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아래 첫 도시"로 불리는 태백은 평균 고도 650고지에 위치하고 있다. 지리상의 잇점 때문인지 이곳에는 최고라는 수식어로 통하는 곳이 여럿 있다. 우리나라 최고 높은 역인 추전역, 우리나라 최고지대의 포장도로인 만항재, 우리나라 최고 높은 샘물인 용정등이 그러한다.

추전역은 해발 855고지에 위치하고 있다. 최고라는 수식어는 항상 고독과 외로움을 동반하는 것이 숙명인가보다. 추전역 또한 고지대에 홀로 외로이 서서 역을 가득 메울 사람들의 시끄러운 행렬을 부러워하고 있는듯 고즈넉한 분위기가 갑자기 쓸쓸히 다가온다.



가끔은 시끄러운 사람의 행렬이 부러울것 같은 역

태백산 등산로의 하나인 유일산 입구에서 조금 지나 414번 국도를 타고 S자 코스를 연탄불에 더 구운듯 심하게 구부러진 비탈길을 따라 올라가면 1330고지에 만항재 고갯길이 위치하고 있다. 행정지역상 태백에서 정선군 고한읍으로 넘어가는 길목이다. 만항재 고갯길을 오르다 보면 백두대간의 정상을 달리는 듯한 착각에 빠진듯 거의 모든 주변의 산이 아래로 보인다. 구름위를 달리는 듯한 착각속에 기분좋은 드라이브를 즐긴다.


만항재 고갯길에서 바라본 백두대간

개천절날 천제의 재수로 쓰인다는 용정의 샘물은 해발 1500고지에 위치하고 있으나 아쉽게도 이번 나들이에서 들르지 못하고 돌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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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 2004-05-31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탄성). 가보고 싶네요. 전 강원도에 약해요. 춘천에서 닭갈비먹고 강촌에서 별똥별 본 기억이 전부예요. 사북도 꼭 가보고 싶은 곳인데.... 님의 글이 나중에라도 꼭 도움이 되길바래요. 꼭.

잉크냄새 2004-06-01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기차역은 기차 타고 가야 제맛인데...차로 이동하기 시작하면서 기차를 이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것 같아요.
메시지님, 반가워요. 나중에 좋은 추억 만드시길 바랄께요.
 

함백산과 태백산의 산중에 자리잡은 태백시는 찾아가는 길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영월, 사북, 정선을 거쳐 650고지의 높이에 우리나라 가장 고지대에 위치한 도시 태백이 자리잡고 있다. "하늘아래 첫 도시"라는 별칭이 부끄럽지 않게 우리나라의 젖줄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를 보유하고 있다.

황지못은 태백시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여느 연못과 다름없는 둘레가 100여미터 남짓한 곳에서 쉴새없이 하루 평균 5천톤의 물이 펑펑 솟아오른다. 물이 솟는것은 실제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수심이 깊다.연못옆에는 "낙동강 1300리 예서부터 시작되다"라는 글이 돌에 새겨져 있다. 이곳에서 발원한 낙동강이 525km를 달려 바다와 만나기 위해 영남평야를 도도히 흐르는 것이다.


이곳에 전해지는 전설은 황부자 집터가 연못이 되었다 하여 黃池라고 부르는데 하늘 못이란 뜻으로 天黃이라고도 불렸다고 한다. 옛날 황부자집에 시주하러 온 노승에게 시주 대신 쇠똥을 퍼주었는데, 놀란 며느리가 쇠똥을 버리고 쌀을 한바가지 시주하니 노승이 집터의 운이 다하여 곧 큰 변고가 있으니 자기를 따라오라 하며 무슨 소리가 나도 절대 뒤돌아보지 말라고 했다. 노승을 따라 나선 며느리가 도계에 이르렀을때 갑자기 큰 소리가 나기에 노승의 당부를 잊고 뒤를 돌아보았다. 황부자 집터는 땅으로 꺼져 연못이 되었고 며느리는 그 자리에서 돌이 되었다 한다. 


검룡소에서 솟은 물은 514km의 한강의 발원지가 된다. 둘레가 20여미터 남짓한 이곳에서 2~3천톤의 물이 솟는다. 검룡소라는 표지판이 없다면 가히 짐작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때 한강의 발원지는 오대산의 우통수라는 설이 유력했으나 최근에 최종적으로 검룡소임이 확인되었다. 검룡소의 밑으로는 깊이 1m, 너비 1~2m 정도로 암반이 파여서 물이 흘러내리는데, 전설에 의하면 옛날 서해 바다에 살던 이무기가 용이 되고자 한강을 거슬러 올라와 이곳이 가장 먼 상류의 연못임을 알고 이 연못에 들어가 용이 되고자 수업을 하였는데, 그때 연못으로 들어가기 위해 몸부림친 흔적이라고 한다.

