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요 순한 친구와 함께 한 잔 했는데요

시집 그만 보라고 얘기하대요 저는 그만 피식 웃어버렸는데요

아마도 친구가 보기엔 시로 하여 제가 지난 사랑에 대한 아픔과 기억을 재생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나봐요 그래서 한 마디 했거든요

저도 모르게 툭 튀어나온 말이 "시를 읽는 일은 영혼의 상처를 소독하는 일이야"

그랬나봐요

우리는 일쑤 상처를 봉합하고 수습하는데만 골몰했지 정작 그 상처를 씻어내고 소독하는 일에는 알면서도 게을렀어요 아니 무서워서 그랬나봐요

저무는 가을녘 마을버스 한 켠에 앉아 시집을 읽으며 집으로 돌아오던 저녁, 아펐구요 눈물도 쬐금 낫지만 그래도 참을만 했어요 참고 싶었어요

 

여전히 파주의 하늘은 푸르렀고, 금촌의료원 앞길을 거닐며 그 누군가를 비나리하고 왔어요.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프레이야 2007-10-26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를 읽는 일? !!
바람결님, 어제 그곳엔 비가 왔나 봐요.
시월이 가고 있어요. 좋은 하루 보내세요.^^

바람결 2007-10-26 22:26   좋아요 0 | URL
잠깐 비가 와서 날이 맑아졌나봅니다.
저무는 시월 하늘 참 좋은 날이었어요.
저는 이런날 경춘선 열차를 타고 고향집에 내려왔답니다.^^

혜경님도 행복한 하루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