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거실에 놀고있는 아이를 두고 먼저 잠자리에 들었는데 아이가 침실로 들어오더니 내 뺨에 뽀뽀를 해주고 가습기를 틀어주더니 나간다. 네살이 되더니 어린이가 되었다.


 쿠쿠스콜링은 1권 내내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는 듯해서 걱정스럽더니 2권에선 놀랍도록 전형적인 탐정소설의 면모를 보이며 끝맺었다. 작가는 이 장르를 좋아하고 꼭 한번 써보고 싶었나보다. 해리포터가 더 좋지만 이 시리즈도 나쁘지 않다. 어느정도냐면 실크웜은 바로 사지 않고 중고책에 뜨면 꼭 사고 싶은 정도?


 오랫동안 읽지않던 우리나라 단편을 모처럼 읽는다. 아껴가며 읽고 있다. 왠지 우리나라 단편은 '나는'으로 시작하는 자전적이고 신파적인 것들이란 선입견을 가진 독자에게 문학동네 겨울호을 권해본다. (이 책과 별도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우리나라 작품은 김소진의 것이다) 어제는 은희경의 불연속선을 읽었다. 이야기는 이렇다. 9년을 산 나라에서 쫓겨난 남자는 언제든 떠날 수 있게 단촐한 살림으로 살아간다. 어느날 공항에서 가방이 바뀐다. 왠일인지 가방을 바꿔간 주인공은 연락이 되지 않고 단촐한 그의 살림에 낯선 가방은 너무나 거추장스럽다. 어쨌든 꽤 긴 시간이 흐르고 가방을 바꿔간 여자와 남자는 만난다. 알고보니 여자는 남자를 자주 깜짝 놀라게 하는 사람이다. 남자는 딱한장 밖에 가질수 없는 석판 필름에 작업을 하고, 세월이 흐르면서 사진이 변해가는게 좋다. 한번 뿐인 인생도 예기치못한 사건과 만나 변해간다는데 희망을 가져본다. 


2015년 양띠해엔 더 많은 행복한 만남과 성장이 모두에게 함께 하기를. (특별히 우리/나라 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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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5-01-02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엄마에게 볼뽀뽀와 가습기로 사랑을 표현할 줄 아는 꼬마 아가씨...보고 싶네요!^^
단편의 묘미에 전율했던 기억만...요즘은 단편이든 장편이든 통 책을 안읽는 생활이라..ㅠ

무해한모리군 2015-01-02 12:21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은 저희집에서 언제나 환영입니다 ^^ 출퇴근 시간이 길다보니 하루 두시간 정도씩 쪽 독서 중입니다. 모임이랑 등산도 슬슬 다시 시작해야겠습니다.

자하(紫霞) 2015-01-02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네살이라구요? 시간이 그렇게 지나간건가요? 모든 것은 변한다고 생각하지만서도 제 주위는 느리게 바뀌니까 잘 모르다가 예기치 않게 놀라게 되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는 작년보다 덜 우울한 한 해가 되었으면 하네요.가족 모두 건강하세요!^^

무해한모리군 2015-01-02 12:23   좋아요 0 | URL
자하님 2014년은 정말 마지막까지 안지나간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올해 흰머리를 발견하고 어찌나 슬프던지 ㅠ.ㅠ

무탈하신 2015년 되기를 기원드립니다.

하이드 2015-01-02 1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말 나이 어떻게 먹는지 모르다가 지인들 아이 나이 쑥쑥 먹는거 보고서야, 한살한살 차곡차곡 나이 먹고 있구나 싶습니다. 와 - 네살이군요. 뽀뽀해주고 가습기 틀어주고 나가는 네살이라니. 사랑스럽네요. 신생아때 애기 손 사진 올린게 어제 같은데 ... ^^;

무해한모리군 2015-01-02 15:01   좋아요 0 | URL
저는 요즘 제 나이를 자꾸 잊어먹어요. 하이드님도 그러세요? 마음도 몸도 유연성을 잃지않는다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한거 아니겠어요~~~~ 우리 새해에도 책얘기 사는얘기 많이해요 ^^

숲노래 2015-01-02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와 함께 즐겁게 자라는 하루로 새해 아름답게 누리셔요.
예쁜 짓을 하더라도 아직 아이는 아이요 아기 나이이니
더 신나게 뛰놀면서 무럭무럭 자라기를 빌어요~

무해한모리군 2015-01-05 08:50   좋아요 0 | URL
함께살기님 어제는 혼을 냈는데
조심스럽게 제게 와서 미안해라고 말하더라구요.
아 저도 함께살기님처럼 대화를 해야하는데 윽박을 지르는게 아닌지 반성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