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들에게...>는 스위프트가 수십년간 하인들의 행동과 심리를 관찰해 기록한 작품. 현대에서는 예전과 같은 그런 하인은 없지만 직장에서, 학교에서 하인이 되어버린 사람들은 숱하니 오늘 날의 이야기과 영 동떨어진 그런 이야기는 아니지않을까 싶다.

<쉰 살의 남자>는 갓 스무살 먹은 여인의 사랑을 받게 된 쉰 살 남자의 연애담. 남녀 사이의 미묘한 감정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고. 사실 괴테는 좀 부담스러운 작가이긴 하지만 책도 얇은 편이고, 게다가 반양장본이라 휴대하기가 쉬울 듯.

두 책 모두 30-40대 바쁜 직장인들을 위한 고전문학 시리즈인 '평사리 클래식 시리즈'에 속하는 책으로 내용적인 면은 둘째치고 휴대가 간편하다는 점이 매력인 듯 싶다.


<나를 만나기 전 그녀는>에서는 연인의 과거가 현재에 영향을 미칠 때 빚어질 수 있는 일들을 소재로 한 책. 배우 출신의 여자와 재혼한 역사학자가 아내의 과거를 의심하여 캐들어가면서 점점 수렁에 빠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연인의 과거를 한 번쯤 궁금해본 사람, 그것을 뒤쫓아보려고 한 사람이라면 공감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0 1/2장으로 쓴 세계역사>에서는 노아의 방주, 테러리즘, 종교재판 등 각각의 10편의 이야기와 1/2편의 단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단순하게 사건을 서술한다는 느낌보다는 노아의 방주의 밀항한 좀벌레가 진실을 폭로한다거나 주교의 의자를 갉아먹었다는 죄로 종교재판을 받는 좀벌레의 이야기 등 독특한 이야기가 펼쳐지고 있는 책.  

열린책들에서 나오는 줄리언 반스의 책들은 판형이나 디자인이 비슷해서 나름대로 모아놓으면 보기에도 좋은 책이 될 듯 싶다. 물론 책은 책장에 꽂아두고 보기 위해서 사는 것은 아니지만 ^^


만화가 강모림이 일러스트레이터로 변신해 그리고, 쓴 재즈 이야기. 재즈의 세계를 편안하고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사실 재즈는 자유로움이 핵심이지만 국내에서는 어려운 음악으로 인식되어 있는 것이 사실. 이에 강모림은 보다 많은 분들에게 재즈의 문을 열어드리고 싶다는 마음에 책을 썼다고. 가장 대표적인 재즈 아티스트 25명의 에세이, 재즈를 소재로 하고 있는 영화들, 재즈 역사, 작가가 재즈와 만나게 된 사연 등을 담고 있다. 매니아보다는 대중을 타켓으로 하고 있는 재즈이야기.  



 이 책을 새로나왔다고 표현해야할 지 다소 좀 애매한 감이 없지않다. 이전에 이미 나왔던 책이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했기에. 예전에 <도날드 닭 에펠탑에서 번지점프하다>, <로날드 닭 피라미드에서 롤러블레이드 타다>라는 이름으로 출간되었던 책이 다시 등장했다. 예전에 읽었을 때 나름대로 303일간 신혼여행을 한다는 발상도 독특했고 그들의 이야기를 읽어나가는 재미도 쏠쏠했었다. 아마 똑같은 내용으로 다시 나온 게 아닐까 싶긴 한데, 아직 보지 못한 독자라면 한 번쯤은 재미있게 볼 수 있을 듯.



장영실, 이이, 최치원, 김시습, 지눌 스님 등 13명의 인물들을 시대적 조건과 한계에 놓여있었지만 이를 뛰어넘은 천재로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천재의 사전적 의미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지만 이 책에서는 '시대의 상식과 맞서 싸워 시대정신의 물꼬를 튼 사람'으로 규정되어 당대에 인정을 받지는 못했어도 그들의 앞선 생각이 우리시대의 상식이 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과연 한국사의 천재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펼쳐질 지 궁금해진다.  





새로나온 제프리 디버의 작품. 전신마비 법과학자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색스가 등장하는 작품이다. 중국에서 온 인신매매범이자 잔혹한 살인마인 고스트와 링컨 라임의 승부가 펼쳐진다. 아직 링컨라임 시리즈는 <본 콜렉터>밖에 안 읽어서 <돌원숭이>를 읽으려면 두 작품쯤 더 거쳐야하지만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스카페타 시리즈와 함께 나오는 링컨라임시리즈도 쏠쏠한 재미가 있는 책. (두 작품 모두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다는 공통점도 있지만)



이 전에 진중권의 책으로 나왔던 미학오디세이가 이번에는 만화와 함께 등장했다. 1권에서는 현태준이 원시시대부터 근대까지의 미와 예술을 다루고 있고, 2권에서는 이우일이 모더니즘 미와 예술세계를 다루고 있으며, 3권에서는 김태권이 포스트모더니즘 미와 예술을 다루고 있다. 만화의 장점을 십분 살려 작가의 개성과 생각을 적극 개입시켜 과감히 생략 또는 추가하기도 하고, 독특한 캐릭터를 통해 지루한 설명을 소화하기도 하고, 원작을 극화 형식으로 재창조하기도 하며 각 권에서 각 만화가의 개성을 녹여 표현하고 있다. 이전의 책도 그렇게 어려운 편은 아니었지만 이번에 만화로 나온 책을 통해 청소년들도 좀 더 쉽게 미학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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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06-06-19 15: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사의 천재들은 보고 싶네요... 미학오디세이는 이미 책으로 있고...

이매지 2006-06-19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만화로 나오면서 원작의 내용은 가져가면서 만화가들에게 어느 정도 자율성을 부여한 것 같은 느낌이더라구요. 야로님이라면 <한국사의 천재들>에 관심있으실 것 같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