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로 도피하기 위해 하루를 거른다.

망각 속에서조차도 기억되어져야할 상처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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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마음이란 것은 믿을 것이 못 된다.

하루에도 수없이 '들고 나섬'이 계속되니,

여하한 마음 둘 거처가 헐거워지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니 그 거처 또한 믿을 수가 없다.

이런 상황 속에선 오직 한 가지 밖에는 도리가 없는데,

어디 하나에 '미쳐보는 것'이다.

......안그래도 잠시 미쳐있는 중이긴 하다.

그 점에서 '나는 아직도 살아있나보다' 하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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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작

삶이 쓸쓸한 여행이라고 생각될 때

터미널에 나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싶다

짐 들고 이 별에 내린 자여

그대를 환영하며

이곳에서 쓴맛 단맛 다보고

다시 떠날 때

오직 이 별에서만 초록빛과 사랑이 있음을

알고 간다면

이번 생에 감사할 일 아닌가

초록빛과 사랑 이거

우주 기적奇蹟 아녀

 

 

_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파일들을 정리하다가 문득, 지난해 금촌반석교회에서 드렸던 예배 중에 나누었던 시 한 편을 발견했습니다. 벌써 아득한 기억이 되기는 했지만, 오랜만에 '한 때'를 추억하며 시를 읊조리는 일도 여간 새로운 게 아닌 듯 싶습니다. 시상은 시 속에만 머물지 않고, 저의 삶 속에 저며오고, 마음은 시려 이불을 두르고 읽고, 또 읽고, 그렇게 한참을 느껴봅니다. 이 밤 더욱 더 '외롭고, 높고, 쓸쓸'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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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은 내 청춘의 합리인가?

며칠전 안타까운 얼굴을 하고 조근조근 타이르던 그의 말이 생각난다.

"더 이상 우리에게 방황할 시간이 남아있니?"

신발끈을 조인다. 내 삶을 고쳐 맨다. 남은 건 박약한 의지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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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정 갈피를 잡는 일은 요원하기만 하다.

이런, 이런- 몹쓸 놈

나를 부르신 하느님의 눈물이 선하다.

존재를 향한 부르심에 응답하지 못하는 나는,

여전히 주 앞에서 도망치는 요나와도 같다.

내 방 한 켠에 메모해 둔 글귀가 나를 또 우울에 잠기게 한다.

Coram-Deo S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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