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외우는 시 한 편

바람이 불면


날이 저문다 바람이 분다
바람이 불면 한잔 해야지
붉은 얼굴로 나서고 싶다
슬픔은 아직 우리들의 것
바람을 피하면 또 바람
모래를 퍼내면 또 모래
앞이 막히면 또 한잔 해야지
타는 눈으로 나아가고 싶다
목마른 가슴은 아직 우리들의 것
어둠이 내리면 어둠으로 맞서고
노여울 때는 하늘 보고 걸었다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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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결 2007-08-13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어렵고, 답답할 때면 입가를 맴돈다.
인생의 처연함과 비루함 모두 삶을 비껴가진 않는다.
또, 한 잔 하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