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진주 > 잉크냄새님의 서재에서 느낀 것

알라딘에 서재를 개설한지가 일년이 다 되어간다.
나는 여태 수업준비를 위해 책을 정리하는 정도로 서재를 이용해 왔었다. 그러다가 지난 주 였나? 아무튼 불과 얼마전에 알라딘을 둘러보다가 다른 서재들을 둘러 볼 기회가 생겼다.

"페이퍼"를 통해 다양하게 자신의 서재를 운영하면서 다른 서재 주인들과 다정다감하게 소통하는 것을 보았다. 그 가운데 "잉크냄새"님의 서재를 보면서 신선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아직 그의 서재를 샅샅이 다 둘러 보진 못했지만 리뷰와 페이퍼를 읽으면서 그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씩 느껴졌다. 성별은 남자일거고(혹시 아닌가?ㅎㅎ) 나이는 나보다 대여섯 살 정도 아래. 그리고 성실하면서 섬세한 성품에 마음은 여리고 따뜻하리라고-  소문에 의하면 미적감각도 대단하다는데 그 말도 맞을 것 같다.

수업나가기 전 아침에 잉크님의 서재를 잠깐 들렸을 뿐이었는데 간간이 서재에서 본 이야기가 떠올라 오늘 하루 내내 마음이 포근했다.

며칠 전 잉크님이 이벤트를 열었다. 축구시합에서 자신이 예측한 스코어를 알아맞추라는 아주 주관적인(ㅋㅋ)문제에 선물을 주는 이벤트였다. 두 사람이 당첨되었는데 한 사람에겐 책, 한 사람에겐 커피잔과 수첩을 보냈나 보다. 나는 잘 몰랐지만 이런 이벤트는 알라디너들만의 특이한 행사였다. 알라딘 본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서재주인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어 서로에게 자그마한 선물을 주고받으며 우정을 돈독히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잉크님의 서재에서 본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선물을 받은 님(스텔라님이라고 기억남)이 보내준 물건에 감격하여 소상하게 페이퍼에 올렸던 것이다.
포장은 어떠하고 물건은 어떠어떠하더라 하며~  하도 소상하게 밝혀서 글만 읽어도 잉크님이 얼마나 정성을 다하여 선물을 보냈는지가 짐작이 갔다. 나는 그 모습을 보는 것이 왜 그리 흐뭇하던지!
낯모르는 이에게 성심껏 포장을 하는 이의 손길도 아름답고 그 정성을 알아보는 눈도 순박하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읽고 댓글을 달아주는 다른 이들도 참 예뻤다.많은 사람이 응모했는데(나도 응모했는데 흑~) 그렇게 예쁜 선물을 못 받은 것이 서운하기도 할텐데 함께 즐거워하는 것이다.

바쁜 삶 가운데서도 책을 읽고 서평을 쓰면서 내면을 가꾸어 온 사람들이라 역시 그들의 우정도 순수하고 아름다운가 보다. 나는 억지가 아닌 자의에 의해 선물을 보낸 것이 언제였던가!  나도 아무 이해관계도 없는 낯모르는 이들과 그런 즐거움을 나누고 싶단 생각이 불쑥 들었다. 조촐한 선물이라도 순수한 마음을 실어 나눌 수 있는 것도 행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잉크냄새 2004-08-24 0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잘것 없는 서재를 좋게 바라보신 박찬미님의 글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님의 말처럼 이곳은 혼자만의 공간이 아니고 소중한 하나하나의 사람들이 모여 우리를 만들어가는 그런 공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일상에 지친 날개를 쉬어가는 곳, 올해 무더운 여름날 알라딘의 고마운 주인장들은 나에게 시원한 그늘이었다.

진주 2004-08-24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기서 내가 쓴 걸 보니까 좀 쑥스럽네요~~헤^^;
저는 지금 막 잉크뚜껑 닫고, 커텐 치고, 불끄고 나가려고 하는데 잉크님이 제 글 퍼간다는 소리에 화들짝 놀래서 따라 나왔지요. 지금 안 주무시고 여기 계신거죠? 아~ 이거 재밌네^^
아웅~ 졸려라. 앞으로도 서재를 통해 좋은 일 많이 있길 바라며 갑니다. 안녕히....

stella.K 2004-08-24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찬미님, 찬미님이 잘 보셨어요!!
저에겐 잉크님을 알게 된 것도 행운이고, 잉크님으로부터 선물 받은 것도 행운이어요.
나에겐 왠만해서 그런 일이 잘 일어나지 않는데, 어떻게 그런 행운이 내게 주어졌는지 지금도 미소가 나와요.^^
요즘도 주신 컵에다 매일 커피와 함께 서재질 열심히 합니다. 하하.
수첩은 어떻게 써야할지 아직도 고민 중이구요. 아마 영원히 못 쓸지도...너무 예뻐서.^^

호밀밭 2004-08-24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곳 알라딘은 그 사람이 보이는 듯 해서 좋아요. 찬미님이 보신 잉크냄새님과 제가 본 잉크냄새님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사람이 사람을 보는 눈은 비슷한 듯해요. 선물 받으신 스텔라님 부러웠어요. 저는 그 축구 답을 참 하늘에 공중볼 차듯이 써 버려서 후회하고 있다니까요. 여름의 끝에서 서재 분들 모두모두 건강 조심하세요.

ceylontea 2004-08-24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찬미님이 쓰신 글을 읽으니..제 마음도 따뜻해 집니다.. ^^
잉크냄새님은 바로 그런 분이지요.. ^____^

Laika 2004-08-25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잉크님도 멋지시고, 잉크님을 탐색하고 멋지게 글을 써주신...찬미님도 멋지십니다. 너무 멋진 사람들 때문에 잠잘 시간이 부족한게 문제라니까요...^^

icaru 2004-08-25 15: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

잉크냄새 2004-08-25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시죠? 여러분 모두 저에게 소중한 분이시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