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에게 힘겹겠지만 

광역버스를 타고 출근하는 내게 정말 지옥같은 아침을 선사하는

월요일이다.


이번 주말엔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 너무나 끔찍하지만

아귀가 딱 들어맞는 세월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고

더이상 울지 않는 나에게 실망했고,

그 사회적 파고가 너무 낮아서 화가났다.


백남기 농민, 역사교과서나 일제성노예 여성에 대한 협상이 

또 뉴스에서 슬그머니 사라지더니,


시바, 민주화 운동한게 죄냐???

지 잘살겠다고 공부만 한놈한테 

왜 한소리 못하냐...

빨갱이 소리가 그래 무섭냐, 아님 뭐 사진 찍힌 거라도 있는거냐...


울화통이 터지는 날들이다. 


월요일이 오기전에 기합을 넣어보자는 차원에서


아라시 15주년 하와이 콘서트버전 SEASON을 들어주고, 

양아치미 넘치던 나의 아이돌이 이제 아저씨가 되가지고는 울먹이자

나도 따라 울먹이면서

(너도 통통해지고 나도 뚱뚱해지고, 너도 눈물이 많아지고, 나는 더 많아지고......)


로맹가리의 내 삶의 의미를 딸에게 읽어주는데


'내 삶에서 내가 선택한 것은 없다'는 그의 말을 읽다

그러니까 자신이 러시아에서 태어나서 폴란드에서 자라고, 

프랑스 작가인 '로맹가리'라는 인간이 된 과정이 그랬다는 걸 이해하지만

아저씨 예쁘고 똑똑하고 유능한 여자랑 결혼하셨다가

엄청 예쁘고 어린데다 똑똑한 여자랑도 결혼하셨잖아요???

없으셨던건 아닌..........거 같다는 생각이... 음..


[딸이 지겨워하는 가운데 그의 삶이 얼마나 멋진가를 다이제스트로 읊어주었지만

당연하게도 별 관심이 없다..

그녀는 먹방을 너무 본 가운데 최근 요리사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문제는 이 책이 엄청 얇은데 만원이나 하는데다

어디선가 읽어봤다는 거다...

설마.... 예전에 산 걸 또 샀을까... 어디서 읽었더라... 음....


데이빗 보위와 신영복 선생이 별이 되고, SMAP도 해체된다는 마당에

나는 도대체 산 책인지 아닌지 조차 구분이 안되니

청춘이 갔구나 싶어 더 우울해져버렸다.


그래서 일안하고 글을 쓴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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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6-01-18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 안하고 글을 쓰고 싶은 일인... ㅎㅎ

무해한모리군 2016-01-18 14:43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 으흐흐흐 저도 겁나 바쁘지만.... 내일은 신입사원 교육도 해야하는데 ㅎㅎㅎㅎ 놀고 있습니다.....

Mephistopheles 2016-01-18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이 참 병신스럽지요.. 병신년이라 그런가.?

무해한모리군 2016-01-18 14:46   좋아요 0 | URL
생명을 뭘로 보니까 세상이 이지경이지 싶습니다.... 미쳐돌아가네요.... 총선은 어찌될려는지...

감은빛 2016-01-19 0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이 많은 월요일이었는데, 진짜 출근하기 싫은 날이었습니다.
막상 사무실 도착한 후로는 물 한 잔 마실 틈없이 일했지만,
버스를 타고 가는 내내,
확 엉뚱한 곳에 내려서 하루종일 여기저기 쏘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중요한 회의가 있어,
회의 자료를 준비하느라 새벽부터 일어났는데,
이렇게 일은 안하고, 서재 들여다보고, 관심도서 살펴보며 시간을 보내네요.

이런 세상에서 먹고 살겠다고 아둥바둥거리는 모습이
스스로 생각해도 한심하기도 합니다. ㅠㅠ

무해한모리군 2016-01-19 17:41   좋아요 0 | URL
감은빛님 요즘 저는 정말 우울과 전쟁중입니다... 내가 이럴진데 사람노릇이라는 말이 머리속을 데굴데굴 굴러다니면서 괴롭힙니다....

그래도 녹색당 기자회견을 보면서 위안을 받곤하는 제가 있으니 감은빛님 으샤!
 

집앞의 거대한 동상이 사라졌다 나타난 미스테리
왠일인지 읽자마자 해답을 알았다
소거법에 따라 불가능한 것을 하나씩 지우니
답이 나왔다

동시리즈가 드라마화 된 에피소드 중에 착상이
비슷한 것이 있었다

게다가 두주인공은 드라마속 배우의 모습으로
상상되는 부작용도 있었다


역시 원작이 실사화되면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엉뚱하게도 나의 관심은 추리가 아니라 은사님의 마지막 혈육이라 자신의 마음을 방치중인 사이카와 교수는 언제쯤 모에와 진전이 있을까 하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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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들은 신영복 선생의 마지막 육성은 젊은이들에게 꿈을 잃지말고 다른 이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라는 것이었다.

히가시노상 역시 끝없이 말한다. 삶이란 대단한게 아니지만 묵묵히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 만으로도 무언가 이룬것이라고.

심장이 뛰게 살자.




당신은 수많은 잘못을 저질렀지만 그중 가장 큰 잘못이 무엇인지 알려줄게. 대다수의 범용한 인간들은 아무런 진실도 남기지 못한채 사라져버리고, 그런 인간들은 태어나든 태어나지 않았든 이 세상에 아무 영향도 미치지 못한다ㅡ. 아까 당신이 그렇게 말했지? 하지만 아니야. 이 세상은 몇몇 천재들이나 당신 같은 미친 인간들로만 움직여지는 게 아니야. 얼핏 보기에 아무 재능도 없고 가치도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야말로 중요한 구성 요소야. 인간은 원자야. 하나하나는 범용하고 무자각적으로 살아갈 뿐이라 해도 그것이 집합체가 되었을 때, 극적인 물리법칙을 실현해내는 거라고. 이 세상에 존재 의의가 없는 개체 따위는 없어, 단 한 개도 ㅡ 4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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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황에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인간을 바라보던
신영복 선생의 명복을 빕니다

고교시설 선생의 책에서 받은 삶의 자세를
일생 쫓으며 살아갑니다

선생이 가고 눈은 오고
나는 길을 걷다 허리가 꺽이게 울음이 납니다

바라볼 스승의 등이란
얼마나 큰 그늘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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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의 카페
프란세스크 미랄례스.카레 산토스 지음, 권상미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1월
평점 :
절판


스페인작가의 인생에 대한 하이쿠. 오른쪽은 팬, 왼쪽에는 심장, 어디에나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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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6-01-11 1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나 기왕의 하이쿠를 읽을 냥이면 일본 작가것도 잔뜩 있는 것이 현실... 하이쿠는 현재형으로만 써야 한다는 것을 새로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