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작
삶이 쓸쓸한 여행이라고 생각될 때
터미널에 나가 누군가를 기다리고 싶다
짐 들고 이 별에 내린 자여
그대를 환영하며
이곳에서 쓴맛 단맛 다보고
다시 떠날 때
오직 이 별에서만 초록빛과 사랑이 있음을
알고 간다면
이번 생에 감사할 일 아닌가
초록빛과 사랑 이거
우주 기적奇蹟 아녀
_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파일들을 정리하다가 문득, 지난해 금촌반석교회에서 드렸던 예배 중에 나누었던 시 한 편을 발견했습니다. 벌써 아득한 기억이 되기는 했지만, 오랜만에 '한 때'를 추억하며 시를 읊조리는 일도 여간 새로운 게 아닌 듯 싶습니다. 시상은 시 속에만 머물지 않고, 저의 삶 속에 저며오고, 마음은 시려 이불을 두르고 읽고, 또 읽고, 그렇게 한참을 느껴봅니다. 이 밤 더욱 더 '외롭고, 높고, 쓸쓸'해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