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해줘
기욤 뮈소 지음, 윤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06년 7월
구판절판


"내가 자네에 대한 존경심과 우정으로 말하겠네. 이제 페데리카 얘기는 지긋지긋하니까 그만 하게. 난 결혼을 세 번 했고, 그러기에 장담할 수 있지. 자네가 단 한 번이라도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해본 경험이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또 다른 사랑을 시작할 수 있는 자격을 충분히 갖춘 거라네."-35~6쪽

줄리에트는 안정적인 직업도, 사랑하는 사람도, 아이도 없었다. 배우로 성공하기 위해 무작정 뉴욕으로 떠난 건 도박이나 다름없었다. 줄리에트 자신도 그걸 잘 알고 있었고, 주위 사람들도 정신 나간 짓이라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렸다.
미국에 가겠다는 결심을 할 당시 그녀의 나이는 위험한 모헙을 감수할 만큼 어리지 않았다. 적어도 그 나이라면 '위험률 제로'에 맞춰 신중하게 처신해야 마땅했다. 사회는 20대 초반에 안정적인 삶을 선택할 것을 요구하고 있었다. 그때부터 노후를 계획하고, 다이어트를 시작하고, 금연을 하고, 건강에 신경 써야 하고, 조건을 따지며 사람을 만나야 한다며 은연중 압력을 가했다. -41쪽

사람은 살아가면서 끊임없이 위험에 노출된다. 그는 어느 누가보다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안다고 해서 그런 상황에 저절로 면역이 되는 건 아니었다. -52쪽

인간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도 왜 딱 한 사람에게만 반하는 걸까?-61쪽

사람은 자신의 운명이 새롭게 펼쳐지는 순간을 정확하게 인지할 수 있는 것일까? 그런데 그녀에게 그 순간이 바로 지금이라면?-67~8쪽

단 몇 시간일지라도 짜릿한 행복의 광휘는 이따금씩 삶이 우리에게 제공하는 환멸과 권태의 일상을 충분히 견디게 해준다. -95쪽

줄리에트는 금속 쟁반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창백한 안색, 초췌한 피부, 수면부족 때문에 퉁퉁 부어 있는 눈이 보였다. 그 순간 줄리에트는 예뻐지려고 애쓰며 보낸 시간이 얼마나 될지 생각했다. 사실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은 시대에 따라 바뀌어왔다. 이 시대의 대다수가 동의하는 아름다움의 조건에 맞추기 위해 많은 여자들은 다이어트를 하고, 성형을 하고, 헤어스타일을 바꾼다.
사람들은 왜 겉모습이 아름다우면 마음도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걸까? 나는 왜 모두가 젊고 날씬해지고 싶어 안달하는 시대에 살고 있을까? 어느 시기가 지나면 모두 부질없이 사라지고 말 가치인데도.
줄리에트는 이제부터 외모를 가꾸는 데 집착하기보다는 자연 그대로를 더 소중하게 여기겠다고 다짐했다. 억지로 누군가를 닮으려하기보다는 진정한 자기 자신을 찾겠다고...-21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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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급 김종석 행정법총론 법령집 - 2009 대비
김종석 엮음 / 베리타스엠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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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수업 들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수업때 표로 정리해서 나눠주신 법령을 모아서 만든 교재예요. A4 용지에 인쇄되어 있는 걸로 봤을 때는 글씨가 깨알같아서 보기 힘들었는데, B4 사이즈로 출간되서 가독성은 좋아진 것 같네요. (가독성이 좋아진 대신 휴대성이 떨어진 점은 아쉽지만.)

 총 13개의 법령이 수록되어 있는데 어느 하나도 중요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없어서 꼼꼼하게 학습해야할 것 같아요. 기존에 교재들은 법령을 그냥 서술로 풀어놓아서 막연한 구석이 있었는데 표로 정리해놓으니까 분량도 왠지 적어보이고 틀이 잡히는 것 같아서 좋아요.

 단순히 법령만 수록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관련된 문제까지 수록되어 있어서 학습에 도움이 되는 것 같네요. 문제 답이 바로 밑에 있으면 왠지 신경쓰이는데, 페이지가 널찍해서 그런지 왼쪽에는 문제, 오른쪽에는 해설로 구성되어 있어서 신경쓰지 않고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아요.