태백시 중앙에 자리한 황지못과 달리 산속에 위치한 검룡소는 생태계 보존 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어 검룡소로 올라가는 산길은 여는 산길과는 달리 고요함과 적막함이 물씬 묻어난다.




용이 몸부림친 흔적


검룡소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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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4-05-31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룡소를 지나서 오르는 태백산 줄기도 멋있습니다. 살아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나무가 많은 태백산...아 참,, 태백역앞의 탄광마을은 다 없어졌겠군요...

잉크냄새 2004-05-31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쉽게도 태백산은 오르지 못했네요. 살아 천년, 죽어 천년이라는 주목과 붉은 철쭉의 조화가 꽤나 멋드러지다고 하던데, 같이 간 친구가 발목을 삐어 주목보다 살아 오십년을 같이할 인간을 먼저 챙겨서 돌아왔답니다.
주목은 내년 눈축제때 제대로 다시 구경해볼 요량입니다.

호밀밭 2004-06-01 08: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 사진이 다 좋지만 마지막 사진 검룡소 가는 길 좋네요. 나무가 날씬하게 쭉 뻗어 올라간 것이 시원해 보여요. 그러고 보니 태백에 가 본 적이 없네요. 저도 언젠가는 꼭 가보아야겠어요.

갈대 2004-06-01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한강 발원지가 어디인지 배웠네요. 사진 잘 봤습니다^^
 

태백산 철쭉제를 다녀오는 길에 표지판에 이끌려 무작정 찾아간 마을이다. 태백에서 영월을 경유하여 제천으로 접어드는 31번 국도를 지나다  < 영월 책 박물관 8km> 라는 표지판을 따라 무작정 접어든 길에서 책 박물관은 발견하지 못하고 이곳을 발견하게 되었다. 어느 정도 조바심이 나기 시작할 무렵 < 한반도 지형을 닮은 마을 - 선암마을> 이라는 표지판에 이끌려 산길 비포장 도로를 15분 정도 달렸다. 돌길 언덕위에 차를 주차하고 산길을 15분 정도 걸어가자 눈 앞이 탁 트이는 절벽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경이 "와~"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제주도와 울릉도를 제외하면 거의 똑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해의 완만한 해안선과 남해의 평야, 동해의 급격한 경사를 이루는 백두대간, 삼면을 둘러싼 바다. 아마 물이 줄면 모래톱이 제주도와 울릉도도 만들어내지 않을지 싶다. 시간이 여의치 않아 급하게 사진만 몇장 찍고 마을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가끔은 멀리서만 바라보아야 하는 풍경도 있다고 스스로를 위안하면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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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흔 2004-05-30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조만간 태벽에 다녀올지도 모르겠네요. 좋으셨겠어요. ^^

Laika 2004-05-31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멋지네요...가고 싶다.
잉크냄새님, 저기에 배 띄우려고 답사 다녀오신거죠? ^^

호밀밭 2004-05-31 1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배 띄우기 좋은 곳이네요. 우리 나라 곳곳을 한번 유랑하듯 돌아다니고 싶다는 생각 많이 해요. 좋은 느낌의 사진 잘 보고 가요.

잉크냄새 2004-05-31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곳이 영월이니까 동강 줄기겠죠.
두만강부터 시작하여 우리나라를 어루만지듯 지나쳐 압록강까지 뗏목을 타고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정도면 답사로 충분하겠죠? ^^;

2004-05-31 13: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생각의 지도 - 동양과 서양, 세상을 바라보는 서로 다른 시선
리처드 니스벳 지음, 최인철 옮김 / 김영사 / 200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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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과 풀 중 어느 것이 소와 더 연관성이 있는가?>의 질문을 받는다면 어떤 답을 할 것인가? 저자는 소와 닭을 연관짓는 것은 속성과 범주화를 중요시하는 서양적 사고방식이고 풀과 소를 연관짓는 것은 사물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동양적 사고방식의 한 유형이라고 말한다. 사회심리학자인 저자는 이런 실험을 통하여 동서양인들의 행동방식과 사고방식의 차이점이 단순히 공자의 도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삼단논법으로 대변되는 동서양의 이분법적인 차이점으로 논의되어질 문제가 아닌 더 근본적인 문제에 있음을 말하고 있다.


