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마천, 애덤 스미스의 뺨을 치다 21세기 역사 오디세이 1
오귀환 지음 / 한겨레출판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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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도서관에서 우연히 기웃기웃하다가 독특한 제목때문에 눈에 띄어서 만나게 된 책이다. 역사의 이면에 감춰진 이야기들을 꺼내서 "댁은 몰랐겠지만, 사실 이런이런 일들이 있었다우."라고 이야기해주는 걸 읽어가다보면 귀가 쫑긋해지고 자연스레 "오호- 정말 그랬단 말이죠?"라는 반응을 보이게 된다.

   저자는 크게 7가지의 주제(새로운 역사, 고구려 / 바다의 지배자 / 운명을 바꾼 도박/ 인류 최고의 경영자/ 부자의 철학/ 명가문의 조건/ 화폐 여성인물의 후보)로 나뉘어져 우리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일들에 관한 이야기들에서 대해서, 혹은 알고 있었지만 자세히는 알지 못했던 이야기들에 대해서 이야기해준다. 거기에 덧붙여 단지 과거의 일을 보여주는 것뿐만 아니라 현재와의 관계 속에서 해석을 하기도 하고, 혹은 과거의 유사한 일들을 묶어서 보여줌으로써 개별적인 사건에 대한 이해도 또한 높여주기도 하는 책이었다.

   책의 제목인 <사마천, 애덤스미스의 뺨을 치다>는 애덤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의 이론이 나오기 전에, 이미 사마천이 <사기>의 화식열전(재화를 증식시킨 사람들을 기록한 것이라 한다.)을 통해서 애덤 스미스와 같은 이론을 이야기했다고 한다는 것에서 비롯된 것이다.즉, 사마천은 물건 값이 싸다는 것은 장차 비싸질 조짐이며, 값이 비싸다는 것은 싸질 조짐이라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이것은 곧 애덤스미스의 수요, 공급 법칙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니, 당연히 사마천이 "임마. 그건 내가 먼저 얘기한거잖아!"라고 하면서 애덤 스미스의 뺨을 치지 않겠는가.

   이런 또 하나의 예로는, 콜롬부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하기 이전에, 중국인인 정화가 먼저 발견을 했다는 것이 있을 것이다. 여러가지 인류학적, 혹은 물질적 증거들을 내보이면서 정화가 아메리카 대륙을 먼저 발견을 했다는 것에 관한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이 사실을 알게 된 나는 굉장히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혹, 그렇게 됐다면 지금 우리는 영어가 아닌 중국어를 공용어로 쓰자고 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정화 또한 자신의 공적을 인정받지 못해서 억울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고, 저자가 정화의 원정에 대한 책이라고 언급한 <1421 중국, 세계를 발견하다>이 읽고 싶어지기도 했다. 만약, 그 때 아메리카 대륙을 손에 넣었다면 이 후의 세계는 어떻게 굴러갔을까?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한 인물들(동명성왕, 선덕여왕, 이순신, 장보고, 신사임당, 유관순 등)에 관한 이야기들도 흥미로웠고,  종교와 관련된 인물들(요셉, 마호메트, 부처)의 활동을 경영과 관련시켜서 설명한 부분도 재미있게 읽어갈 수 있었다. 또한, 이 책을 통해서 처음 만나본 인물들(정화, 야율초재, 여불위, 범려, 로스차일드 가문, 경주 최부잣집 등)에 대해서도 알게 되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심지어 그들에게 "어디에 계시다가 이제사 제 앞에 나타나신 거예요!"라고 괜히 앙탈을 부리고 싶었다랄까?

   흔히, 역사를 두고 현재를 바라보는 거울이라는 말을 하곤 한다. 역사가 어떻게 그런 힘을 가지게 되는지, 이 책을 통해서 느낄 수 있을 듯 싶다. 역사는 정말 되풀이 되고 있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군데군데 삽입되어 있는 시각적 자료와 더불어 쉬운 설명으로 인하여 쉽고 재미있게 역사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것 책이었다. 사실, 동북공정에 대해서는 "아니 그런 망발을 ! "이라고 생각했지 어떻게해서 중국이 잘못된 것인지,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하는지에 대해서 뭔가 확실한 개념이 서있지 않았는데, 이 책을 통해서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마 2권도 나올 예정인 것 같은데 빨리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2권의 제목은 <체 게바라, 인간의 존엄을 묻다>이라고 하는데, 이 책의 제목보다는 강도가 좀 덜한 듯 싶지만, 책갈피에 제시된 제목들을 보니 구미가 저절로 당기는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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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장미 2005-10-30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지는 어쩜 그렇게 책을 많이 읽을까? ^-^;;  다 사보는 것은 아니겠지? 도서관에서 빌려봐? 난 학교 다닐 때 자주 도서관을 가는 것도 아니었지만 책 빌려보지도 않았던 것 같아. ㅋㅋ 근데 사보지도 않았어 -_-;;;그럼. 도대체. 책을 안봤다는 이야기네? 지금도 그렇지만 ㅋㅋ 매지야. 읽은 책 중 3권쯤 추천 좀 해줄래? 남친이 선물해준다고 했거든. 한달에 3권씩 으흐흐흐 근데. 내가 잘 몰라서말야~~


이매지 2005-10-30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거의 80프로 이상 빌려보고, 책은 소장할만하다라는 책만 나중에 사는 편이야 ^-^;; 일일이 다 사서 보다가는 통장이 마이너스가 된다구 ㅋ 읽은 책 중에 3권쯤 추천이라니. 아아. 어렵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