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직 일을 시작하지 않고 있다.
몇 일전엔 우리 회사 지방사무소 경리직 여직원이 본사로 전표 끊는 것을 배우러 왔다. 임시직이나 다름 없고 단순업무라 아르바이트나 어린 여직원이 올 줄 알았는데, 멀쩡히 대학나온 28살짜리 미녀였다. 지방의 취업난을 느끼는 순간이다. 신문 방송학을 전공했다는데 전표 끊고 차심부름 하고 청소하며 얼마나 심란할까. 그래도 스물여덟 백수보다야..
일을 하다보면 공무원들을 만날 기회가 많이 있는데, 그 위압적인 자세에 깜짝 놀라게 된다. 이는 아무래도 상명하복식 공무원 조직 분위기가 묻어난 결과인듯 하다. 약자앞에서는 철철하게 군림하려한다. 대통령도 좋고 국회의원도 중요하지만 행정부의 변화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4대강 같은 문제도 행정부에서 제동을 걸 수 있어야 하는게 아닐까. 공무원노조가 탄압을 뚫고 잘 되기를 바래본다.(해주는 것도 없으면서)
여성회 앞마당에 심을려고 고추모종 5개 상추모종 5개 방울토마토 모종 5개를 생협에서 사왔다. 이번 토요일에 가져다 심을려고 아직 집 보일라실 창 밑에 두었는데 괜히 보면서 좋다. 우습게도 사람도 아닌 풀들이 나를 기다린다는 생각이 들어서 얼른 일 마치고 가고 싶다. 집에 화분 놓을 자리만 있어도 조금이라도 키우면 좋으련만 원룸에는 사치다. 고시원에 비하면 호텔이지만 독거 청년들에게도 조금은 인간다운 주거를 적당한 가격에 제공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 허름한 집에 내 7년 노동으로 모은 돈이 다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면 울적하기 그지없다. 생각해보니 이런 문제를 풀 수 있게 국회의원도 잘 뽑기는 해야겠는데... 야권단일후보들을 보노라면 저사람 한나라당과 뭔차이가 있을라나 싶어서 울적하기도 하다...
이번 주말엔 선거운동도 좀 하고 모종도 심고 지지부진하게 읽고 있는 책들도 좀 끝내고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