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 또는 M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40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유명우 옮김 / 해문출판사 / 199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애거사 크리스티의 많은 책들 가운데 추리소설을 가장한 로맨틱 소설이나, 전통적인 추리소설들은 그런대로 찾아볼 수 있는 반면에 첩보물은 꽤 드물다. 몇 편 되지 않는 첩보물이기에 관심을 가지고 나름의 재미를 찾아가면서 읽을 수 있었던 작품.

  일단 배경이 2차 세계대전이기때문인지 소설의 전반에 흐르는 공기의 무게가 다르게 느껴졌다. 기존에는 평화로운 시대지만 그런 평화를 깨뜨리는 사건을 다뤘다면 이 책에서는 평화롭지 않은 시대이기에 '내부의 적'을 찾아내려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때문에 책 속에서 2차 세계대전을 겪는 평범한 사람들의 심리상태를 엿볼 수 있다는 점이 또 하나의 재미로 남았던 것 같다. (예를 들어, 함께 지내는 사람들이 혹시나 스파이가 아닐까하고 의심하고 알게 모르게 서로를 감시하는 모습들같은 것)

  이제는 중년이 되어 일을 맡겨주는 사람도 없이 따분한 일상을 보내던 토미와 터펜스 부부. 어느 날, 토미에게 제 5열. 그러니까 내부의 적을 찾아달라는 일이 맡겨지게 된다. 이에 토미는 터펜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임무를 위해 한 여관으로 떠나게 되지만 그 곳에서 자신보다 먼저 도착해있는 터펜스를 만나게 된다. 이야기를 몰래 들은 터펜스가 모험을 찾아 쫓아온 것. 부부이지만 이번만큼은 서로의 정체를 숨긴 채 일을 진행해가는 두 사람. 너무도 전형적인 인물들이 모여있는 여관에서 토미와 터펜스는 과연 내부의 적을 찾아낼 수 있을까? 

  사실 애거사 크리스티의 다른 소설들에 등장하는 주인공들. 그러니까 미스 마플양이나 포와로 같은 경우에는 직접 발로 뛰는 스타일이 아닌 산책하듯이 둘러보고 머리와 경험을 통해 사건의 진상을 밝혀낸다. 하지만 첩보전에서는 이런 행동에는 한계가 있는 법. 그렇기에 토미와 터펜스 부부가 더 빛을 발하는 것 같다. 다른 탐정들보다 이들은 좀 더 머리가 떨어지는 감도 없잖아 있지만(평범한 것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랄까) 그렇기때문에 더 친근하게 다가오는 듯하다.

  전통적인 첩보물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박진감이 부족한 듯하고, 애거사 크리스티 식의 로맨틱 추리소설이라고 하기엔 또 그 나름대로 부족하고, 조금만 더 유머러스했더라면 좋았을텐데하는 아쉬움도 조금 들었고, 여튼 이래저래 부족한 맛이 좀 남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거사 크리스티가 아낀 두 탐정, 토미와 터펜스를 만나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흥미를 끄는 책이었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물만두 2006-08-12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터펜스 팬도 꽤 많아요^^

이매지 2006-08-12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실히 이 작품 읽다보니 토미보다는 터펜스가 영리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