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회사 앞에 편의점이 생겼다. 

삶의 질이 현격히 높아졌다.  

근처엔 밥집 두곳, 우리 건물 매점, 회사 식당 이렇게 밖에 선택지가 없었는데, 

편의점이 생기면서 온갖 먹거리들이 내 삶 속으로 뛰어들어왔다. 

특히 편의점에서 요구르트를 종류별로 골라먹는 재미에 빠졌다.  

하이드님이 추천에 주신 녀석도 사보고 싶었는데,  

그녀석은 없고, 대신 불가리 크리미요구르트를 먹었는데,  

과연 느끼~한 것이 그냥 그랬다. 

오늘은 첨가물을 안넣었다는 매일 퓨어라는 녀석을 먹어주었는데 신기하게도 매일에서 나오는 치즈랑 똑같은 향이 나는 것이 참으로 먹기 쉽지 않더라. 몸에 좋고 칼로리가 낮은 것은 맛이 없는 숙명을 가지고 있는 걸까?

참, 이 근처엔 약국도 없다.  

갑자기 소화제나 생리통약이 필요하면 참 난감했는데,  

오늘 뉴스를 보니 나라에서 편의점에서 그런걸 팔게 해준다니  

또 한번 삶의 질이 올라갈지도 모르겠다. 

대자본 배만 불리는 짓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생활의 편이 앞에서 나는 이렇게 쉽게 무릎을 꿇는다.  

거기다 조합아파트 관련 서적까지 읽고 있자니
(물론 투자할 돈 따윈 없고 업무상 --) 

스스로가 참 속물스럽다. 

이소룡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니 이소룡은 운동을 '자기와의 대면'으로 보았단다. 

'자기를 안다는 것은 타인의 움직임과 마음을 아는 것'이라고도 한다. 

술을 끊고 부쩍 는 간식질로 휘의 편의점 탐방기를 써도 될 판이지만, 

오늘 문득 나의 편의점질을 보면서 스스로를 마주하기 싫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나의 그대로의 모습을 보는게 조금 쯤 무섭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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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9-11-13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 전 요즘 책 보내고, 받고, 그 외 택배도 다 편의점 이용하고 있어서, 매일같이 가거든요. 소와 나무 요구르트는 두개에서 세개정도 진열되어 있는데, 갈때마다 쓸어와요. 하루에 한개 이상 안 먹는게 목표라는, 요즘은 아침 대용, 혹은 저녁 대용으로 먹고 있어요.

첨가물 없는 퓨어나 클래식 같은 애들은 잼 한숟갈 넣어서 먹으면 디게 맛있어요 - 저도 생크림요구르트 먹기 전에는 무첨가 요구르트 먹었더랬죠. 맛난 잼 사다가 ^^

무해한모리군 2009-11-13 12:52   좋아요 0 | URL
아 쨈이군요 쨈!!
집에 굴러다니는 사과쨈, 딸기쨈을 활용해야지..
근데 냄새가 너무 비호감이었어요 ㅠ.ㅠ

위가 정말 쪼그마시군요 하이드님은 어째 그걸 식사대용으로!

후애(厚愛) 2009-11-13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곳에도 한국 편의점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번에 언니랑 홈플러스에 갔는데 요구르트 종류가 정말 많더군요.
다 사서 마시고 싶었는데 3종류만 사서 마셨어요.ㅎㅎㅎ
요구르트 쿠퍼스는 언니가 좋아해서 많이 사 주었어요.^^

무해한모리군 2009-11-13 15:39   좋아요 0 | URL
전 떠먹는 요구르트들이 좋아요 ㅎ
과자에 얹어도 먹고 야채랑도 먹고, 견과랑도 곁들여 먹고 해요.
오늘은 잣을 뿌려 먹었어요.

비로그인 2009-11-13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인에다가 꿀 + 과일 넣어서 그리스식으로도 먹어보세용~~~

무해한모리군 2009-11-13 17:38   좋아요 0 | URL
꿀 과일 오호!! 생각만 해도 넘 맛나겠어요. 꿀은 얼마나 넣으면 될까요? 내일 당장 후식으로 해봐야겠습니다.

비로그인 2009-11-13 21:10   좋아요 0 | URL
과일도 들어가니 많이 넣으면 너무 달아요.. 처음엔 찻숟갈 반술? 정도만 넣고 드셔본 다음 더 넣으세요.

카스피 2009-11-13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편의점에서 일상 상비약은 파는 것이 좋아요^^ 약국이 24시간 매일같이 영업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무해한모리군 2009-11-16 08:01   좋아요 0 | URL
그런데 쉽게 통과될거 같지는 안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