 가난한 수험생 입장에서는 이왕이면 한 권에 출간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족스러운 교재인 것 같아요. 나중에 출간될 ox문제집이나 객관식 문제집도 기대해봅니다. (7급 준비하시는 분들을 위한 각론도 올 겨울쯤엔 나온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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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9급 행정법 총론 - 2009
김종석 지음 / 탑(TOP) / 200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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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행정법을 어느 정도 감은 잡았지만 그래도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친구의 추천으로 김종석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는 이거다 싶었어요. 처음에는 생긴 것만 보고 살짝 비호감(?)이라고 생각했는데, 강의도 꼼꼼하게 해주시고, 판례도 자세히 설명해주셔서 오래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두문자로 중요사항을 찝어주는 센스까지! 이전에는 다른 행정법 교재를 봤는데 2009년판을 새로 구입하면서 이 책으로 갈아탔어요.

국가직 시험이나 지방직 시험에서 판례의 중요성이 부각되서 그런지 이번 교재에는 판례가 많이 수록되어 있네요. 판례의 이름만 나열해놓고, 뒤이어 판례문을 실어놓아서 이해에 도움이 되는 것 같네요. 사실 이 책을 사기 전에 삼봉 행정법 교재를 살까 고민했었는데, 어차피 강의랑 함께 듣는거라면 김종석 선생님 책도 괜찮은 것 같아요. 작년에는 교재없이 강의만 들어서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교재로 강의를 보완할 수 있을 것 같네요. 

ox문제나 객관식 문제집은 따로 출간되서 순전히 이론만 실린 책이라 그 점은 좀 아쉽지만, 그래도 보기에도 편하고 종이질도 번쩍거리지 않아서 좋은 것 같네요. 그리고 강의시에 알려주시는 두문자가 책에도 표시되어 있고, 중요부분에는 진한 글씨로 인쇄되어 있어서 혼자 공부하시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그래도 선생님이 한 번 얘기해주시는 쪽이 기억이 쉽지만요.) 제법 두꺼운 분량이 부담스럽지만 강의와 함께라면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교재예요. 책만 보는 것보다 꼭 수업 들어보실 것을 추천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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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팅게일의 침묵 가이도 다케루의 메디컬 엔터테인먼트 2
가이도 다케루 지음, 권일영 옮김 / 예담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책은 본지가 꽤 됐지만, 얼마 전 영화 <바티스타팀의 영광>을 봤던지라 그리 낯설지 않게 다구치-시라토리와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물론, 영화에서는 다구치가 여자로 등장하고, 시라토리는 책에서는 땅딸보라고 등장하는데 영화에서는 키가 큰 아베 히로시가 등장해 원작과의 갭이 있긴 했지만. 그래도 그 느낌만은 고스란히 가지고 2권인 <나이팅게일의 침묵>을 볼 수 있었다. 

  1권인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의 9개월 뒤를 그리고 있는 이 책의 배경은 일명 오렌지 신관이라고 불리는 건물. 이 건물 내의 소아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요는 빼어난 노래 솜씨를 가진 간호사. 송년회 장기자랑에서 당당히 1등을 거머쥐고 동료 간호사인 쇼코와 집에 돌아가던 중 한 남자로부터 공연을 보러 오라는 초대를 받아 일명 가릉빈가라 불리는 사에코의 공연을 보러 간다. 그리고 그 곳에서 사에코의 노래를 듣다가 사요는 갑자기 비명을 지르고, 여차저차해서 무대에 올라가 생전 처음 들었던 그 곡을 부르기 시작한다. 그렇게 사요가 노래를 부르자 피를 토하며 쓰러지는 사에코. 그녀를 구하기 위해 자신들이 근무하고 있는 도조대학병원으로 이송하게 되고, 그들과의 묘한 인연이 시작된다. 

  한편, 소아과에 입원해있는 미즈토와 아쓰시는 레티노블라스토마라는 병을 앓고 있어 조만간 안구 적출을 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미즈토의 부모는 아들이 입원해있음에도 한 번도 병원을 방문하지 않아 제대로 치료의 방향을 잡을 수 없는 상황. 이에 사요는 미즈토의 아버지를 찾아가 아들을 치료할 수 있게 설득한다. 그리고 며칠 뒤, 미즈토가 그렇게 죽이고 싶어했던 아버지가 시체(그것도 내장을 꺼내놓은)로 발견되고, 이에 대한 수사도 시작되는데...

