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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대 위의 까치 - 진중권의 독창적인 그림읽기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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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제가 교수대위의 까치인 것을 보고 슬그머니 웃음이 났다. 

이 그림이 '말조심해라'로 읽히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최근에 그를 둘러싼 이런저런 황당한 일을 생각해보면 그럴듯한 제목이 아닐 수 없다. 그래, 그는 세상을 향해 경쾌하고 위트있는 펀치를 날릴 줄 아는 지식인이다. 그는 '말 조심 해라'로 알려진 그림에서 '사회 비판 의식'을 읽어주는 사람이다. 

이 책에서 그는 그림을 읽어주지 않는다. 그가 어떻게 그림이라는 알쏭달쏭한 퀴즈를 풀어내는지, 자신이 어떻게 마법을 부리는지 그의 무기를 보여준다. 철학과 역사와 폭넓은 그림에 대한 지식을 그물망처럼 펼쳐놓고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 놓치지 않고 그림을 읽어낸다. 화가와 소통해낸다. 

당연히 우리에게는 그만한 그물이 없다. 손바닥만한 그물만 있는데 점점 난해해만 지는듯한 그림을 어떻게 잡지? 그의 전작에서 이미 답을 준 바 있다. 현대 미술이 가장 이해하기 쉬운 법이라고 작가는 말한 적이 있다. 우리는 화가와 역사와 문화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또 그게 아니면 어떤가 우리는 '인간'이라는 엄청난 공통점이 있고 '누구나 나서 죽고, 때로 슬프고 기쁘다'는 공통점도 있지 않은가? 그가 보여준 그물치기 전법으로 나도 내 손바닥만한 그물망을 여기저기 한번 펼쳐본다. 그럴 용기를 한번 내어본다. 

이 책은 그림읽기 마법서일 뿐 아니라, 절망하지 않는 진보적 지식인의 굳건한 심지도 덤으로 읽을 수 있으니 추천하는 바이다. 

   
  어떤 일로 나를 돌로 치려 하느냐? (p43)   
   


고야의 개 - 절망 가운데도 우리는 고개를 숙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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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9-10-22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란시스코 고야.
그의 그림을 보고 있자면 그 특유의 분위기와 회화의 타당성을 생각하게 되네요~
음..

전 나이가 들어 한 50살쯤 되면 영화 준벅 에 나오는 그 나이든 화가처럼 되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09-10-22 13:31   좋아요 0 | URL
책에 많은 그림이 나왔지만 저그림을 무척 좋아하는지라 가져와봤습니다.
저 누런 빈 공간이 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준벅을 못봐서 거기에 나이든 화가가 어떤데요? 자유로와 지나요?

비로그인 2009-10-22 14:27   좋아요 0 | URL
먹고 사는 문제가 먼저긴 하지만, 자신이 뭘 하려는지 알고 그것을 위해 온 시간을 바쳐 사는 모습이 멋져 보이더라구요.

유명해지는 것과는 별개로 어쩌면 다른 이에게 울림을 주는 그림은 바로 그런 것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지요. 그런 의미에서 사물을 보는 눈, 그것을 잘 기록할 수 있는 손은 참 소중한 것 같아요~

무해한모리군 2009-10-22 16:59   좋아요 0 | URL
제 꿈도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아는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더불어 뭘 원하는지 아는 인간이 되면 더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머큐리 2009-10-22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휘모리님 저도 이 책 독서 중...방가방가

Forgettable. 2009-10-22 10:22   좋아요 0 | URL
ㅋㅋ 머큐리님의 '방가방가' 엄청 귀여우시다능 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09-10-22 13:32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의 리뷰도 기대해 보겠어요 ^^

뽀게터블님 귀여우시죠 ㅎㅎㅎㅎ

순오기 2009-10-22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놓고 아직 펼쳐보지 못했어요.ㅜㅜ
오늘 최규석씨 초청강연하는데 좋은 질문 있으면 올려주세요.^^

무해한모리군 2009-10-22 13:32   좋아요 0 | URL
천천히 보시면 되죠뭐
책이 달아나는 것도 아닌데 ㅎ
질문은..... 모가 있으까?

바밤바 2009-10-23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야가 저런 그림을 그린 건 처음 알았네요. 그림만 봐선 고야가 아닌 인상파 화가의 그림이라 해도 믿겠습니다~ 껄껄

무해한모리군 2009-10-26 16:56   좋아요 0 | URL
책에 보면 고야의 아들의 그림이라는 설도 있데요. 글쎄 인상파보단 좀더 현대화 같다는 생각을 했는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