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회사 앞에 편의점이 생겼다.
삶의 질이 현격히 높아졌다.
근처엔 밥집 두곳, 우리 건물 매점, 회사 식당 이렇게 밖에 선택지가 없었는데,
편의점이 생기면서 온갖 먹거리들이 내 삶 속으로 뛰어들어왔다.
특히 편의점에서 요구르트를 종류별로 골라먹는 재미에 빠졌다.
하이드님이 추천에 주신 녀석도 사보고 싶었는데,
그녀석은 없고, 대신 불가리 크리미요구르트를 먹었는데,
과연 느끼~한 것이 그냥 그랬다.
오늘은 첨가물을 안넣었다는 매일 퓨어라는 녀석을 먹어주었는데 신기하게도 매일에서 나오는 치즈랑 똑같은 향이 나는 것이 참으로 먹기 쉽지 않더라. 몸에 좋고 칼로리가 낮은 것은 맛이 없는 숙명을 가지고 있는 걸까?
참, 이 근처엔 약국도 없다.
갑자기 소화제나 생리통약이 필요하면 참 난감했는데,
오늘 뉴스를 보니 나라에서 편의점에서 그런걸 팔게 해준다니
또 한번 삶의 질이 올라갈지도 모르겠다.
대자본 배만 불리는 짓이라는 말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생활의 편이 앞에서 나는 이렇게 쉽게 무릎을 꿇는다.
거기다 조합아파트 관련 서적까지 읽고 있자니
(물론 투자할 돈 따윈 없고 업무상 --)
스스로가 참 속물스럽다.
이소룡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니 이소룡은 운동을 '자기와의 대면'으로 보았단다.
'자기를 안다는 것은 타인의 움직임과 마음을 아는 것'이라고도 한다.
술을 끊고 부쩍 는 간식질로 휘의 편의점 탐방기를 써도 될 판이지만,
오늘 문득 나의 편의점질을 보면서 스스로를 마주하기 싫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나의 그대로의 모습을 보는게 조금 쯤 무섭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