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날이 좋다. 그러나 비소리는 듣지 않고 안드라스 쉬프의 바흐 연주를 듣는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연주가 더 좋아졌다는 평가를 듣는다. 나이들어도 시들지 않는 재능이라니 축복이다.


유감스럽게도 나의 독서력은 독서량이 줄며 퇴보하고 있다.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하며 나보다는 낫은 국어실력을 갖기를 소원하며 같이 시를 외우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동시집을 찾아 동네서점으로 나섰다. 동시는 인기가 없는 장르인지 동시해설서(?) 한권만 발견될 뿐이라 알라딘에서 김용택 선생의 동시책 한권을 구매한다. 주말에 같이 옮겨적자고 하면 좋아할까?


언제나 그렇듯 주문하는김에 라는 핑계로 내책도 잔뜩 구매해본다. 87분서 시리즈가 새로 나왔길래 반가워하며 <레이디 킬러>도 구매하고, 좋아하는 배우 사이토 사토미군이 주연하기도 했던 아리스 시리즈도 구매해본다. (유명해지기전 B급영화나 유부녀와 온천여행 같은 컨셉의 리포터 활동도 잔뜩인데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게 대단하다). 마지막으로 <레스> 50세 생일을 앞두고 전애인의 결혼을 통보받자 여행을 떠난다니 부러운 이야기라 읽어본다. 나도 훌쩍 혼자 여행을 떠나고 싶다. 


회사 벽면을 장식해둔 알라딘 냄비받침을 봄을 맞아 교체한다. 폴오스터의 선셋파크에서 허영란의 여름의 맛과 캐스린 스토켓의 헬프로. 저 셋중에 허영란 작가의 <여름의 맛>은 내내 읽지 못하다 동시책 사러 서점에 갔을때 우연히 처음으로 읽게 되었다. 이 작가 정말 글을 잘 쓰는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난다. 간결하고 선명했다. 즐거운 책이었고, 읽지 않은 책으로 벽면을 장식한 부끄러움에서 드디어 탈출했다.(표지의 복숭아를 좋아해서일지라도) 내친 김에 읽은 여섯잔의 칵테일은 오지랍이 세상을 구하는 이야기인데 오지랍이 자꾸 자라나 고민인 나로서는 삼가해야할 책이다. 


여전히 미친듯이 새벽 다섯시부터 아홉시까지 장부를 뒤지는 삶이 계속되고 있다. 오죽하면 등 뒤에 부장이 나를 보더니 내 자식은 세무일은 시키지 말아야지 라고. 내 일을 줄여줄 수는 없는 것일까???? 이런 나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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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목요일 너무 바빠 드라마도 못보는데 사랑이야기 한번 읽어볼까 하고 두어권 주문해본다. <그것은 벚꽃같은 사랑이었다>가 제목이길래 한순간 아름답게 피었다 금새 사그라드나 마음에 남는 사랑이야기인가 해 주문했는데, 어디선가 본듯한 이야기다. 아주 비슷한 이야기의 일본 영화를 본 적이 있는데다(아이디어만 생각하면 여러편이 있지만) 가벼운 청춘영화의 감성이다. 사실 아주 간절한 소망이 담긴 이야긴데 그 마음이 닿게 그려지지 않는다. 아쉽다.


 같이 구입한 <나를 봐>는 소개글과 정확히 일치한다. 우리는 사랑에 '빠진다'라고 표현한다. 그것이 두려움과 위험을 가진 감정이기에. 


 이 소설은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는 순간을 그린다. 내가 그를 사랑하는 이유가 '그가 나와 비슷한 사람'이거나 혹은 '아주 색다른' 사람이여서도 아니고, 좋은 사람이거나 어울리는 사람이여서도 아니다. 그저 시선을 돌릴 수 없는, 어느순간 터무니없이 나의 마음 한뭉텅이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그녀만 줌업이 되어 내게 걸어오는 슬로우모션은 영화에서만 가능한게 아니다. 우주에 둘만 있어본 적이 없단 말인가... 진정 당신을 위해 안타깝다. 그러나 무서운 집중 후에 순간순간 두려움이 찾아오는 법이다. 저 끝내주게 섹시한 감정조절장애 폭력전과유예범을 믿어도될까? 초강력 사랑의 마약뒤에 완전히 무너져내릴 고통이 또다시 찾아오는 건 아닐까? 그는 그녀만 보는데다, 그녀와의 댄스홀 데이트를 위해 매일밤 춤연습을 하고, 그녀의 직장앞에 예쁜 계절꽃을 들고 간다는 훌륭한 연애의 답을 척척 내놓는 섹시하고 똑똑한 남자인 관계로(답을 잘 아는 여자사람 친구의 말을 잘듣는 현명함 장착-이 남자의 최대장점 잘듣는다, 충고하지 않는다) 그녀의 두려움은 짧게 사그라든다. 


