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아이덴티티 1 블랙펜 클럽 BLACK PEN CLUB 19
로버트 러들럼 지음, 최필원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한 남자가 있었다.

그 남자는 두 가지 인생을 살았다.

더 정확히 말하면 두 가지 자아를 가지고 있었다.

하나의 자아는 사랑하는 아내와 자녀들을 잃은 국가에 충성하는 군인으로서의 자아이다.

다른 하나의 자아는 잔인한 암살범을 잡기 위해 똑같은 암살범이 되는 자아이다.

남자는 암살범의 자아로서 오랫 동안 살아간다.

스스로를 피도 눈물도 없는 잔인한 인간이며, 사람 죽이기를 밥 먹듯 하는 인간이라고 생각을 한다.

그리고 그 남자는 적에게 공격을 당해 구사일생으로 살아난다.

그 과정에서 과거의 기억을 잃는다.

이제 그에게는 두 가지 자아 중 어느 것이 진짜 자아인지를 알지 못한다.

그의 육체에는 폭력적이며 사람을 속이고, 죽이는 기술들에 익혀져 있었다.

그는 자신을 암살범이며 살인자라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한 여자를 만난다.

그 여자도 그 남자를 살인자로 알고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한 기회에 그 남자의 진정성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는 이 남자가 사람을 사랑하며 따스한 마음을 가진 남자라고 생각한다.

둘은 함께 남자의 잃어버린 자아를 찾아 헤맨다.

그 과정에서 발견되는 남자의 자아는 잔인한 암살자일 뿐이었다.

남자는 계속해서 절망한다.

나를 떠나 달라고... 내 옆에 있으면 당신까지 위험해 진다고... 나는 잔인한 살인자라고...

그러나 여자는 흔들리지 않는다.

당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다!

내가 아는 당신은 절대로 그런 사람이 아니다!

여자의 확신이 남자에게까지 전해진다.

남자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자아를 찾아간다.

그리고 결국에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찾아간다.

 

본 아이덴티티는 내가 오래 전부터 읽고 싶어했던 소설이다.

우선 이 소설은 두 번이나 영화화 되었다.

우리가 기억하는 영화는 맷 데이먼이 나오는 화려한 액션영화이다.

그러나 사실 이 전에도 영화화 된 적이 있었다.

훨씬 더 원작에 가까운 내용으로...

나에게는 그 영화가 더 기억에 남는다.

 

이 소설은 기억을 잃은 한 남자로부터 시작된다.

그 남자는 기억하는 것은 자신의 몸에 새겨진 스위스 은행의 계좌일 뿐이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제임스 본이며 카인으로 불리는 암살자였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알지 못하는 사람들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는다.

그들은 세계 제일의 암살자인 카롤로스의 부하들이었다.

이 과정에서 캐나다 경제학자로서 스위스 포럼에 참석했던 마리 생자크라는 여인을 인질로 납치하게 된다.

그리고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둘은 본의 아이덴티티를 찾기 위해 함께 노력한다.

그러나 찾을 수록 발견하는 것은 절망적인 자아이다.

본은 마리에게 자신을 떠나달라고 계속해서 말한다.

자신 옆에 있으면 그녀도 죽을 운명이라고 말한다.

 

"난 그들이 카인이라고 부르는 사람이지, 아시아에서부터 유럽까지 여러 정부와 경찰이 나를 쫓고 있어. 워싱턴도 날 죽이려 하고, 그들은 내가 메두사의 비밀을 안다고 믿고 있어, 카롤로스라 불리는 암살자도 내 목에 총탄을 박으려 하지, 내가 저지른 일들 때무에 말이야, 잘 생각해봐. 그들 중 누군가가 나를 발견하고 덪을 놔서 죽일 때까지 얼마나 걸릴 것 같아? 당신도 그렇게 인생을 마감하고 싶어?"

 

그러나 그녀는 이 모든 사실들으 거부한다.

그녀는 확신에 차서 말을 한다.

 

"내 말을 들어요. 난 당신을 사랑하고 그래서 눈이 멀었는지도 몰라요. 하지만 나 자신만큼은 잘 알아요. 난 순진한 어린애가 아니에요. 세상 물정도 알 만큼 알고, 내가 반하는 사람들을 정말로 유심히, 꼼꼼히 지켜보았어요, 어쩌면 내 생각이 이끌리는 것들을 확인해보는게 장점인지 몰라요. 그래요, 그게 바로 내 장점이에요. 그 누구의 것도 아닌, 내 장점..."

 

"난 자신 때문에 또 남들 때문에 지독한 괴로움에 시달리면서도 우는 소리 한 번 하지 않는 남자를 지켜봤어요. 속으로 울부짖고 있는지는 몰라도, 당신은 그 짐을 혼자 짊어지려 해요. 진상을 밝히려고 집요하게 과거를 캐고, 또 그것을 이해하려고 무던히 애쓰고 있어오, 그건 냉혈한 킬러의 모습이 아니에요. 당신이 한 일과 나를 위해 하려 했던 일들만 봐도 알 수 있조, 과거에 당신이 누구였는지, 무슨 범죄를 저질렀는지는 몰라도 당신은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그저 남들이 당신으로 하여금 그걸 믿게 하려는 것뿐이죠, 아까 얘기했던 장점 이야기로 돌아가보죠, 난 나 자신을 알요, 당신이 카인이라면 난 당신을 사랑하지 않았을 거예요. 내가 사랑하는 건 카인이 아니라 바로 당신이에요. 당신은 방금 그걸 또 확인해주었어요, 당신이 킬러라면 그런 제안을 꺼내지 않았을 거예요, 그리고 그 제안은 정중히 거절하겠어요!"

 

마리의 도움으로 제임스 본은 드디어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다.

그리고 진정한 자신의 자아를 찾게 된다.

 

우리도 세상을 살아가며 여러 가지 자아로 살아간다.

사람들은 그런 우리의 겉모습만 보고 슆게 우리를 판단한다.

너는 그런 놈이야!

너 그럴 수밖에 없는 놈이야!

단 한 명만이라도 나를 믿어준다면...

그러면 내 안에 있는 진정한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읽은 최고의 스파이 소설이다.

물론 시기가 오래 되어 현대적 감각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부분들도 있다.

그러나 단순한 재미뿐만 아니라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심리적으로 매우 잘 그린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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