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엽서-9 ---기다림
- 김선태 -
어떤 날은 네가 무섭도록 보고팠다
그러나 가장 절실할 때 널 찾지 않기로 했다
그 숱한 그리움으로 수일을 앓고
물빛 투명한 심상으로 너를 떠올릴 때도
못내 널 찾지 않기로 했다
어느 외진 바다 기슭에서
수없이 파도에 씻겨 닳아진 차돌처럼
견고하게 다져진 외로움 그대로
끊어질 듯한 기다림의 목울대 그대로
혼자서 살아가는 날의 그 공허한 행복감
쨍쨍 맑은 어느 날 높고 외딴 봉우리에
흰 한숨처럼 감기는 구름인 듯
사랑이여, 그때 홀연 네가 오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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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여!
내 그리움이 가슴 한켠을 넘쳐흐를때 당신을 만나지 않겠습니다. 맨발로 달려나가 왈칵~ 한번에 내 그리움을 쏟아낸다면 긴 세월 당신을 그리던 내 마음을 보여줄수 없을테니까요.
차라리 공허한 행복일망정 견고하게 다져진 외로움으로 당신을 만난다면 내 그리움을 향기처럼 당신께 묻어나게 해줄수 있을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