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하기 싫었던 나이 1 - 스물 셋
스물 셋의 파릇파릇한 젊음이 왜 인정하기 싫었던 나이일까? 아마도 스물 셋이 지나는 것을 인정하기 싫었다는 표현이 옳을것이다. 그 당시의 나로서는 스물 셋이 지나는 마지막 날이 상당한 괴로움으로 다가왔던것 같다.
인정하기 싫었던 이유? 글쎄, 지금 생각하면 참 유치찬란하지 않을수 없고, 괜히 미소만 떠오르게 만드는 작은 일상에서 출발했다. '랭보'... 시 한번 읽어보지 않은 이 시인의 이름은 어디에서 들었던지, 신문 한 모퉁이에 자리한 이 시인의 한마디에 다소 위축된 것이다. ' 스물 셋에 이룬것이 없다면 삶을 다시 한번 돌아보아야 한다' 정확한 내용은 아니었지만 하여튼 비슷한 내용의 글이었던것 같다. 스물 셋의 방황하는 젊음에게 이보다 처참한 말이 또 있겠는가?
나의 스물 셋의 마지막 날은 랭보의 이 말을 곱씹으며 비오는 소주집에서 저물고 있었다. 이제는 돌아갈수 없는 추억의 한자락으로 남은 나의 모습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