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동료가 생일이라 호프집으로 갔더니 벌써 분위기가 곤드레만드레이다. 업무가 조금 늦게 끝나 빈손으로 갔더니 생일 선물을 달라고 주정을 부린다.
나 : 뭘 갖고 싶은데?
친구: 대충 분위기 있는것, 아무거나 다오.
책이라도 한권 사서 선물할까 하고 호프집을 나서려는데, 눈에 확 띄는 것이 벽에 걸려있다. 우리나라 유명 주류회사에서 발급하는 6장짜리 달력. 옷을 헤벌레~ 하게 입은 6명의 여인이 등장하여 야시시한 웃음을 배시시 흘리고 있는 그 유명한 달력이다. 대충 모인 사람들 눈치를 보니 술이 곤드레만드레인지라 성공확률이 높을것 같다. 다른 손님들과 아르바이트생의 눈을 피해 잽싸게 달력을 걷어 화장실로 들어가 생일케익 포장에 쓰인 끈과 포장지로 대충 꾸미니 선물티가 좀 난다.
나 : 그림이다. 가져라.
친구: 왠 그림이냐?
나 : 분위기 있는것 달라고 했잖아. 영국의 라이언 킥스 ( 축구선수) 가 그린 6명의 여인들 ( 1명의 여인당 2달을 표시한다) 이다. 영화 8명의 여인들이 이 그림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더라. 집에 가서 풀어봐라.
친구: 고맙다.
고맙긴 고마웠던 모양이다. 술에 취한 녀석을 택시에 태워 보내주는데 그 그림만큼은 손에 꼭 쥐고 탄다. 며칠간은 피해다녀야할것 같다. 그 녀석의 성격상 진짜 유명인의 그림보다 달력속의 6명의 여인에게 더 정이 갈것은 당연지사일것 같지만 그래도 생일선물로 달력은 좀 그렇다.
명화를 첨부하고자 하나 심의상 눈물을 머금고 포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