그녀의 스토커는 누구인지, 과연 그는 그녀를 지키기위해 다시 폭력을 쓰고 감옥으로 돌아가지 않을지 내내 조마조마한 것이 후반부의 재미다. 솔직히 헐리웃 영화를 제법 많이 본 나는 그녀가 심적 부담이 극심해 헛것을 보는건 아닐까 다소 의심하기도 했었다. 이 글을 보며 다시 생각하지만 스토커들에 대해 형량을 늘려야 하지 않을까? 마무리가 다소 급한 느낌이지만 이 작가도 참 재미있게 글을 쓴다.


아 그리고 벌써 제목이 가물한 책을 중고책방에서 급히 읽었다. (그나저나 알라딘 중고책방에 가면 늘 드립만 마셨는데 라떼가 맛있더라 오호) 한 이혼한 프랑스 남자가 절친을 따라 런던의 프랑스지구에서 서점을 하며 절친과 절친의 아들, 자신의 딸과 공동생활을 하는 이야기를 읽었다. (둘이 삼십년산 부부처럼 투닥거리는 귀여움이란!) 누구나처럼 어렸을때 나도 이렇게 살아보는 꿈을 꿨다, 친구 셋이랑 한층씩 살면서 거실을 공유하는 아이들도 같이 기르고. 글 말미에 절친의 두 아들딸이 단짝 친구로 자라 만나는데 후권으로 둘의 사랑이야기나 둘이 같이 프랑스식 서점을 하는 이야기를 내줬으면 싶었다. 


재미있든 아니든 따뜻한 이야기들이라 주인공들의 뒷얘기가 궁금하고, 행복했으면 하고 바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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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시간 천년의 기도를 읽는다. 언제나 좋아하는 에릭클립튼의 블루스 앨범을 들으며 가난과 노년을, 한 사람의 일생동안 나타났다 사라졌던 많은 우상들을 생각한다. 28살에 미국으로 이주한 작가는 엄청나게 빠르게 자본주의화되는 세상에, 그만큼 빠르게 변하지 못한 고국 사람들의 삶을 그린다. 탁월한 글쟁이다.


 김혜자 선생이 드라마 눈이부시게 결말에 아름답고 슬프게 - 그래도 살아서 좋았다고 지금을 살라- 말한다. 눈물이 난다. 그러나 마음속 여전히 촌년인 나는 변화하는 세상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보며 그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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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교육때문에 늦은 출근인데
뉴스공장에 백기완 선생이 나온다.
많이 아프시다는 얘기만 들었는데
왈칵 눈물이 흐른다.

남북정상은 만나 분단책임자인 미국에게 사과를 요청해야한단다.
그래 기백하면 백기완이지.

이게 보수지.
뭔 보수가 남으 나라 국기를 쳐흔들고
지나라 규범은 입에 담기도 싫게 지편한대로 깨부수고...

백기완선생 새책 제목이 버선발이야기인듯 한데 버슨발은 버선을 신을 발이 아니라 맨발이란다.
하기는 천이 얼마나 귀했는가.

녹색평론 165호 미국의 베네수엘라 공격은 대안경제는 파괴되야하기 때문이라던가 길 잃은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이야기 등 평소 궁금했던 이야기들이라 모처럼 정독중이다.

오버스토리는 두꺼운데 의외로 책장이 잘넘어간다. 문제는 책이 무거워 들고나갈수 없어 더디다.

EH카의 러시아혁명사도 여전히 읽고있다. 베네수엘라 사태와 전시경제 고립이 겹쳐보이는건 이거읽다 저거읽다 해선가.

숨이 차게 살고있다. 어서 이 봄이 지나 제발 인간다운 생활로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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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뒷장에 있는 조세희 작가의 이책에 대한 소개말이 너무나 훌륭하다.

인문 md의 서평이 올해 마지막으로 귀기울이고 싶은 이야기로 이책을 고르게 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이속지 너무나 취향이다. 손에 착 붙어 넘어가는 느낌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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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01 22:3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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