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겨우 짐을 다 푼듯한 신혼집을 집주인이 팔겠다며 전화가 왔다. 

험하기 이를데 없던 집을 시어머니가 직접 도배해주시고  

우리 둘이 페인트칠하고  

욕실이며 베란다 박박기면서 다 닦고, 

싱크대도 30만원 밖에 못 받고 바꿨는데 

우리가 집을 다 정비하자 판다고 내놓다니.. 

집주인 양반이 몇년째 전세 놓고 있는 집이라길래 

내심 얼마가 되든 올려주고 집살때까지 있어야지  

생각하며 성심성의껏 단장하며 살았는데  

이리 되니 벌써 걱정이 늘어진다. 

그제는 퇴근해서 집에 가니 벌써 집 구경을 하러 사람들이 와있다. 

우리집 서재를 보며 좋아라 하고, 

벽지랑 블라인드도 새거라며 좋아하고 --;;

마지막으로 이 집에 살 사람인 아들이 와서 베란다를 둘러보고 갔다.  

아무래도 이 가족이 집을 사면 전세 연장은 어렵지 싶다. 

신랑은 팀장이랑 삐그덕되더니 사일전에 회사를 그만둬버렸다.  

둘이 한달도 빼지 않고 지금 수준으로 저축해도 전세금 올려주기도 빠듯할텐데 
(벌써 우리가 얻을때보다 사천은 더줘야한다 --;;)

어찌 옮겨갈 돈을 일년반 사이에 만들 수 있을까 벌써 고민이 된다. 

공지영은 우리 고민의 대부분은 내일 일을 당겨서 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는데, 

이 일주일 사이에 생긴 문제는 아무리 하심해 보아도 이미 내 행복의 한귀퉁이를 쓱 하고 가져가 버렸다. 

왜 이놈의 나라에서는 누구 말처럼 죽자고 치열하게 살라고 사람을 이리 내모는지. 

그깟 둘이 살 집집집 때문에!!!!

이주째 야근을 하니 내가 비관적이 된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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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2-18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집집집!
요즘 저희 집은 아파트 대출금 상환하느라 허리가 삐그덕거립니다.
이사에 대출금 상환에, 다달이 장난 아니랍니다. 전세값 너무 올랐더군요. ㅠㅠ
그리고 그 집주인 너무 하네요, 그럴거면 들어오기 전에 미리 말했어야지!
제가 다 화가 나네요.

그래두 휘모리님, 악운이 몇개 왔으니 틀림없이 행운도 왕창 오리라 기원합니다!

무해한모리군 2011-02-19 09:06   좋아요 0 | URL
고맙습니다 마녀고양이님
사실 아직 닥치지 않아서 그런지 어찌 되겠지 하고 있답니다 ^^;;

참 도시에 사는 국민들은 모두 빚쟁이로 내몰아야 이 광풍이 끝날런지..

차좋아 2011-02-18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이고... 가슴이 탁 막힙니다. 좀 어처구니 없네요. 휘모리님이 비관적인 사람이 아니라 일단의 상황이 비관적이네요.
저도 어이없는데 휘모리님은 어쩔까 싶네요.

무해한모리군 2011-02-19 09:07   좋아요 0 | URL
차좋아님 아직은 크게 걱정하진 않고 있어요.
혹시 압니까. 제가 이사갈때쯤 안정될지 ㅎㅎㅎㅎ

꿈꾸는섬 2011-02-19 12: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휘모리님도 당하셨군요.ㅜㅜ
저도 그런 경험 있어요. 신혼에는 아기자기 예쁘게 꾸미고 싶잖아요. 집 주인들이 신혼부부에게 세 주는 걸 좋아한대요. 처음 계약할때 몇년이고 살라고 하다가 집 다 꾸며놓으면 맘을 싹 바꿔서 팔거나 자식들 들어와 살아야한다고 막 우겨요.ㅜㅜ 제 친구도 엄청 당했어요.ㅜㅜ
그래서 이제는 차라리 빚을 내서 새집을 얻어야한다고 그랬다니까요. 전 아직도 오래된 아파트에 살지만 이번에 사는 집에선 전혀 손을 안대고 살았거든요. 도배랑 장판만 바꾸고요. 그래서일까요? 벌써 4년을 살았네요.ㅜㅜ
남의 일 같지 않네요.ㅜㅜ 그 집에 쏟은 정성이 어떨지 생각하니 너무 맘이 안좋아요.

무해한모리군 2011-02-19 17:09   좋아요 0 | URL
꿈꾸는섬님 제 말이 그말입니다. 괘심하지 뭡니까. 이 사람 일부러 이런거 아닌가 싶구요 -- 돈이 문제가 아니라 집이 정말 더러워서 정리하느라 아주 애를 먹었거든요. 여기도 십오년이나 된 복도식 아파트인데도 가격이 정말 놀라워요. 십년가까이 직장생활을 했는데도 집은 못사는구나를 뼈져리게 느끼는 중이예요 흑..

나만 당한 일이 아니니까 힘내야죠 뭐! 집값이 안정이되야 집을 사든지 할텐데 이건뭐 --;;

웽스북스 2011-02-20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럼 어떻게 되는 거에요? 전세계약서 있고, 전입신고 했어도, 바뀐 집주인이 나가라고 하면 나가야되는 거에요? -_- 얼마나 꼼꼼하게 해놨을지 안봐도 알겠는데, 아, 진짜 너무하네요. 내가 다 억울함 ;;;

잘 해결됐음 좋겠어요!!

무해한모리군 2011-02-20 13:01   좋아요 0 | URL
아니요. 나가야되는건 아니예요. 연장해서 2년 더 살 수 있을 것처럼 말했는데, 이년만에 나가야해서 아쉬워서 그렇지요 ^^

fiore 2011-02-22 2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몇개월만에 4천... 믿을 수가 없습니다. 대체 이 전세대란은. 대란은.

집주인 벌받아라~~ 아니 그보다.. 더 거대한 벌받을 사람이 참 많네요 ㅜ_ㅜ

무해한모리군 2011-02-23 22:08   좋아요 0 | URL
집주인도 뭔가 이유가 있겠지요.
우리 집주인이 문제가 아니라 fiore님 말씀대로 이 미친 부동산 가격이 문제겠지요.

2011-02-26 16: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2-28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