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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가봐야 할 대한민국 베스트 여행지
백남천 글.사진 / 나무생각 / 2007년 4월
평점 :
어릴 때 가족 여행을 많이 했다. 주말이면 등산을 하거나 전라도 내의 어느 한 곳을 둘러보기도 했다. 여름방학에는 섬으로 놀러가 캠핑을 하기도 했고, 겨울방학에는 가족 모두 배낭 하나씩 짊어지고 배낭여행을 하기도 했다. 고등학생이 되면서 가족과 함께 하는 여행이 싫었다. 어디 가자고 하면 괜히 핑계를 대고는 했다. 대학생이 되면서 친한 친구와 전국에 사는 동기들 집으로 놀러다녔다. 강원도 춘천, 경상도 포항, 부산, 충청도 조치원 등 한 곳을 자세히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그 지역에 발도장은 찍고 왔다. 학창시절 9년을 보낸 만큼 남들에게 제 2의 고향이라 소개하는 전남 영광에도 고등학교 졸업 후 세 차례에 걸쳐 다녀왔다. 모교에 들러서 선생님들도 뵙고, 영광과 광주에 사는 친구들도 만나고, 이달 초에는 서울 올라오는 길에 전주에 들러 초등학교, 중학교 친구를 만나고 오기도 했다. 아는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의 여행은 혼자서도 두렵지 않다. 아직 제주도로 혼자하는 여행은 용기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말이다.
언제나 여행을 꿈꾸는 나에게 '대한민국 베스트 여행지'는 보물상자에서 꺼내 든 귀한 선물이다. 국내 여행지 사전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구성이 잘 되어 있다. 차례를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 등 도(道)별로 나누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주제별로 나눈 것도 나쁘지 않다. 여행지에 대해 설명한 후 '여정 길라잡이'에서 친절하게도 찾아가는 길이나 주변 명소, 숙소, 맛집 등을 알려주고 있다. 제목이 '부모와 자녀가 꼭 함께 가봐야 할' 여행지이니만큼 초등, 중등 교과서 내용도 나와 있어 자녀가 있는 가족에게 도움이 될 듯하다. 마지막에 '찾아보기'도 여행지를 정할 때 유용하겠다.
앞에서부터 차례대로 보지 않았다. 우선 내가 여행했던 곳부터 훑어보았다. 차례를 손가락으로 짚어가며 내가 다녀온 곳을 찾았을 때는 반가웠다. 어릴 적에 가보았던 전북 고창의 선운사나 여행 상품권으로 갔었던 임실의 옥정호, 치즈마을, 강원도 평창의 대관령양떼목장, 대학 때 친구와 기차여행으로 가본 전남 순천의 낙안읍성, 송광사, 수학여행으로 갔던 경북 경주 등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치즈마을에서는 치즈만들기 체험도 했었고, 송광사는 입구까지 갔다가 사나운 인심때문에 들어가보지도 못하고 나왔었다. 입사 1년 기념으로 제주도에 갔었는데 1박 2일간 꼼꼼이 짜여진 일정대로 움직였다. 꽤 많은 곳을 둘러보았고 처음 가본 제주도라서 좋았다. 제주도에서 꼭 가보고 싶은 곳이 김영갑 포토갤러리 두모악이다. 시간이 된다면 일주일 이내로 일정을 짜서 멋진 제주도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 비행기가 아닌 배를 타고 말이다.
지금 바로 떠나는 것이 아니라도 이 책 한 권 가지고 있다는 게 얼마나 든든한지 모르겠다. 어디를 가야 좋을지 몰라 혼자 막막할 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가족여행뿐만 아니라 친구와 함께 하는 즐거운 우정여행, 애인과 함께 하는 달콤한 여행 등 여러 사람에게 유용한 책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