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물


        -  이영춘 -




누군가가 그리워 울었던 한 때가 있었다
지금은 그 기억들 그리워 운다

해질녁 저문 저 산 뒤로
발자국도 없이 누가 다녀갔나

뻥 뚫린 가슴 한 켠으로
수많은 발자국 혼자 가고 있다

누군가가 그리워 울었던 한때가 있었다
지금은 그 기억들 그리워 운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비로그인 2004-04-20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처음과 마지막이 특히 찡하네요. 사무치게 슬펐던 그 기억들, 이제는 가물가물해진 것이 다행인지...슬퍼할 일인지...

비로그인 2004-04-20 1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군가가 그리워 울었던 한 때가 있었다
지금은 그 기억들 그리워 운다

.......결국은 무뎌지는 인생이 슬픈 거군요....
시간이 흘러~~~그 기억들이 그리워 울지 않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stella.K 2004-04-20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가 좋네요, 사진도. 이거 퍼갈께요.

잉크냄새 2004-04-20 1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다는 것은
때론 흩어진 기억 하나에 살며시 울음 우는 것이다...

박가분아저씨 2004-05-12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마다 오월은 다시 오건만
그 기억들...
그리움처럼 좀처럼 잊히지 않는다
 

아르헨티나의 축구영웅 디에고 마라도나(43)가 약물 과다복용으로 중태에 빠졌다.

마리도나의 주치의 알프레도 카에는 "마라도나가 아르헨티나리그에서 자신의 전 소속팀의 경기를 지켜보다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19일(이하 한국시간) 밝혔다.

카에는 마라도나가 현재 수이소-아르헨티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상태 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지만 현지 TN방송은 마라도나가 약물과다 복용으로 중태에 빠졌다고 보도했다.

마라도나는 이날 라 봄보네라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아르헨티나 프로축구 보카 주 니어스와 누에바 시카고의 경기를 지켜보다 쓰러졌다.

지난 86년 아르헨티나를 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마라도나는 지난 97년 현역에서 은퇴한 뒤 코카인 중독에 빠져 온갖 구설수에 휘말렸고 쿠바에서 약물중독 치료를 받으며 생활해왔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지난 2000년 마라도나를 '축구황제' 펠레와 함께 최고의 축구선수로 선정하기도 했다.

=================================================

카메라를 향하여 돌진하며 포효하던 골 세러머니...

신의 손이라 불리우는 핸드링 골...

하프라인부터 골키퍼까지 제껴버리던 환상적인 드리블...

86년 월드컵 당시 한국의 태권도 축구에 끄떡없던 그였는데...

쾌유를 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미국 FBI 선발 기준중 하나로 5살 이전의 기억을 하나 이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5살 이전의 기억, 나에게도 단 하나의 그런 기억이 있다. 물론 그것이 5살 이전의 상황이었다는 것, 그 어렴풋한 기억이 실제의 상황이었다는 것을 안 것은 훨씬 시간이 지난 다음의 일이었다.

어릴적 나의 집은 바다가 보이는 언덕길 아래에 있었다. 그 언덕길에서 비탈길을 내려오면 우리집 옆으로 이어졌다. 어느날 마당에서 놀고 있는데 비탈길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호기심에 비탈길로 달려간 나의 눈에 보인 것은 비탈길을 내려오던 하얀 천조각이었고 점점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하여 뒷통수를 맞은것처럼 꼼짝없이 하얀 세상속에 갇힌것 같은 느낌에 빠져들었던 기억이다.

시간이 흘러 고등학교 시절 어머니에게 우연히 그때의 기억을 말하게 되었고 온통 세상을 하얗게 감싸던 그 천이 할머니 관위에 놓여진 하얀 천임을, 바람에 나부끼던 하얀 천의 잔상이 내 머릿속을 온통 하얗게 물들였음을 알게 되었다.

그때의 그 기억이 왜 그리도 강하게 어린 시절의 기억속에 각인되어져있는 것일까? 내 기억에는 전혀 없는 부분이지만, 할머니께서는 다른 손자들보다 나를 특별히 귀여워하셨다고 한다. 마당의 포도며, 치마속에 감추신 주머니에 나에게 줄 몇푼의 동전을 항상 가지고 계셨다고 한다. 아마도 그런 특별함이 기억의 상호연쇄작용으로 할머니에게, 그리고 나에게 작용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stella.K 2004-04-19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FBI에선 5살 이전의 기억 한가지 이상을 가지고 있어야 하죠? 예전에 한 후배가, 자기는 엄마의 뱃속에서 나왔을 때의 그 느낌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고 했을 때 얼마나 웃었던지...믿어야 할지, 말아야할지 했었답니다. 전 7살 이전의 기억은 없습니다.
잉크님 혹시 그 할머님께 맏손주가 되진 않았는지요? 보통 어르신들은 맏손주를 끔찍하게 여기시더라구요.

갈대 2004-04-19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적 사진을 보면 그 시절의 일들이 실제로 기억 속에 남아있는 것인지 아니면 사진을 통해 과거를 인식하고 기억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인지 도통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 가직 확실한 기억은(사진으로 남아있지 않으므로) 동네의 언덕길을 씽씽(퀵보드)를 타고 신나게 내려오다가 나자빠져서 무릎이 완전히 나갔던 사건이 있네요.

비로그인 2004-04-19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어릴적 기억이, 그렇게 각인되어 있었군요. 아무래도 할머니 돌아가신게, 잉크냄새님 마음에 뭔가 큰 영향을 줬나봐요. 전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 기억이 몇개 있긴 한데, 5살 이전의 기억이라...FBI는 절대 못될거 같네요. ^^

비로그인 2004-04-19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뭐라 해야 되나...
정말 묘한 여운이 남는군요. 하늘에 펄럭이는 흰 천의 자락과...그것이 자아내는 시공간 속에 붙박혀 서 있는 아이....마치 흰 천 자락만 휘날릴 뿐, 그 이외 일체의 것은 다 정지해 버린 듯한......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 같습니다...
빛 바랜 기억 속에 흰 천이...........

