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움직이는 수학개념 100
라파엘 로젠 지음, 김성훈 옮김 / 반니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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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문학과 철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과학이나 수학을 등한시하게 되었다. 그래도 수학에는 조금 흥미를 가져서 수학문제를 푸는 것을 좋아했는데, 학교를 졸업하고는 수학과도 거리를 두게 되었다. 반니 출판사에서 출간한 [세상을 움직이는 수학 개념 100]이란 책은 내가 고등학교 졸업 후 처음으로 접하는 수학 책이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얼마 전 반니에서 출간된 [일상적이지만 절대적인 뇌과학지식 50]을 읽은 경험 때문이다. 이 책은 어려운 뇌과학의 이론을 일상에서의 적용으로 쉽게 설명하고 있다. 과학에 무지한 사람도 꼭 알아야 할 부분을 쉽게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매우 신선한 접근이라 생각해 수학에 관한 책도 읽게 되었다. 다행스럽게도 이 책에는 어려운 수학 공식은 없다. 다만 일상적인 삶에서 어떻게 수학이 적용되고 있는지를 사례별로 쉽게 설명하고 있다.

먼저 이 책은 우리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건물이나 도형 등에 숨겨져 있는 수학의 개념들을 이야기한다. 눈송이에서 코희 곡선의 개념을 이야기하고, 컨베이어 벨트에서 뫼비우스의 띠의 개념을 이야기하며, 종이접기에서 기하학 개념을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특히 관심을 가진 부분은 2장의 '행동'이란 부분이다. 오래전에 우리나라에서 마이클 샌더슨의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책으로도 잘 알려진, 존 롤스의 [사회정의론]을 읽은 적이 있었다. 젊은 날에 사회 정의의 개념을 알기 위한 열정으로 읽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등장하는 수많은 수학 개념들로 인해 읽다 포기하기를 반복했었다. 그중에 가장 흥미롭게 읽었던 부분이 바로 '파이의 법칙'이라는 것이다. 경제 정의란 결국 분배의 문제인데, 이 분배의 원리를 파이를 잘라서 나누어주는 개념으로 설명하는 것이었다. 이 분배의 핵심은 구도 자신이 손해 보지 않았다는 마음이 들도록 이상적으로 분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존 롤즈는 이것을 해결하기 위해 '무지의 베일'이라는 개념을 이용한다. 즉 분배자가 개개인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고, 공평하게 분배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도 '케이크 자르는 이상적인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이 부분을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케이크 분배는 조금 더 복잡한 조건이 있다. 여기서의 케이크는 여러 맛이 섞여 있는 케이크다. 따라서 그 서로의 선호도까지 고려해서 이상적으로 분배해야 한다는 조건이다. 이런 이상적인 분배를 위해 '비가산적 효용'이라는 개념을 적용한다. 사실 아직 이 개념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기에 이 책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해 본다.


 

공평한 분배 해법에서는 가산적 효용을 가정하고 있다. 약간의 크림을 좋아하는 사람은 많은 양의 크림도 좋아한다고 가정한다는 것이다. 많을수록 좋다는 얘기다. 반대로 내가 크림을 먹어서 얻는 즐거움이 가산적이지 않을 때, 즉 비가산적 효용일 때는 달달한 음식을 어느 정도 먹고 나면 단것을 먹어도 더는 큰 만족을 얻을 수 없다. 연구자들은 비가산적 효용을 동반하는 상황에서는 공평한 분할 해법이 무용지물이 되고 만다는 것을 입증했다. (P126)


 

 

또 하나의 관심을 끈 부분은 존 내시의 '게임이론'이다. 오래전 존 내시의 삶을 다룬 영화 [뷰티플 마인드]를 매우 관심이 있게 보았고, 그의 '게임이론'과 윤리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죄수의 딜레마'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 책에서는 그 부분도 설명하고 있다. 이 부분도 아직 확실한 이해가 부족하기에 이 책의 내용을 그대로 인용해 본다.


 

게임이론의 핵심 요소에는 내시 자신의 이름이 들어가 있다. 내시균형이라 불리는 이 용어는 각각의 참가자가 게임에 참가하는 모든 사람의 전략을 알고 있다 하더라도 자신의 전략을 바꾸지 않기로 결정하는 게임을 기술하는 용어이다. 바꿔 말하면, 전략을 바꾸어 이득 볼 사람이 아무도 없는 상태에 있는 게임을 내시 균형 상태에 있다고 말한다.(P137)


 

이 책을 통해 우리 주변에 보이는 사물뿐만 아니라, 경제나 도덕적인 부분에서도 수학과 얼마나 밀접한 관련이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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