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3

 

그대 정들었으리.

지는 해 바라보벼

반짝이는 잔물결이 한없이 밀려와

그대 앞에 또 강 건너 물가에

깊이 깊이 잦아지니

그대, 그대 모르게

물 깊은 곳에 정들었으리.

풀꽃이 피고 어느새 또 지고

풀씨도 지고

그 위에 서리 하얗게 내린

풀잎에 마음 기대며

그대 언제나 여기까지 와 섰으니

그만큼 와서 해는 지고

물 앞에 목말라 물 그리며

서러웠고 기뻤고 행복했고

사랑에 두 어깨 깊이 울먹였으니

그대 이제 물 깊이 그리움 심었으리.

기다리는 이 없어도 물가에서

돌아오는 저녁길

그대 이 길 돌멩이, 풀잎 하나에도

눈익어 정들었으니

이 땅에 정들었으리.

더 키워나가야 할

사랑 그리며

하나둘 불빛 살아나는 동네

멀리서 그윽이 바라보는

그대 야윈 등,

어느덧

아름다운 사랑 짊어졌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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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7-09-06 2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섬진강을 그새 읊으셨네요, 바람결님.
강도 표정이 있다면 섬진강은 유독 잔잔하고 고요한 낯빛이지요.
어느덧 아름다운 사랑 짊어졌으리, 란 싯구가 마치 님에게 축복과도 같은 싯구가
되길 기도합니다.

바람결 2007-09-06 22:02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혜경님. 진작부터 섬진강을 그리워했는데, 아직도 가보질 못했어요. 짬을 내서 가봐야겠습니다.

저도...아름다운 사랑을 짊어지고 사는 삶이길...기도합니다.

2007-09-07 11: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7-09-08 10:18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