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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진 시내 어느 골목에서 마주치다>
그냥 지나칠까 하다 청년의 맑은 목소리에 이끌려 잠시 바라본다. 연주 도중, 청년의 눈길을 따라 간다. 처마 사이로 슬쩍 보이는 하늘 한구석에 시선이 머문다. 그가 나아갈 길, 내가 지나온 길,이제 해체되어 재조립될수 없는 그곳에 그와 나의 시선이 교차한다. 순간, 그의 시선이 문득 부러웠다. 서른이 넘은 어느 한 시절에 그랬다. 뒤돌아봐야만 보이는 청춘이 못내 아쉬웠고, 그림자처럼 누워 더 이상 일어서지 못하는 청춘이 그리웠다. 나이듦,낡음,풍화 또한 삶의 진실임을 조금씩 알아가는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래도 막연한 하늘 저편으로 넘어가는 청년의 시선은 한동안 그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