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부족한 느낌.

당신을 닮은 사람 ㅣ 동서 미스터리 북스 89
로알드 달 지음, 윤종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6월

  얼마 전 개봉한 <찰리와 초콜릿 공장>으로도 널리 알려진 작가 로알드 달. 그는 동화뿐만 아니라 미스터리 작품들도 많이 남겼는데,이 책도 바로 그런 책 중에 하나다. 그의 미스터리 작품에는 달리 탐정이 등장하거나 사건이 명쾌하게 해결되지 않지만 그 나름의 재미가 있다. 얼마 전에 나왔던 <맛>이라는 책에서 이미 그의 단편들을 몇 편 접했기에 이 책을 읽을까 고민을 했지만, 책의 차례를 살펴보니 이 책에는 <맛>에는 실려 있지 않았던 작품들도 더 실려 있어 '다시 한 번 그와 만나볼까?'라는 생각으로 읽게 되었다.

  이 책 또한 <맛>에서 내가 접했던 것처럼 뒤통수를 때리는 이야기들이 실려 있다. 하지만, 다소 비슷비슷한 이야기(별거 아닌 거 같은 이야기를 이어가다가 마지막에 두둥-하고 반전이 있는 이야기)를 읽어가다보니 어쩐지 조금은 지루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 그의 기발한 상상력이나 재치, 그리고 작품을 구성하는 힘은 훌륭했지만 그래도 영 아쉬움이 남았다. 어떤 작품에서는 너무 갑작스럽게 사건이 끝나버려서 멍~하게 다시 사건을 되짚기도 했고, 심지어는 왠지 찝찝한 기분까지 들기도 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맛>에 실려있던 단편들이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물론, 이 책에 실린 단편들도 재미있긴 했지만...)

  아마 다른 때 읽었더라면 더 재미있게 봤을 것 같은데, 며칠 전에 <특별요리>를 읽은게 잘못인 것 같다. 뭘 읽어도 그 쪽이랑 비교되니. 원.

   다소간의 실망을 주기는 했지만, 그래도 로알드 달을 다시 만나는 즐거움은 느낄 수 있었다. 독특한 그의 다른 작품들도 접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