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은 올해부터 감리교에서 제정한 <농촌선교주일>이었다. 도시와 농촌의 교회 간 문화, 경제의 간극을 좁혀보자는 뜻으로 시행하기로 한듯 한데, 사실 나의 심기는 못내 불편했다. 도시교회의 경우는 어떠했는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농촌 교회들에는 이에 대한 자세한 홍보나 주지의 과정이 생략되었을 뿐만 아니라, 마치 농촌이 '대상화', 혹은 '타자화'되고 있는 듯한 별리의 징후를 감지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을 기회 삼아 교회 내에서라도 농촌의 결에 맞는 찬양과 예배를 드려보자는 생각에 <농부 하나님>이라는 찬양집에서 몇 곡을 골라보았다. 우리 가락에 맞추어 박수도 치고, 어깨춤도 덩실거리며 진행된 예배가 여간 새로울 뿐만 아니라 흥겹기도 하였다. 여전히 '서구의 하나님'을 찬양할 뿐, 우리의 풍토 속에서 고백하지 못하는 작금의 한국 교회의 현실 속에서 이러한 예배의 시도는 (이미 많은 교회에서 시도한 바 있지만) 저으기 늦은 감이 없지 않다. 그러나 이 작은 변화가 서구의 산물로서의 기독교가 아닌, 한국적 기독교의 새 장을 열어가는 초석이라 생각한다.
하여 지난 주말에 불렀던 찬양 중 한 곡인 <농부 하나님>을 이곳에 적어본다. 본래 이 곡은 몇 해전 불의의 사고로 소천하신 채희동 목사님의 글이다.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기에 음악을 함께 싣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속 뜻 깊은 가사로만도 은혜가 넘친다.
농부 하나님
1. 태초에 하나님께서 세상을 만드실 때
땀흘려 일하는 농부를 먼저 만드셨네
씨뿌리고 생명을 돌보아라 땅을 돌보아라
오늘도 새날을 일구시는 농부 하나님
2. 논밭을 갈고 갈아 일하는 농부들은
참되고 거룩한 주님의 참된 사제지요
농부처럼 주님의 일을 하라 일은 거룩하다
우리를 위하여 일하시는 농부 하나님
3. 한 톨의 쌀을 서로 나누는 사람에게
주님의 거룩한 나라가 지금 임하리라
밥은 밥은 주님께 속하도다 밥은 생명이다
우리게 밥을 먹이시는 농부 하나님
4. 손잡고 어깨걸고 두둥실 춤을 출 때
하나님 우리와 에루야 춤을 추시네
하나님 함께시니 풍년이다 춤을 추어보자
신명난 나라를 이루시는 농부 하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