  크게 두 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은 다구치-시라토리의 활약보다는 오히려 간호사인 사요에게 초점을 맞춘다. 빼어난 노래 실력으로 듣는 사람에게 단순히 소리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를 보여주는 사요의 노래를 비롯해 한 편으로는 나약한 듯하면서 한 편으로는 강한 면모를 가진 그녀의 성격이 이 책에는 잘 드러나고 있다. 다구치와 시라토리가 티격태격하며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모습은 보기 힘들고, 오히려 사요의 태도나 감정의 변화에 초점이 맞춰져 다구치와 시라토리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다소 실망감을 안겨줄 것 같았다. 

  또 독자 입장에서는 사건 자체가 너무 단순하게 다가오고(범인의 존재를 거의 드러내고 있으므로), 책 속의 내용으로만 볼 때는 너무 비약적으로 전개되서 다소 실망스러웠다.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의 경우에는 그래도 뭔가 의학소설같은 분위기가 있었는데, <나이팅게일의 침묵>에서는 의학적인 부분보다는 다소 초능력같이 느껴지는 공감각과 번번이 시라토리에게 종이모형이라고 불리는 Ai 등이 주가 되서 의학 미스터리를 기대하고 봤던 내게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천하의 시라토리의 천적인 가노가 등장해 극의 재미를 더하고, 다구치와 시라토리가 오랫만에 만나 다시 티격태격하는 모습이나 시라토리가 소아과 아이들을 상대로 사기(?)를 치는 모습, 마지막에 시라토리가 도망치는 모습 등은 꽤 코믹했다. 의학소설을 기대하거나 미스터리를 기대하고 본다면 실망할테지만, 그저 토리와 구치라 불리는 다구치-시라토리 콤비의 모습을 즐기기엔 그럭저럭 괜찮을 것 같다. <나이팅게일의 침묵>에 다소 실망하기는 했지만, 다음 권인 <제너럴 루주의 개선>은 이 책과 같은 시기에 병원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그리고 있다는데 그 쪽의 사정은 어떨지 궁금해졌다.

덧)4분기에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이 드라마로 방영되는데, 여기서는 시라토리가 나카무라 토오루다. 이번에도 땅딸보와는 거리가 먼 캐스팅.

덧2) 영화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왼쪽이 시라토리 역의 아베 히로시, 오른쪽이 다구치 역의 다케우치 유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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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대로 된 기회 한 번 잡지 못하고 그저 그런 삶을 살아가고 있는 병두. 병든 어머니와 동생들, 그리고 자신을 믿고 따르는 동생들까지 감당하기엔 그의 삶이 너무 고단하다. 이런 그에게 처음이자 어쩌면 마지막일 수도 있는 기회가 찾아오고 병두는 위험을 무릅쓰고 기회를 잡기 위해 뛰어들게 되고, 걷잡을 수 없이 돌아가는 일 속에서 빠져나올 수 없게 된 병두. 그는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외모만 봐서는 조폭과 거리가 멀어보이는 배우 조인성. 그간 스크린의 부진을 깔끔하게 씻어내고 배우로 제대로 거듭나는 느낌이었다. 그간 얼굴 반반하고 순정만화같은 모습만을 봐서인지 거친 병두의 모습이 익숙치않았지만 영화를 보면서 병두의 모습을 한 조인성에 점점 빠져들 수 있었다. 조인성이 이제야 기존의 이미지를 깨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외 배우들의 연기도 꽤 볼만했던 것 같고. (병두의 오른팔인 종수 역도 꽤 마음에 들었다)





  조폭 영화이긴 하지만 이 영화는 조폭을 코믹 소재로 다룬 것이 아니고, 오히려 그 속에서 처절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우리에게 삶을 바라보는 거울을 마련해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이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해 남을 밟고 올라가려고 하고, 배신하는 모습은 우리의 삶 속에서도 각기 다른 모습으로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 정도야 각기 다르겠지만...





  어쨌거나. 지나친 폭력때문에 다소 부담스럽긴 했지만 오히려 그 때문에 병두의 상황이 더 인상적으로 남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유하 감독의 전작인 <말죽거리 잔혹사>와 크게 다른 점이 없는 것 같아 그 점은 좀 아쉬웠다. 식상한 이야기이긴 하지만 조인성 덕분에 그나마 즐길 수 있었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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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8-10-07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슷한 류의 영화들이 지나치게 폭력적인 것이 꺼림칙하긴 합니다.
단순 폭력이라면 봐줄만 한데 지나치게 잔인한 것이 문제에염. ^*^

이매지 2008-10-07 21:31   좋아요 0 | URL
전 왜 이렇게 폭력적인 영화가 난무하는지 모르겠어요.
뚜껑을 열고보면 그게 그 영화인 것 같은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