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미널마인드에 이런 문구가 인용된 적이 있다. '사람은 악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행복이 선이라고 믿을 뿐이다.' 


애거사 크리스티 리커버 컬렉션을 보다 읽지 않은 이야기가 있어 골라봤다. 짧고 꽤나 오래된 책이지만 미스 마블은 사랑스럽고 이야기는 촌스럽지 않다. 딱히 누구에게도 폐를 끼칠 것 없어보이던 사소한 탈선이 살인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런 이야기가 낡지 않는 건 인간은 참 어떤 면에서는 비슷해서인듯. 내가 한 사소한 잘못들과, 도덕적 선이 흐려졌던 순간들과 뉴스에 나온 그보다 못한 이유로 발생한 죽음들이 떠올랐다. 


어제 모처럼 하이볼을 만들어 먹으려고 무더위를 뚫고 마트에서 제임슨이라는 만원짜리 아이리쉬 위스키와 얼음, 토닉을 사들고 퇴근했는데, 이럴수가! 각얼음인줄 알았던 얼음이 커피얼음이라는 듣도보도 못한 커피를 얼린 상품일 줄이야. 부주의한 내 탓이니 스트레이트로 싸구려 위스키를 먹으며 선풍기바람에 의지해 살인을 예고합니다를 읽는다.


아 짧다, 취흥이 오르기도 전에 이야기가 끝나버린다. 길고 긴 재미있는 이야기를 읽고 싶다. 

오늘은 맥파이 살인사건을 들고나왔는데 앞쪽이 그저그렇다. 죽음을선택한남자를 가져올걸 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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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ANCE 그러니까 서울세계무용축제 조기예매기간이다.

(웹사이트 ; http://www.sidance.org )

무대공연이라면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편이지만 무용에 조금더 애정이 있는 편이라, 

가능하면 해마다 한두공연쯤 가서 본다.  

비싸고 엄청난 설비가 없어도 사람 몸 만으로 무대가 꽉차는, 새로운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된다.

아동극에 너무 실망해서, 학생들이 오히려 이런걸 보면 좋을텐데라는 꼰대스러운 생각을 하며, 

무용가들에게 존경을.

올해의 주제는 난민.


나는 두작품을 일단 예약했다. 핀란드의 테로사 리넨 무용단이 아코디언 연주자 키모 코요넨이랑 협연하는 ,<숨>. 'Dance first, think later, it's the natural order' - 베케트. 아코디언을 무대에서 연주하는 것을 본 적이 없어서 그 점도 기대가 된다. 


두번째는 마를레느 몬테이루 프레이타스의 <바쿠스-제거의 전주곡>, 2년전엔가 그녀의 작품을 본적이 있는데 우리말로 '난장'으로 표현하면 될까, 무대가 어디까진지, 극의 시작이 언젠지 모를, 규정하기 어려운, 설명이 힘든 어떤 그런 것이었다. 나를 당황시키는 예술가를 좋아하지 않을 수가.


그 자신이 시리아 난민인 미트칼 알즈가이르의 <추방>이나 개막작인 피에트로 마룰로의 <난파선-멸종생물 목록>도 보고싶지만 서강대는 너무 멀고, 나는 가난하고.  


알라딘 장바구니엔 놀랍게도 어느덧 열권도 넘는 책이, 5만원을 채우기 위해 연연하지 않고 마구 보관함에 넣고 장바구니를 정리한다.


살아남은건

<우먼카인드 3권-우리는 존엄하다> 화면가득한 티베트 여인의 모습에 홀린다. 녹색평론 161호에 기재된 멕시코 후치탄 여성들의 단단한 모습이 떠오르며 장바구니에 담는다. 


어제 드라마 보슈(그 해리보슈의 실사 맞음, 왜 때문인지 나는 늘 보슈를 책에 실린 작가인 코넬리의 모습으로 연상하곤해서 약간 드라마에 적응이 어려웠지만)를 보고 멋진 야경을 배경으로 홀로 째즈를 들으며 사건파일을 보는 그의 모습에 감화받아 모처럼 전형적인 추리소설 <맥파이 살인사건> 하나를 골라보고, 마지막으로 <오타쿠에게 사랑은 어려워>라는 만화를 담는다. 그러나 우리 오타쿠들이여, 우리가 연애까지 잘해버리면, 범인들은 어쩌겠는가. 절대 5만원에 연연해서 이렇게 고른건 아니다 암.


