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라하는 선배가 책을 냈다. 백수인줄 알았는데(하도 무슨 연구원인데 실상 백수인 사람이 주변에 많아서리 --;;) 직업이 있다는 것도 놀라운데 평소 술자리에서의 즐기는 주제는 지방자치문제인데 책은 철학책을 내다니 이게 뭔가. 역시 술만 같이 먹는 친구는 한면 밖에 못보나 보다.
가까운 사람이 낸 책을 읽다보면 평소 그 사람의 어투로 책이 읽혀진다. 전라도 출신인 모선배가 낸 책은 나도 모르게 전라도 억양으로 읽어지더니, 이 책은 느릿하고 나긋한 이 선배 평소 말투로 읽혀진다.
없는 살림에 문자까지 보냈는데 퍼뜩읽고 후기라도 써서 호객행위에 일조해야겠다.
소개팅 주선녀는 약속대로 다른 소개팅을 잡아왔다. 이 녀석의 마르지 않는 남자 원천은 지 신랑인데 남중, 남고, 공대를 나왔다. 현재 고등학교 동창 챕터고 앞으로 100명도 거뜬하단다.. 둘이 요즘 결혼사진까지 뒤적이며 나의 소개팅 대상을 물색하느라 아주 지들이 신이 났다 --;;
요즘 의식적으로 술을 줄이려고 노력중이다. 술을 마시다 적당한 순간에 잔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나같은 인간에겐 애초에 무척 어려운 일이라 횟수를 줄이는 수 밖에 없다. 하드보일드 주인공이면서 술을 끊은 매튜스커터가 말했다. 하루가 전부라고. 그래서 또다른 술없는 하루를 만들기 위해 술이 고프면 요즘 무조건 잔다.
그래서 어제는 하루 일을 접고 장작 16시간은 잔거같다. 아점을 먹고 잠깐 티브이를 보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저녁먹고 잠깐 산책하고 또 자다가 꽃남을 보고 다시 자는 아주 아름다운 일정이었다. 그런데 너무 잤더니 몸이 좀 뻐근한거 같긴하다. 그래도 흠뻑 취하게 마신 게 한 보름은 되었으니(명절에 고향친구들을 만나서 안마셔주면 예의가 아니다.) 칭찬해주고 싶다.
개구리도 겨울이 끝나서 그만자고 나온다는데 나 너무 자는거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