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시노 유키히코의 연애와 모험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오근영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4년 5월
절판


사랑이란 뭘까. 사람은 다른 사람을 사랑할 권리를 갖지만 사랑받을 권리는 갖지 않는다. 나는 니시노 씨를 사랑했지만, 그렇다고 니시노 씨가 나를 사랑해야만 한다는 뜻은 아니다. 그런 건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니시노 씨를 좋아하는 만큼 니시노 씨가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 괴로웠다. 괴로웠기 때문에 점점 더 니시노 씨를 사랑했다.-8쪽

왜 내가 먼저 유키히코를 떠나보냈을까, 하고 깊이 후회했다. 하지만 떠나보낸다, 끝낸다, 라는 생각이 잘못되어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냥 끝나는 것이다. 모든 일은.-84쪽

나는 유키히코를 좋아했다.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고양이 다마가 좋아. 이웃집 갓난아기가 좋아. 맑은 날 빨래냄새가 좋아. 비오는 날 학교를 빼먹는 걸 좋아해. 이런 것들과 비슷하게 유키히코가 좋았다. 유키히코가 아닌 다른 사람을 왜 좋아하게 되었는지도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101쪽

하지만 나는 개의치 않고 니시노를 많이 사랑했다. 그냥 사랑했다. 사랑받기를 아주 조금밖에 원하지 않고(말은 아무리 그래도 내가 눈꼽만큼도 사랑받기를 기대하지 않고 누군가를 사랑할 수는 없다.)-129쪽

덧없는 관계. 나는 그런 점이 마음에 들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누군가를 만나 당신들이 '커플'이라는 것을 외부에서 확인해 버리면 그 순간 나와 니시노 씨의 관계는 핀으로 벽에 붙여 놓은 청구서처럼 아슬아슬하지만 분명히 거기에 있는 것, 언젠가는 지불해야 하는 외상값이 되고 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204쪽

미쳐 있는 건지도 몰라, 하고 소리내서 말한 순간, 그것은 확실한 것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 물론 누구나 조금씩 광기는 있다. 광기가 전혀 없는 사람이 오히려 무섭다. 하지만 니시노씨는 역시 아무리 생각해도 정상이 아니다. -211쪽

미친 거니까 좋은 거잖아. 기쿠미가 전화로 말했다. 연애는 많든 적든 광기로 가득 찬 거야.-212쪽

살아서 누군가를 사랑할 수는 있을까. 끝없는 이 세계 안에서 자신이 있을 곳을 찾을 수는 있을까. -24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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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스 2005-10-16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냥 사랑했다... 그냥.. 그냥...

이매지 2005-10-16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이유가 있겠습니까...

이리스 2005-10-16 2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그 구절이 좋아서 다시 옮겨 보았더랬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