동양과 서양의 사고의 차이, 공자와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이 중요한 사회적, 철학적, 문화적 근간을 마련한 것은 사실이나 그들 사고의 근본이 되는 것은 문명 초기의 생태환경에 있다. 즉, 그들 또한 그런 생태환경의 산물인 것이다. 


동양은 지리적 특성상 농경에 적합하였고, 공동작업에 의한 사람들간의 화목과 조화에 중점을 두었고 이러한 경제 구조는 중앙집권적 정치제도에 유리했다. 농경사회와 중앙집권적 정치제도하에서 사람들은 사회적 상황에 대한 전체맥락에 주의를 기울였고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관계일반에 대한 고찰로 이어졌다. 자신을 전체 사회의 한 부분으로 파악하면서 그러한 사고는 인간뿐 아니라 자연계 나아가 우주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에도 영향을 주었다.


서양, 그리스 문화는 해안가에 형성되어 인간과 문화의 자유로운 왕래와 교류에 의한 개인사고, 특히 논리와 논쟁의 발전은 그들만의 독특한 도시국가형태의 정치구조와 공회정치로 발전했다. 개인의 자유, 개성, 객관적인 사고는 전체맥락과의 관계를 고려하기보다는 인간과 사물 자체에 주의를 기울였고, 사물과 사물사이에 존재하는 공통된 규칙을 범주화하였다. 자연계, 우주에 대해서도 불확실성이 아닌 사물 자체에 의한 범주화가 가능하다고 보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생태환경의 차이가 사회구조의 차이를 가져오고 사회구조의 차이는 형이상학과 인식론의 차이를 가져온다고 말하고 있다.

 

동서양의 사고방식, 어느 한쪽으로 편중된 자신들의 문화가 보편타당한 것이라고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커다란 오류를 범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비판할줄 알며 두 문화가 공존하는 새로운 문화 형태를 만들어가는 것, 그것이 미래의 모습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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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젊은느티나무 > 감성사전

 

 

 

 

 

방랑 - 외로운 목숨 하나 데리고 낯선 마을 낯선 들판을 호롤 헤매다 미움을 버리고 증오를 버리는 일이다. 오직 사랑과 그리움만을 간직하는 일이다.

주인공 - 작중 인물들 중에서 가장 목숨이 끈질긴 존재

*겹치는 불행 뒤에는 언제나 겹치는 행운이 뒤따른다. 만약 불행을 통해 자기를 반성하고 노력을 배가시킬 수만 있다면 누구든 불행이 그만한 크기의 행운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기 위해 필수적으로 거쳐야하는 예비 관문이었음을 알게 된다.

정신병자 - 제 정신만으로 살아가는 인격자

식인종 - 인구증가와 식량증가를 동일시하는 종족

자살 - 자신의 목숨이 자기 소유물임을 만천하에 행동으로 명확히 증명해 보이는 일. 피조물로서의 경거망동. 생명체로서의 절대 비극. 그러나 가장 강렬한 삶에의 갈망

달팽이 - 한 여름의 고독한 여행자. 그러나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집을 한 번도 떠나본 적이 없는 여행자

대학입시 - 대학생을 선발한다는 명목으로 재수생을 배출해내는 제도

불행 - 행복이라는 이름의 나무 밑에 드리워져 있는 그 나무만한 크기의 그늘이다. 인간이 불행한 이유는 그 그늘까지를 나무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도 - 신이 매사를 완벽하게 선처해 놓았는데도 이에 불만을 품은 인간들이 처우개선을 구두로 상소하는 행위.

주정뱅이 - 술이 인간을 마셔버리고 동물만 남아 있는 상태에서 자신이 인간임을 주장하려고 발악적으로 애쓰는 사람

학구파 - 학점구걸파의 준말

편지 - 오늘날은 고독의 터널 속에 갇힌 사람들의 생존여부를 알리는 통지서로 널리 애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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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4-05-28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어제 오랜만에 젊은 느티나무님 서재에 갔다가 봤어요.
이외수님 참 독특하고 재밌고, 맘에 들어요.^^

잉크냄새 2004-05-28 1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하겠지?
개인적으로 방랑, 달팽이, 불행, 편지의 정의가 너무 멋지다.

미네르바 2004-05-28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달팽이, 불행, 기도, 편지의 정의가 인상적이네요.
저렇게 생각할 수 있다는 것... 참 멋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