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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브라운의 킹콩
앤서니 브라운 지음 / 넥서스 / 2005년 11월
평점 :
절판
곧 있으면 영화로 개봉하는 킹콩. 우연히 서점에 갔다가 이 책을 만나서 '영화로 나온다는 그 킹콩인가?'라고 생각하고 집어 들고 읽었는데, 너무 재미있어서 옆에서 가자고 재촉하는 남자친구의 말을 무시하고 끝까지 다 읽어버렸다.
독특한 영화를 찍기로 유명한 영화 감독, 그는 촬영을 위해 여배우를 찾던 중 사과를 훔치려고 하던 한 여자를 만난다. 그리고 그녀는 그가 찾는 딱 그 이상형의 배우였다. 굶주림에 허덕이고 있던 그녀와 영화를 찍기로 결정하고 떠난 곳은 지도에도 나와있지 않는 한 섬. 그 섬에 킹콩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감독은 그곳으로 간 것이다. 하지만, 정작 섬에 도착했을 때에는 여배우는 킹콩의 신부가 될 운명에 처한다. 촬영팀과 선원들은 그녀를 구하기 위해 애쓰는데...그들이 접하는 기괴한 섬의 모습. (공룡도 이 섬에는 아직까지 살아있었다.) 그리고 뉴욕으로 온 킹콩의 최후까지. 이 책은 그런 일련의 이야기들을 깔끔한 그림들로 보여준다.
어찌보면 킹콩의 이야기는 사뭇 잔인하기도 하고, 공포스럽기도 하다. 거대한 괴물인 킹콩이 공룡과 싸우는 모습이나, 뉴욕으로 와서는 도시를 활보하는 모습같은 건, 왠지 섬뜩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하지만, 그런 킹콩의 마음 속에 들어있는 여배우에 대한 사랑이 느껴져 왠지 안타까운 느낌마저 들었다. 미녀와 야수는 이루어지기라도 했지, 킹콩은 무참하게 죽어버리니...불쌍한 킹콩. 우리가 정작 무서워하고 비난해야 하는 것은 킹콩의 거대한 모습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악의 모습일지도 모르겠다.
여담이지만, 이 책 속에 나오는 여배우의 모습은 사뭇 마릴린 먼로가 떠올랐다. 특히나 이 모습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