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청년알바 노동자의 기자회견 전체를 들었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경험만큼 보인다고 합니다.
아마 정치하시는 분들은 알바를 하는 친구들의 급여를 '용돈벌이'로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그 청년의 말대로 이 알바가 많은 이들에게는 생존이지요.
저도 제 경험을 말해봅니다. 저는 그 친구보다는 운이 좋았습니다. 저희 어머니가 3년은 제 학비 만큼은 지원해 주셨거든요. 제 고교절친 10명중 일곱은 그러질 못했습니다.
대학시절 어떤 친구가 '요즘 밥 굶는 사람이 어딨어?'라고 했는데 스무살 그즈음에 저는 종종 굶었어요. 제대로된 일자리를 잡지 못해서 돈이 딱 떨어지면 평소에 얻어먹어도 진짜 돈이 없을때는 말이 안떨어져요... 집을 뒤지고 뒤져도 라면 한개값 동전을 못모으면 그냥 굶었어요.
기자회견에 나온 청년이 그래요. 철야로 일하는 이친구는 '목숨값으로 번 돈을 허튼데 쓰겠냐. 조금 여유가 생기면 집앞에서 고기구워먹고, 바다에 놀러가고 싶다'고 합니다. 집을 백채식 가지고 공으로 돈을 버시는 분들은 그런 돈을 듣도보도 못한 명품사고, 비싼술집도 가고 그러는지 모르지만, 이친구는 잠을 사고, 친구랑 놀 하루의 여유를 사고 싶다네요.
안타깝습니다. 하루 잠을 포기하고 다른 친구들을 위해 이렇게 기자회견을 나섰다는 이런 친구들이 청년대표로 국회에 들어가는게 아니라 어디 사학재단네 딸이 야당 청년대표라면서요? 청년대표고 국민의 대표로 국회의원이 된 자가 무슨 처장이 시킨다고 쪼르르 깡을 했다구요? 요즘 건설판에서도 그런거 잘안하는데요. 그럴거면 그냥 사업하지 왜 정치합니까?
제가 최근에 인간의 증명이라는 책을 읽고 있는데 생각했던거 보다 더 무서운거예요. 인신매매도 하고 장기도 막 내다 팔고요. 근데 사람을 죽도록 일시켜서 서서히 죽이는 것도 정말 무섭지 않아요? 사람이 계속계속 죽는 일터가 있는데 그게 작업자의 부주의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장이 더 금수만도 못한 인간 아닌가요? 뉴스가 하도 무서워서 책이 좀 덜 으스스해지는 느낌이네요.
최근 어느 커뮤에서 이스탄불 폭탄테러 당시 공항에 있던 한인가족이 실재로는 외교공관의 어떤 도움도 없이 그곳의 한인업체 사장님께서 도와주셔서 숙소로 이동했는데 마치 외교공관이 한 것처럼 기사가 났다며 분노한 것을 보았습니다. 저는 외국에서 딱 두번 공관에 전화를 해보았는데 ARS 응답처럼 딱딱해서 깜짝 놀랐는데 동일하게 이야기 하시더군요. 당시 외국인여행자인 제게 영국지방 공무원은 숙소로 태워도주고 우리나라에 와서 이런 일을 당해 유감이라며 다독여주고 제게 임시로 제공해줄수 있는 서비스 리스트까지 주더군요..
백남기 농민은 예전에 자신으로 돌아갈 길이 없어졌는데 경찰은 사과도 없이 안에서도 잘 보이는 카메라를 물대포에 다는게 대책이라고 내놓았다구요?
제가 늘 말하지만 한달 104만원으로 숨만 쉬는 인생을 살라는 곳에서 인간을 귀하게 여겨주겠어요? 우리가 일하다 지쳐 어떤 저항도 없이 살다 죽었으면 싶겠지요. 봐봐 말하는 놈만 손해보는거야 협박도 해대지요. 그런데요. 돈도 없고 빽도 없어도 목숨걸고 싸우는 인간 무섭다구요.
알바노조 위원장의 단식이 언론에 안다뤄지는거 저들도 그걸 알아서 무서운거겠지요? 우리가 알아줍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