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에 오이지군을 불러서 청국장에 양념게장을 먹었다. 

오이지군은 온 빌라가 청국장을 끓이는 줄 알았단다. 

정작 음식을 하는 나는 냄새가 그리 나는지 몰랐는데  

이웃들에게 미안한 일이다. 

그래도 사놓은게 잔뜩 있어서 앞으로 몇주는 청국장 먹어야 하는데  

밤에 끓이면 더 싫어할라나.. 옆집에 좀 가져다 주면서 끓일까 --;;  

그나저나 드라마를 보던 오이지군 뜬금없이

"개발자는 거의 딸이야. 
(전자파의 영향이라고 주장)

나 닮은 딸이면 예쁠텐데 

도둑놈한테 아까워서 어떻게 보내지.. 

걱정이야" 

이건 정말 막장 드라마의 폐해요, 

요즘 예쁘다 예쁘다 했더니 왕자병이 넘쳐흐름이다. 

결혼하고 애를 낳아서 결혼할만큼 키울려면 적어도 삼십년을 걸릴 일을 

그것도 자기 닮아 예쁠(?!!!) 딸을 결혼시킬 걱정을 하다니 --;; 

둘이 있을 땐 이러면서, 

저녁에 처음으로 만난 내 친구 앞에서는 어찌나 다소곳 하던지 

가증스럽기 그지 없다 --;;
(그래도 내 머리에 무척 크긴 하지만 왕방울이 달린 털모자를 선물로 들고 온터라 눈감아 주기로 한다)

일요일 방안이 너무 춥다.  

콩만한 방에 큰 창에서 바람이 슁슁 

이상하게 이불을 몸에 두르고 있는데도 발끝이 차다 왤까? 

수면양말하나 장만해야겠다. 

추워서 이불을 칭칭 감고 있다 저녁 8시부터 잠이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월요일 아침이 하나도 힘들지 않네! 

담부턴 일요일에 좀 일찍 자야겠다.  

 요즘 이 책 저 책 집적거리면서 끝내지 못한 책의 탑이 머리맡에서 언제 쓰러질지 모르게 아슬아슬하다. 월요일 아침 출근길엔 알콜중독자 주인공이 병원에 입원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오늘밤 모든 바'에서를 집어들었다. 월요일 아침에 왜? --;; 

 어쨌거나 스스로의 문제에 대면하는 주인공의 방식이 나랑 참 비슷하다. 한때 우울하고 그만 살고 싶을 때 관련 주제로 논문을 쓰려는 것 처럼 공부를 했다. '우울' '자살'과 관련한 많은 자료를 섭렵했는데, 이 책의 주인공은 알콜중독과 관련된 책을 읽으면서 위스키 한병을 비우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 예전에 읽은 자살인가 하는 책에 따르면 자신의 문제를 이렇게(학구적으로) 대면하는 인간들은 꽤 있는데, 그들은 자신이 명확한 이성하에 자신의 문제를 인식하며, 그런 행동을 했다고 증명하고 싶어한단다. 쳇, 자의식 과잉이지. 인식하면 뭐하나 해결을 못하는데 흠. 

어쨌든 월요일 아침에 읽기는 쬐끔 그래도 재미있다. 덤으로 알콜중독에 대한 풍부한 이해도 가능하다. 이 책에 따르면 나도 중증알콜의존증이 의심되며 내 친구 8할도 의심되니 계단에서 굴러서 죽은 자기 죽음을 예견했다는 이 영감도 뛰어난 똘똘한 작가의 자존적 이야기를 벗들에게도 널리 권해 봐야겠다.
(리뷰를 언젠가 --;; 밀린 다른 리뷰들을 생각해보면.. 역시 언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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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피 2009-11-16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은 그래선지 냄새 않나는 청국장도 나왔다고 하더군요.근데 개인적으로 냄새 안나는 청국장은 청국장 같지 않다는....^^

무해한모리군 2009-11-16 13:05   좋아요 0 | URL
저도 청국장을 무척 좋아하고 그 냄새도 무척 좋아해서요 ^^
그래도 싫어하는 사람이 많으니까 미안한 일이지요.
그렇게까지 냄새가 나는 줄 몰랐으니.. --

후애(厚愛) 2009-11-16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국장은 서울에서 살 때 딱 한번 먹어본 적이 있어요.
처음에는 냄새 때문에 못 먹겠더군요.
그런데 냄새와 달리 맛은 있었어요. ㅎㅎㅎ
냄새가 나도 괜찮을거에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무해한모리군 2009-11-16 17:50   좋아요 0 | URL
아하하 익숙해지면 그 냄새도 제법 구수한데 말이지요.
그곳에선 절대 안되겠군요 ㅋㄷㅋㄷ

꿈꾸는섬 2009-11-17 0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국장 냉동실에 넣어두면 오래 드실 수 있어요. 저흰 어제 시골에서 어머님이 직접 띄운 청국장을 잔뜩 가져왔어요.^^ 겨울엔 청국장이 너무 좋지요.

무해한모리군 2009-11-17 08:27   좋아요 0 | URL
아휴 음식을 다시 해먹자니 은근히 일이 많더라구요.
네 반은 냉장고에 넣고 반은 100g씩 포장해서 냉동실에 넣어두었습니다 ㅎ
파 3줄기 산 것도 총총 썰어서 반은 냉장실에 넣어두고 반은 냉동실에.
오늘 도시락을 싸가지고 나왔더니 벌써 반찬이 간당간당하네요.
오늘은 집에가서 뭐라도 반찬을 좀 해둬야겠어요 ^^

비로그인 2009-11-17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님 글 읽으니, 한때 로너 크로지어가 쓴 "중독" 을 읽던 기억이 나네요. 왠지 청국장 냄새도 나는 것 같고요~ 옛 기억이 솔솔^^


무해한모리군 2009-11-17 17:07   좋아요 0 | URL
아 또 안 읽어본 책인데~
모에 중독된거 같았을까 웅?

노이에자이트 2009-11-17 1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청국장 끓일 때 신김치를 넣고 하나요? 저는 혼자 먹을 때 그렇게 해먹어요.

무해한모리군 2009-11-17 17:07   좋아요 0 | URL
신김치도 넣고 돼지고기도 넣고 끓여먹어요 ㅎㅎ

머큐리 2009-11-17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이지군 좋겠당~~ 앤이 끓여주는 청국장이라...ㅎㅎ
근데 결혼하면 맛이 좀 변한다는거..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11-17 20:05   좋아요 0 | URL
해주는데 불평하면 혼나죠 ㅎㅎㅎ
연애결혼과 관련된 것중 변하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군요 ㅋㄷㅋㄷ

순오기 2009-11-18 0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청국장을 잊고 있었네요.
이웃에서 가져온 것들이 냉동실에 켜켜로 쌓여 있는데...
오이지군이 막 부러워지는데요.^^

무해한모리군 2009-11-18 08:29   좋아요 0 | URL
으흐흐 사실 맛보면 부럽지 않으실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