잉크냄새 2004-04-19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BI 문제는 멀더나 스컬리 요원과 상담후에 알려드리도록 하죠...^^;
진짜 그런 여운이 남아서일까요? 아직도 저에게 흰색이 주는 이미지는 빛 바랜 기억속에 휘날리던 흰 천의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비망록

             - 김 경미 -

 

햇빛에 지친 해바라기가 가는 목을 담장에 기대고 잠시 쉴

즈음, 깨어보니 스물네 살이었다. 神은, 꼭꼭 머리카락까지

졸이며 숨어 있어도 끝내 찾아주려 노력하지 않는 거만한 술

래여서 늘 재미가 덜했고 他人은 고스란히 이유 없는 눈물 같

은 것이었으므로,

 

   스물네 해째 가을은 더듬거리는 말소리로 찾아왔다. 꿈 밖

에서는 날마다 누군가 서성이는 것 같아 달려나가 문 열어보

면 아무 일 아닌 듯 코스모스가 어깨에 묻은 이슬발을 툭툭

털어내며 인사했다. 코스모스 그 가는 허리를 안고 들어와 아

이를 낳고 싶었다. 석류 속처럼 붉은 잇몸을 가진 아이.

끝내 아무 일도 없었던 스물네 살엔 좀더 행복해져도 괜찮

았으련만, 굵은 입술을 가진 산두목 같은 사내와 좀더 오래

거짓을 겨루었어도 즐거웠으련만, 이리 많이 남은 행복과 거

짓에 이젠 눈발 같은 이를 가진 아이나 웃어줄는지. 아무 일

아닌 듯. 해도,

 

   절벽엔들 꽃을 못 피우랴. 강물 위인들 걷지 못하랴. 문득

깨어나 스물 다섯이면 쓰다 만 편지인들 다시 못 쓰랴. 오래

소식 전하지 못해 죄송했습니다. 실낱처럼 가볍게 살고 싶어

서였습니다. 아무것에도 무게 지우지 않도록.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잉크냄새 2004-04-17 1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일은 아닐지라도...
어느날 문득 실낱처럼 가볍게 살고 싶던 날이 있었다...
돌아 돌아 돌아 오면 결국은 이 자리 여기였지만...
 
The One Page Proposal - 강력하고 간결한 한 장의 기획서
패트릭 G. 라일리 지음, 안진환 옮김 / 을유문화사 / 2002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며칠전 34장짜리 기획서를 제출했다. 처음에는 12장 정도의 분량으로 제출하였으나 최종 결재자의 검토와 추가사항을 정리하다 보니 어느덧 34장짜리 두툼한 기획서로 탈바꿈하고 있었다. 지금 생각해도 실제적인 부분은 처음의 12장으로도 충분하다고 판단되나 보여주기 위한, 설명하기 위한 자료의 첨가로 그렇게 부풀려지고 만것이다.

저자 패트릭 G. 라일리는 세계 최고의 부호 애드넌 카쇼키와의 만남을 계기로 강력하고 간결한 한장의 기획서의 비법을 전수받아 그만의 독특한 기획서로 발전시킨다.

그가 제시하는 한장의 기획서의 8단계는 제목 (주제를 일목요연하게 나타내는 스토리의 헤드라인), 부제 (제목을 보강하는 추가적인 설명), 목표 (기획서의 의도를 밝혀 원하는 바를 진술), 2차 목표 (부가적인 목표및 주목적을 보완), 논리적 근거 (설정,매력포인트,설득의 3단계를 거치며 주장하고자 하는 근거 설명), 재정 (재정적인 면을 파악하여 숫자로 말하기), 현재 상태 (제안하는 사업이 현재 자리잡고 있는 실정 설명), 실행 (기획서를 읽는 사람이 무엇을 해야할지를 설명) 이다. 그외에도 자료 수집의 준비 과정, 한장의 기획서를 쓰기 위한 자료 정리 과정, 최종 교정,축소,압축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저자의 의도대로 한장의 기획서가 가지는 장점은 분명 인정한다. 한장이라는 의미가 자료의 미비나 자료 작성의 용이성을 나타내지는 않는다.  수십장짜리로 풀어쓰여질 자료를 한장으로 압축하는 기술이고 비법이다.

그러나, 동서양의 문화 차이일까? 실제적인 업무에서의 효용성은 크게 나타날것 같지는 않다. 물론 개인의 능력 향상이나 기획 능력 향상에 많은 도움은 될 것이다. 다만 아직 한국의 기획 문화가 보여주기 위한, 설명하기 위한 시각적 문화에 비중을 두고 있는 현실에서 저자가 제시한 한장의 기획서는 간결한, 너무 간결한 방식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04-04-17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리하시네요. 맞아요. 동서양의 문화차이. 그런데 우린 왜 서양을 못 쫓아가서 안달하는지 모르겠어요. 그쪽 나라 사람들은 글을 간결하게 쓰는대신 말을 잘하고, 우리는 글을 잘 쓰는 대신 말을 잘 못하고 그런 것도 있지 않을까요?

잉크냄새 2004-04-20 19: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나오는 책들중에도 그런 사고와 문화의 차이를 무시하고 '이것이 정답이고 진리고 길이다'라고 제시하는 경우가 많죠.
물론 독자들이 판단의 잣대를 쥐고 있기는 하지만 한번쯤 읽는 이의 입장도 고려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