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가 책에 쓰인 것을 그대로 믿고, 책과 현실을 똑같은 것으로 생각하는 순간부터 책은 더 이상 인간의 삶을 풍부하게 만드는 영혼의 양식이 아니라 오히려 삶에 남은 마지막 광채조차 빼앗아가 삶을 초라한 것으로 만들어버린다. 책은 삶이라는 험난한 항로에서 길을 안내하는 나침반의 기능을 수행하는 대신에 오히려 빠져나올 수 없는 미로 속으로 사람들을 이끌어간다. 넘쳐나는 책 사태 속에서 올바른 책을 선택하는 것은 좋은 책을 읽기 위해서 거쳐야만 하는 필수 과정이다. 그리고 자신에게 맞는 책을 선택하는 것은 자아를 찾아가는 어려운 탐사 여행과 같은 것이 되었다. -182~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