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명 애거서 크리스티 미스터리 Agatha Christie Mystery 21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이가형 옮김 / 해문출판사 / 199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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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아나 사생아들을 입양해 자식으로 삼고 그들에게 한없은 애정을 쏟아부었던 아질 부인. 그녀가 살해되고 모든 상황은 범인으로 그 집의 천덕꾸러기인 재코를 지목한다. 그는 알라비이가 있음을 이야기하지만 그것을 증언해줄 사람이 등장하지 않고. 결국 감옥에 수감되어 몇 달뒤 폐렴으로 죽게된다. 그리고 2년 뒤, 재코의 알리바이를 증명해줄 사람이 등장하고, 그는 가족들에게서 잊혀진 사건을 다시금 들추어낸다. 재코에게 씌워진 누명은 벗겨졌으나 이제 가족들에게 남은 것은 서로에 대한 의심뿐.

  이 책에는 포와로나 마플 양과 같은 굵직한 탐정은 등장하지 않는다. 사건을 해결하는 것은 기억 속에 묻혀진 사건을 다시 들추어낸, 재코의 알리바이를 증명해줄 아서 캘거리라는 지리학자이다. 하지만, 그 뿐만 아니라 경찰에서도 다시금 수사는 진행되게 되고, 아질 부인의 사위인 필립도 이 사건을 단순한 게임으로 생각하면서 진상을 밝혀보려고 노력한다. 즉, 한 명의 탐정이 똑똑한 두뇌를 자랑하는 방식이 아닌 저마다 다른 사람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범인을 찾고자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건에 중심에 있는 가족 구성원들은 진실이 밝혀지는 것을 원치 않고 왠지 꺼려한다. 그들은 그저 재코가 범인인 것을 계속 받아들이고 싶어할 뿐이다. 그들이 원하던, 원치 않던, 사건의 진범에 대한 추적은 계속되고, 가족 구성원들은 서로를 견제하고, 의심하게 되고, 이윽고 사랑하던 사람끼리도 관계가 틀어져버리고 만다.

  이 책의 상당부분은 가족들의 심리상태에 집중되고 있다. 그 때문에 과연 이들 가운데 누가 범인인 것일까를 두고 독자는 함께 고민하게 될 것이다. 단순히 필립처럼 사건을 하나의 게임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캘거리처럼 정의를 실현하고 죄 없는 사람이 피해를 보지 않는 것이 목적이 될 수도 있겠지만. 목적이야 어찌되고, 범인의 정체를 알아내느냐 마느냐는 둘째치고라도, 이 책 속에서 묘사되는 인간의 심리 묘사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본격적인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심리소설이라고 하는 편이 더 좋을 듯 싶은 책이었다.

  여담이지만 책의 인쇄상태가 참 마음에 안 들어서 읽는 재미를 반감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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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08-26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인쇄상태 안좋다는 책이 이 책이군요. ^-^ 책을 어찌나 많이 보시는지...
대단하시다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저보다 나이 많으실꺼라 생각했어요.
근데. 실명이세요? ^-^; 뭐라고 불러야 하나...

이매지 2005-08-26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명은 아니고 이름때문에 붙은 별명이예요 -
그냥 매지야- 라고 하셔도 괜찮아요 ^-^