※작가가 재즈매니아인지라 드라마의 음악도 매력적인데, LA의 외로운 형사 해리 보슈의 재즈그래피를 정리해둔 포스트를 발견 : 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10053223&memberNo=37685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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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읽은 책속의 그녀들의 용기에 감동을 받는다.


 <희귀본살인사건>의 그녀는 원하는 일을 찾아 미국에서 스코틀랜드 에딘버러 단숨에 날아오른다. 살인사건 추리 자체는 그냥저냥이었지만, 그녀의 호기심과 능력과(도서감정, 사서로서의 능력, 복원기술 등) 그녀의 새로운 일터인 서점에 대한 묘사에 홀려버렸다. 그녀는 나의 질투심을 심각하게 자극하게도 책속 주인공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능력마저 있다. 나 역시 이십대초에 파리에서 미술품 복원을 배워보고자 알아봤던 적이 있다. 그러나 입학을 위해 미술실기 시험을 통과해야한다는 걸 알고는 바로 접었다. 애초부터 강철조차 부수는 마법의 손을 가진 내가 꿈꾸기 어려운 직업이었다. 직업이란 내가 비싸게 팔릴 수 있는 걸 골라야하는 법인지도. 다소 아쉬운 점은, 스코틀랜드 사투리가 원서에는 어떻게 적혀있는지 궁금하다. 각주로 달았으면.... 아니다 그러면 각주가 너무 많았으려나 내가 원서를 읽는 수 밖에 없다.


지금 읽고 있는 <그 겨울의 일주일>의 그녀 역시 끝내준다. 그녀는 청소, 요리의 명수이며, 사랑을 위해 대륙을 넘었고, 고향으로 돌아와선 자신은 결코 받지못했던 온정과 도움을 타인에게 배푼다. 모처럼 글을 읽으며 안전한 곳을 거니는 느낌을 받는다. 또다른 그녀, 작가 메이브 빈치에게도 끝내준다고 말하고 싶다.


<해피엔딩으로 만나요> 속 그녀야 말로 놀랍도록 인정이 많으며 또다른 가사 노동의 명수다. 


자, 여기서 식상한 교훈, 모험이 없이는 얻는 것이 없다는 것. 용기와 따뜻한 마음은 아더왕의 기사 뿐만 아니라 현재에도 미덕이라는 것.


 계속 읽는 만화중에 <3월의 라이온>이 있다. 그림체가 예쁜 만화인데, 홍차브랜드 카렐과 손잡고 3월한정 콜라보 상품을 내놓았다. 예쁘지만 홍차12개를 4만원을 주고 사다니... 틀림없이 마시지도 못할 것이다.. 나는 물건을 싾아두는 것에 만족을 느끼는 그런 덕후는 절대 아니라고 다짐하며 오늘도 손가락을 다잡는다.... (2만원짜리 컵은 사도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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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래도 종이 속을 거니는거보다
숨이 차게 뛰는게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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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런 날에 데이비드 보위의 노래를 들으면 천국이 다가온다.

새삼 감탄한다 끝내준다. 


 <안녕하세요, 프라임 미니스터>라는 만화를 정치 BL이라기에 호기심에 구입해 보았다. 꽃미남 정치인 둘이 나온다. 내 돈주고 사본 첫 BL이고, BL을 읽어본지가 기억도 나지 않아 수준을 가늠하기 어렵지만, 정치적 암투를 어떻게 그릴지 궁금하다. 아마 다음권 정도까지는 읽어볼듯. 


 <어제 뭐 먹었어 13>은 점점 내게 좌절을 주고 있다. 시도해볼 만한 요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춘권을 사먹으면 되지 집에서 해먹을 마음 따위는 절대 생기지 않는다. 프로살림꾼 시로. 그래도 아주 당연히 자신의 미래에 상대방이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관계란 늘 부럽다. 어느덧 쉰이 된 두남자의 이야기는 언제까지 전해지려나. 


<해피엔딩으로 만나요>는 뭔가 오글거려서 중간에 읽다 던져뒀다. 오글 항마력이 싾이면 조만간 다시 읽어봐야지. 기분좋아질듯해 고른 책인데도 솔직히 책 초반에 내가 좋아하는 작품들을 그녀가 해피엔딩으로 고쳐쓴게 싫어서인지도. 악플러의 마음을 이해했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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