 계단 모양으로 되어 있다. 어떤 질문들이 나올지 무척 궁금했다. 한쪽에 두 개의 질문, 양쪽 페이지에 4개의 질문이 나온다. 5~6줄에 답을 적을 수 있도록 했다. 질문들만 쭉 읽어 보는데도 울컥하는 마음이 든다. 나에 대한 질문을 들어 본 게 얼마 만인지, 말이 아닌 글로 적혀 있는 질문인데도 뭉클함이 느껴진다. 심리상담을 할 때의 느낌이지 않을까.

1장은 지난날의 나를 돌이켜보고, 어린 시절의 나를 만나는 시간이다. 나의 기억 중 가장 오래된 기억(어린 시절 첫 기억)은 무엇인지, 어릴 적 친했던 친구들은 누구고 어떤 추억이 있는지, 어린 시절 나의 집과 동네는 어떤 느낌인지, 학창 시절의 나는 어떤 아이였고, 좋아했던 과목과 싫어했던 과목은 무엇인지 등 나에 대한 질문들이 먼저 나온다. 대학교와 전공, 첫 직장과 첫 월급, 부모님과 관련되는 질문 등 다양한 질문이 쏟아진다. 100개가 되지 않는 1장의 질문들에 모두 답하는 것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2장은 현재 나는 어떤 생각으로 어떻게 살고 있는지 지금의 나를 만나는 시간이다. 2장의 질문이 가장 많은데, 전체 질문의 약 30%를 차지한다. 1번 질문부터 나에게 휴식이 필요한 순간을 묻는다. 나를 위로하고 보듬어 주는 기분이다. 나만의 소확행, 가장 좋아하는 시간은 무엇을 할 때인지, 쓰지도 않으면서 버리지도 못하는 물건, 일주일 중 가장 좋아하는 요일, 친구, 잠, 꿈, 핸드폰, 가족, 건강에 대한 질문 등 150개가 넘는다.
질문들 중 초록색으로 표시된 문항이 있는데, 진로 설정이나 취업 준비에 도움되는 문항으로 자기소개서나 면접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참고하도록 했다. 예를 들면, 나에게 힘을 주는 단어 3개와 그 이유, 관심 있게 보는 기사나 뉴스 내용, 하고 싶지 않지만 해야만 하는 일이 있을 때 어떻게 하는지 같은 질문들이다.

3장은 내면의 나를 만나고 아픔을 치유하는 시간이다. 나에게 위로가 필요한 순간, 마음은 늘 하고 싶었지만 미루게 되는 일, 나만의 비밀, 고민을 의논할 상대, 실패 경험, 스트레스 해소법, 음주로 인한 실수 등 54개의 질문이 나오는데, 부정적인 느낌의 질문도 포함되어 있다. 잘 드러내지 않았던 나의 속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4장은 나의 가치관, 내 생각, 의미를 정리해 보는 시간이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과 불행한 사람은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나에게 성공과 실패의 기준은 무엇인지, 나에게 가족은 친구는 어떤 의미인지, 내 삶은 원동력은 무엇인지, 부모님께 하고 싶은 말, 배우자에게 바라는 모습 등 83개의 질문이 나온다. 내가 어떤 관점으로 세상을 마주하고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5장은 내 삶의 미래,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다. 다가올 인생에서 세 번의 기회를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떤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라는지, 내가 쌍둥이라면 어떨 것 같은지, 세 가지 소원은 무엇인지, 외국에서 생활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떤 선택을 할지, 해보고 싶은 사업, 배워보고 싶은 악기 등 115개의 질문이 나온다.
저승사자가 나의 마지막 날을 알려 주겠다고 하면? 조선시대에 태어났다면? 초능력이 생긴다면?처럼 학창 시절에 한 번쯤 해 보았을 100문 100답에 나올 법한 질문도 있어서 재미있게 답할 수 있다. 작년과 올해의 나를 비교했을 때 가장 크게 변화된 부분이나 올해 목표 같은 질문은 답을 적는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다. 500개나 되는 질문에 빠짐없이 답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 순서대로 답할 필요 없이 마음 내키는 대로 적어가면 될 것이다.

질문에 대해 글로 답을 적는 문제가 대부분이지만, 그림을 그리는 문제도 있다. 나에게 영향을 준 것들, 인생 곡선 그래프, 나의 직업가계도를 그려 볼 수 있다.
<나를 만나는 500개의 계단 Q&A>는 심리학 전문가들이 만든, 실제 상담에서 활용되는 질문들이라고 한다. 내 자신을 알아야 인생의 중요한 결정에서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고, 내가 누구인지 아는 순간 미래는 달라진다고 하니 좀 더 일찍 이 책을 만났다면 좋았을 것 같다. 나를 찾아가는 500개의 질문 여행길에 올라야 겠다. 매일 책을 펼쳐 질문 하나씩이라도 답을 채우다 보면, 책 한 권이 완성되는 날이 올 것이다. 나만의 책이 완성될 날을 기대해 본다.
* 이 리뷰는 컬처블룸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